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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빈 살만 왕세자가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 승인"…76명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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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빈 살만 왕세자가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 승인"…76명 제재

국가정보국(DNI) 관련 보고서 발표…트럼프 전정부와 비공개 방침 뒤집어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사진=로이터
美국가정보국(DNI)은 26일(현지시간) 지난 2018년 일어난 사우디아라비아 기자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에 대해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구속 혹은 살해하는 작전을 승인했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DNI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 요약본에서 "빈 살만 왕세자가 터키 이스탄불에서 사우디 출신 언론인 카슈끄지를 붙잡거나 살해하는 작전을 승인했다고 평가한다"고 판단했다.
DNI는 그러면서 "이 같은 평가는 빈 살만 왕세자가 왕국에서 의사결정을 통제하고, 핵심 고문과 빈 살만 경호원의 직접 개입, 카슈끄지 등 해외 반체제 인사들의 침묵을 위해 과격한 조치를 취한 데 대한 왕세자의 지지에 근거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2017년 이후 빈 살만 왕세자가 왕국 안보 및 정보기구를 절대 장악해 사우디 관리들이 그의 허가 없이 이런 성격의 작전을 수행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카슈끄지씨는 지난 2018년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고문후 살해됐다. 그는 생전에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에 사우디정권에 비판적인 논설을 기고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정부는 이 보고서의 발표를 거부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의 방침을 뒤집고 발표했으며 앞으로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 재조정을 명시했다. 이와 함께 이란 핵합의 복귀와 중동지역의 모든 문제에의 대처에서 가장 긴밀한 동맹국중 하나인 사우디와의 강력한 협력관계 유지를 위해 미묘한 조정이 요구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보고서의 내용을 근거로 사우디국적의 76명을 대상으로 비자제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한 제재는 발동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고위관계자는 “관계 재조정이 목적이며 결렬은 아니다. 양국은 중요한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관계소식통은 바이든 정부가 사우디에의 무기판매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위무기의 판매에 대해서는 용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은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통화를 가졌다. 양국은 지역 안보 현안이나 관계 강화 등을 논의했다고 발표했으나 카슈끄지 문제를 거론했다고는 밝히지 않았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