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로 9개 팀이 한때 선두에 오르는 등 혼전을 거듭했던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지만 최근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세로 맨체스터 시티가 독주를 거듭하고 있다. 리그전 14연승으로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 차를 12로 벌린 펩 과르디올라의 팀은 공수에 빈틈이 없는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어 이대로라면 2년 만의 정상 탈환은 확실해 보인다.
이에 따라 우승팀의 향방보다 더욱 주목받게 된 것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장권이 걸린 ‘톱4’ 다툼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 리버풀이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등 최근 ‘톱 4’의 단골이었던 팀들이 안정성을 보이지 못하며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이며 대혼전으로 연결되고 있다.
현시점에서 가장 우위를 점한 팀은 2위 맨유(승점 50)와 3위 레스터 시티(승점 49) 두 팀이다. 지난 시즌에도 마지막 라운드까지 CL 출전권 싸움을 직접 다툰 양자가 이번 시즌도 상위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맨유에 져 5위로 시즌을 마친 레스터는 올 시즌이야말로 ‘톱 4’로 끝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전 라운드에서 아스널에 패했지만, 순위를 시즌 막판까지 유지해 ‘꿈의 무대’ CL행을 확정하고 싶다.
현재 CL 출장권이 가능한 4위에 턱걸이하고 있는 팀은 웨스트햄(승점 45)이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인솔하는 이 팀은 ‘서프라이즈’라고도 부를 수 있는 페이스로 승점을 쌓아 올리고 있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맨유로부터 영입한 제시 린가드가 즉시 팀에 적응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은 호재지만, 전력상으로 상위에 있는 전통의 ‘빅 6’를 상대로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가 순위 사수의 관건이다.
이번 시즌은 그 밖에도 7위의 에버턴(승점 43/1경기 미소화), 9위의 애스턴 빌라(승점 39/2 경기 미소화)와 프리미어리그를 지지해 온 명문의 분투가 눈에 띄고 있다. 에버턴은 도미니크 칼버트-르윈, 애스턴 빌라는 잭 그릴리쉬, 올리 왓킨스와 잉글랜드 선수들이 팀을 이끌고 있어 이들의 활약으로 CL 출장권 다툼에 계속 동참하고 싶다.
한편, 지금까지 CL 출장권을 획득해 온 ‘단골’에게는 분위기 반전이 요구된다. 한때 부진에 허덕이던 5위 첼시(승점 44)는 프랭크 램파드 감독을 중도에 해임하고 토머스 투헬을 새 지휘관으로 초빙한 이후 리그전 무패기록을 이어가며 팀 재건에 성공하며 4위 이내를 넘보고 있다.
6위 리버풀(승점 43)과 8위 토트넘(승점 39/1경기 미소화) 두 팀은 한때 선두에 올라서기도 했지만, 상승세를 계속 유지하지 못하고 흔들렸다. 특히 버질 반 다이크를 비롯해 최종 라인에서 부상자가 속출한 지난 시즌 챔피언의 부진은 예상 밖이다. 이길 줄 아는 멤버가 모두 있는 만큼 부상자들이 얼마나 빨리 돌아오느냐가 종반전을 향한 팀 살리기 관건이 될 것이다.
토트넘도 최근 가레스 베일의 부활과 팀의 에이스 케인과 손흥민의 KBS라인이 위력을 보이면서 UEFA 유로파리그 16강 진출에 이어 리그전 연승을 거두며 언제든 ‘톱 4’ 다툼에 합류할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 중하위권 팀과의 연전이 예정되어 있어 연승을 이어갈 수 있다면 아직 포기할 단계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현시점에서 4위 웨스트햄으로부터 2경기를 덜 치른 9위 애스턴 빌라까지의 승점 차는 ‘6’으로 격렬한 ‘톱4’ 싸움이 계속되는 올 시즌의 프리미어 리그. 과연 다음 시즌의 CL 출전권을 획득할 팀은 어디가 될지 흥미진진하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