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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바쁜 공기업, 국회서 발목 잡혀...주요법안마다 '태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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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바쁜 공기업, 국회서 발목 잡혀...주요법안마다 '태클'

2월 임시국회 '온라인 발매' 마사회법, 경륜·경정법 등 법안소위 통과 연기...한전공대법도 3월 기약
광물자원공사·광해관리공단 통합법은 기습 상정 이어 본회의 무사 통과...한국투자공사법도 처리

2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이미지 확대보기
2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지난달 26일 마무리된 2월 임시국회에서 주요 공기업 관련 법안들이 줄줄이 소관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3월 임시국회를 기약하게 되었지만, 당초 처리가 불투명했던 법안은 기습 통과되는 이변을 낳았다.

◇ '온라인 발매' 마사회법 불발되자 통과 점쳐지던 경륜경정법마저 '불똥'
3일 국회와 공기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상임위 통과가 유력하게 점쳐지던 '경륜·경정법' 개정안이 상임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온라인 발매 허용을 담은 경륜·경정법 개정안은 당초 소관 상임위 여야 의원들은 물론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통과에 찬성하는 입장이어서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다.

특히, 경륜·경정법과 같은 온라인 발매 허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주무부처가 반대해 통과가 불투명했던 '한국마사회법' 개정안과 달리 통과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음에도 마사회법 개정안과 함께 통과가 좌절돼 그 배경에 눈길이 끌렸다

먼저 마사회법 개정안은 지난달 23일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심의됐으나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반대로 불발됐다.

그러자, 경륜·경정법 개정안 역시 이튿날인 24일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광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가 좌절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온라인 발매는 IT 기술을 활용해 과몰입과 청소년 접근을 효율적으로 차단하고 불법시장을 합법시장으로 흡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그럼에도 전날 마사회법 개정안이 부결되는 바람에 온라인 경마와 보조를 맞추자는 취지에서 처리가 연기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온라인 경륜·경정은 문광위 소속 여야 의원 모두 찬성하는 입장이고, 일부 의원은 '굳이 온라인 경마와 보조를 맞춰야 하냐'며 강행 처리를 주장하기도 했으나, 결국 이번 심사에서 통과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경륜·경정법 개정안은 과몰입 방지 등 보완방안이 담겨 있으나 마사회법 개정안은 그렇지 못하다"며 부결 이유가 마사회법 개정안의 미흡함에 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마사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한 의원실 관계자는 "원래 법안은 구체적인 보완방안을 세세히 담지 않는다"며 "마사회법 개정안도 건전화방안 수립 의무, 징역형 등 처벌 조항 등 보완방안을 담고 있다"고 말해 농식품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밖에,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법안'(한전공대 특별법)도 지난달 22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법안심사소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여당 의원들은 내년 3월 개교를 위해 2월 중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으나, 야당 의원들은 '한국전력의 재정부담 가중',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중복투자' 등을 들며 반대했다.

국회에 따르면, 법안 통과 여부의 가장 중요한 관문인 법안심사소위는 국회법 개정에 따라 이달 23일부터 월 3회 이상 개최가 의무화되고 여야 합의에 따라 언제든 열릴 수 있기 때문에, 마사회법, 경륜·경정법, 한전공대 특별법 모두 3월에 다시 심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21년 2월 임시국회 주요 공기업 관련 법안 처리 결과. 자료=국회 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2월 임시국회 주요 공기업 관련 법안 처리 결과. 자료=국회

광물자원공사·광해관리공단 통합법 기습 통과...8월 통합작업 본격화

반면에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하는 내용의 '한국광해광업공단법안'은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를 전격 통과했다.

지난해 6월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자본잠식 상태인 광물자원공사와 재무상태가 양호한 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해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광물자원산업 육성·광산피해 관리 등 전(全)주기 광업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공단을 설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은 두 기관의 동반 부실화와 폐광지역 피해를 이유로 광해관리공단 노조와 폐광지역 지자체의 반대가 심해 애초 상임위 법안심사 목록에 없었으나, 지난달 23일 이장섭 의원의 요청으로 산자위 전체회의에 기습 상정돼 같은 날 일부 수정안이 산자위를 통과한데 이어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26일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이 법안은 국회 통과 후 6개월 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오는 8월 말부터 두 기관의 통합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에 본회의를 통과한 수정안은 당초 원안보다 해외자산계정의 분리를 엄격하게 해 고유계정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신설 기관명을 한국광업공단에서 '한국광해광업공단'으로 변경했다.

아울러 본회의에서는 폐광지역 내국인 카지노 운영기간을 연장해 폐광지역 경제를 보호하는 내용의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도 함께 통과돼, 내국인 카지노 운영 공기업인 강원랜드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밖에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대표발의한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도 같은 26일 국회 본회의를 무사히 통과했다.

이 법안은 대표적인 해외투자 공공기관인 투자공사가 전범기업 등 비윤리적 해외기업에 투자를 지양하고,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을 함께 고려한 '사회적 책임투자' 원칙을 확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