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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닮은 꼴' 루시드, 닮지 않은 홍보와 충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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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닮은 꼴' 루시드, 닮지 않은 홍보와 충전소

피터 롤린슨 루시드모터스 CEO. 사진=루시드이미지 확대보기
피터 롤린슨 루시드모터스 CEO. 사진=루시드
‘제2의 테슬라’ 또는 ‘테슬라 킬러’로 종종 불리며 전기차 마니아들과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 모터스.

세계 최대 완성차업체에 속하는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제치고 자동차업계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선 테슬라에 비할 바는 아직 아니지만 현재 약 120억달러(약 1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정도로 급성장 중이다. 불과 창업 10여년만의 일이다.
루시드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을 통한 상장이 임박했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한 바 있고 스팩 상장시 시가총액이 약 13조원으로 평가됐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도 루시드의 앞날이 유망하다고 보고 투자한 주주다.

루시드의 상장이 이뤄지면 ‘테슬라의 대항마’로서 본격적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관련업계의 관측이다.

테슬라 기술 임원 출신이 창업한 루시드 모터스는 어떤 측면에서 테슬라에 위협적인 존재인지, 테슬라와 어떤 면에서 비슷한지, 어떤 면에서 다른지를 미국 경제매체 CNBC가 2일(현지시간) 자세히 들여다봤다.

◇ 테슬라 고위직 엔지니어 출신이 만든 회사


포르쉐, 아우디, GM, BMW,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테슬라를 맹추격하고 있지만 루시드를 테슬라의 대항마로 부르는 이유는 무엇보다 루시드의 피터 롤린슨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에서 기술 임원을 지냈기 때문이다.

적어도 전기차 업계에서는 롤린슨 CEO보다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CEO의 장점과 단점을 잘 아는 인물은 없다는 얘기다.

CNBC에 따르면 실제로 롤린슨 CEO는 생산, 기술개발, 판매, 서비스 등 루시드의 경영전반에 걸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밑에서 경험한 것을 상당한 정도로 적용해왔다.

◇ 충전소 전략, 자율주행 기술, 광고에서는 차별화


그럼에도 롤린슨은 테슬라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부문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전략, 자율주행차 기술, 광고 분야다.

루시드는 테슬라가 미 전역에 독자적으로 건설한 슈퍼차저(급속 충전소)의 전례를 밟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롤린슨 CEO는 “우리는 막대한 자금 압박을 떠안을 수 밖에 없는 테슬라 방식의 슈퍼차저를 건설해 운영할 계획이 없다”면서 “보유자산을 최소화해 자금 압박 요인을 최소화하는 자산 경량화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적인 충전망을 구축하는 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느니 다른 전기차업체와 충전소를 공유하는 방식을 추구하겠다는 뜻이다.

◇ 자율주행차의 눈을 바라보는 다른 눈


자율주행차의 핵심부품은 눈 역할을 하는 장치다. 차량 주변을 얼마나 제대로 인식하느냐가 자율주행차의 성능을 좌우한다.

라이다(Lidar) 기술을 사용하는 대다수 자율주행차 업체들과 달리 테슬라는 카메라를 이용해 주변을 인식하는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이용해 차량 주변 환경을 3D로 정확히 구현해주는 역할을 한다. 정확도 측면에서 라이다보다 앞선 기술은 없다는 게 관련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롤린슨은 “라이다가 자율주행차의 핵심부품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면서 “머스크가 라이다 기술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실수”라는 입장이다. 올해 하반기로 출시 시점이 늦춰진 력셔리 세단 ‘루시드 에어’에도 라이다 기술이 들어갈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 광고에서는 차별화


테슬라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광고를 하지 않은 기업으로 유명하다. 그 흔한 홍보팀까지 해체했을 정도다.

머스크 CEO 스스로 과하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애용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하거나 각종 깜짝 행사나 온라인 행사 등을 통해 주주들은 물론 소비자들과 최대한 자주 접촉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머스크의 트위터 팔로워만 따져도 5000만명 수준이다.

그러나 루시드는 자동차업계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방식을 따른다는 전략이다. 이미 지난해 성탄절부터 지난 1월말까지 루시드 에어를 알리는 전국 TV 광고를 집행했다.

롤린슨은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고객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면서 전국적인 광고를 집행하게 됐고 반응도 좋았다”면서 “테슬라가 쓰지 않는 방식이라고 해서 외면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고 밝혔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