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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CEO, 자사주 매입 러시…주가 부양·실적 개선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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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CEO, 자사주 매입 러시…주가 부양·실적 개선 자신감

(왼쪽부터)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 이성재 현대해상 부사장.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 이성재 현대해상 부사장.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향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보험사들은 코로나19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판단과 실적 개선 의지 또한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지난달 22일 1억7000만 원을 들여 자사주 1000주를 매입했다.
최 사장의 자사주 매입은 2018년 3월 대표이사 취임 이후 네 번째다. 최 사장은 2018년 6월 203주, 지난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797주를 샀다. 이번 추가 매수로 최 사장은 삼성화재 주식 2000주를 보유하게 됐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668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5.9% 증가했다. 그러나 주가는 지난달 22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18만3000원) 대비 4.37% 하락했다. 역대 최고가였던 2015년 11월 거래된 33만 원대와 비교하면 40% 이상 낮다.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은 지난달 17일 현대해상 보통주 4280주를 주당 2만900원씩 총 8945만 원에 장내 매수했다. 이성재 현대해상 부사장도 자사주 4000주를 매입했다.

보험사 차원의 자사주 매입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0일 현대해상은 오는 5월 10일까지 보통주 100만 주를 207억 원에 장내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지난해 회사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이 3319억 원으로 23%나 늘어나는 등 실적이 대폭 개선됐는데도 주가는 실적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조용일·이성재 대표(각자대표) 모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10일 이사회를 통해 오는 5월 14일까지 자사주 300만 주를 매수한다고 밝혔다. 취득 예정금액은 9일 종가인 3720원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미래에셋생명은 자사주 매입을 위해 112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생명은 2015년 170만 주(102억 원)를 장내 매수한 데 이어 2018년 500만 주(283억 원) 2020년 500만 주(183억 원)를 사들였다.

CEO의 자사주 매입 이후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의 주가는 최 사장의 자사주 매입 전 거래일인 지난달 18일 종가 기준 16만8500원까지 떨어졌으나 자사주 매입 당일인 22일 17만5000원, 다음날인 23일 17만7500원으로 올랐다.

현대해상은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3거래일 연속으로 상승 마감했고, 25일과 26일에도 전일 대비 각각 2.12%, 0.92% 오른 2만1700원, 2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CEO의 자사주 매입과 함께 미 국채금리 인상 또한 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미 금리 상승이 국내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5bp 오른 1.532%를 기록했다. 전날 장중 1.42%까지 오르며 1.4%대를 넘었던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1.556%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2월 이후 최고치다.

보험주는 그동안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금리 역마진 부담이 커져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보험주는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보험사들은 장기적으로 채권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데 금리에 따라 채권 수익률이 움직이면서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도 영향을 받는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