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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전자투표플랫폼시장 경쟁 2라운드...가격이냐? 서비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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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전자투표플랫폼시장 경쟁 2라운드...가격이냐? 서비스냐?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공격앞으로’
원조 한국예탁결제원 입지 흔들, 서비스강화 승부수

전자투표시스템(K-VOTE)  주요 내용, 자료=한국예탁결제원이미지 확대보기
전자투표시스템(K-VOTE) 주요 내용, 자료=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업계의 전자투표플랫폼시장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코로나19에 오프라인 주주총회 개최가 어려워지며 PC나 모바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자투표플랫폼의 원조인 한국예탁결제원이 서비스 강화로 차별화에 나서는 가운데 증권사는 서비스무료로 맞불을 놓고 있어 어느 쪽이 전자투표플랫폼 시장을 선점할지도 관심사다.

◇미래에셋대우 플랫폼 V로 첫 포문…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후발주자 합류


금융투자업계 전자투표플랫폼시장이 경쟁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전자투표는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그동안 전자투표는 예탁결제원이 장악했다. 지난 2019년 거래소 시행세칙 개정으로 예탁결제원의 업무독점이 사라지며 증권사들도 전자투표플랫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9년 2월 전자투표시스템인 '플랫폼V'을 내놓았다. 증권업계에서 처음이다. ‘플랫폼 V’는 전자투표전자의결권 위임서비스로 전자투표전자위임장 관리업무를 제공한다. ‘플랫폼 V’의 매력은 고객니즈에 맞춰 이용절차가 대폭 간소화했다는 점이다.

계좌를 보유한 고객은 카카오톡으로 전자투표 관련내용을 안내받을 수 있으며, 홈트레이딩•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HTS, MTS) 화면에서 의결권을 클릭 한 번이면 조회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 외에 휴대폰으로 본인확인이 가능한 ‘휴대폰 패스(Pass) 인증서비스’를 도입해 쉽고 빠른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입소문을 타며 서비스 첫 해인 2019년 말 113개인 플랫폼V 계약기업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88개로 늘었다.

삼성증권도 2019년 11월 전자투표시스템인 '온라인 주총장'을 선보였다. 온라인 주총장은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 관리서비스로 상장기업의 주주들이 주총장에 직접 가거나 우편으로 보낸 주총안건 관련 의사표시를 온라인 인증만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편의성을 높인 것도 장점이다. 주총관련 입력사항의 자동화가 대표사례다. 그동안 기업의 주총 담당자들이 수기로 입력한 주총관련 공시 등의 내용이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온라인 주총장' 시스템으로 바로 전달된다. 이 같은 매력 때문에 '온라인 주총장'에 400개 넘는 기업들이 신청했다. 이는 가입기업 서비스 오픈 첫해인 지난해와 비교해 두 배나 증가한 수준이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8월 의결권 행사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신한e주총 서비스’를 오픈하며 전자투표플랫폼시장에 진출했다. ‘신한e주총’은 주주명부와 의안 등을 미리 등록해 주주가 주총장에 직접 참석할 필요없이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업은 주주총회 정족수 미달에 따른 안건부결 우려가 감소하고, 주주는 주총 참석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주로서 권리를 쉽게 행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사 수수료 무료…새로운 사업자진출로 “시장규모 확대 기대”

이들 증권사의 공통점은 전자투표플랫폼 서비스를 모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모두 수수료는 공짜다. 서비스 무료를 바탕으로 기업금융(IB)부문에서 신규고객을 확보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전자투표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며 자금조달 등 기업관련 다양한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기업금융서비스의 잠재고객으로 꾸준하게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수수료 무료공세에 입지가 좁아지는 곳은 예탁결제원이다. 예탁결제원은 기업규모별로 서비스이용료를 받고 있다. 대신 서비스 질의 강화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새로운 전자투표시스템(K-VOTE)의 리뉴얼 오픈이 그 예다. 새로운 전자투표시스템은 기존의 전자투표ㆍ전자위임장을 업그레이드한 서비스로 기관투자자를 위한 지원기능뿐 아니라 기업의 주주총회 운영에 필요한 부가서비스도 강화했다.

기관전용전자투표 서비스가 제공됨에 따라 다수의 주주총회에 일괄로 의결권행사가 가능하다. 연기금공제회 등 투자일임한 고객의 의결권 대리행사도 지원한다.

일반기업고객은 시간과 공간제한 없는 사용, 연계자동화, 현장 주총운영지원 등 부가서비스도 제공한다. 전자투표의 사전집계도 가능하다. 서면투표와 서면위임장의 전자등록의 지원을 통해 현장투표 이후 즉석에서 안건의 최종 통과나 부결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수수료부분도 지난해부터 중소기업에게 서비스 이용료를 면제하며 증권사의 공세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수수료자체는 큰 금액이 아니며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수수료는 500만 원이 맥시멈”이라며 “K-VOTE를 활용하면 주주총회 결과에 대한 공신력과 신뢰를 확보할 수 있어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은 K-VOTE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수수료무료에 따른 출혈경쟁은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전자투표플랫폼시장이 초기 단계로 경쟁을 통해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증권사가 다양한 플랫폼서비스를 제공하면 전자투표플랫폼 이용발행사도 늘지 않겠느냐"라며 "전체 전자투표플랫폼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새로운 사업자의 진출로 시장파이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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