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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서 곤충 귀-로봇 연결 실험 성공…인류 최대 고민 질병, 자연재해 예측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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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서 곤충 귀-로봇 연결 실험 성공…인류 최대 고민 질병, 자연재해 예측도 가능할까?

곤충의 감각기관을 기술에 접목하는 연구 권위자인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의 아미르 아얄리 교수와 메뚜기. 사진=로이터/아프로이미지 확대보기
곤충의 감각기관을 기술에 접목하는 연구 권위자인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의 아미르 아얄리 교수와 메뚜기. 사진=로이터/아프로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에서 죽은 메뚜기의 귀를 센서로 사용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죽은 메뚜기의 귀는 로봇에 연결돼 있었고, 로봇은 이 귀를 이용해 소리를 검출해 그에 따라 반응한 것이다. 곤충의 귀를 연구해 기능을 흉내 낸 기계를 만드는 게 아니라 죽은 곤충의 귀 자체를 사용한 게 재미있다. 이에 대해 과학 전문매체 ZME Science는 “생물의 시스템을 (인간의) 하이테크 시스템에 통합한다고 하는 전대미문의 시도”라고 평가했다.

■ 생물 감각기관 기술접목은 최초

그동안 과학자들은 생물의 피부와 근육의 조직을 기계에 사용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감각기관까지 이용한 사례는 없었다. 이 실험은 생물 부품이 미래의 마이크와 카메라가 되기 위한 길을 열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벤 마오즈(Ben Maoz) 박사는 “생물의 감지 능력은 인간이 지금까지 만든 어떤 발명보다 훨씬 뛰어난데, 이 실험은 그것을 우리 인간의 기술로 통합하는 것도 가능함을 보여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우리가 실증한 원리는 후각, 시각, 촉각 등 다른 감각에도 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물 중에는 폭발물이나 마약을 감지하는 등 놀라운 능력을 지닌 개체도 있다. 생물 코를 가진 로봇을 만들면, 현재는 불가능한 방법으로 인간의 생명을 지키고 범죄자를 특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병을 감지하는 법을 아는 생물도, 지진을 감지할 수 있는 생물도 있다.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실험이었을까? 메뚜기의 귀는 몸에서 떨어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능은 유지됐다. 이 기관에 산소와 음식을 공급하는 ‘이어 온 어 칩(Ear-on-a-Chip)’이라 불리는 특수한 장치 덕분이다. 출력에 연결된 와이어를 통해 메뚜기 귀에서 전기신호를 꺼내 증폭해 로봇의 처리장치로 전송할 수 있다. 실험 중 연구원들이 손뼉을 한 번 치자 메뚜기의 귀가 그 소리를 주워 그 신호가 로봇에게 전진하도록 명령했다. 이것은 사전에 프로그램된 지시다. 마찬가지로 두 번 손뼉을 쳤을 때 로봇은 뒤로 이동했다.

이에 대해 마오즈 박사는 “청각을 선택한 것은 기존 기술과 쉽게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박사는 이 대학 동물학부에서 일하는 메뚜기 전문가인 아미르 아얄리(Amir Ayali) 교수와 밀접하게 협력했다고 밝혔다. 앞서 아얄리 교수의 연구실에서는 메뚜기의 귀를 분리해 특성을 밝혀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아얄리 교수와 연구자들은 높이뛰기 하는 메뚜기를 꼭 닮은 로봇을 개발하려 하고 있었다. 언젠가 군사나 수색구조 활동으로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 생물의 시스템은 놀랄 만큼 우수

그렇다면 메뚜기의 귀는 마이크보다 나은 것일까? ZME Science 사이트 기자는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쓰고 있다. 왜냐하면, 이 연구의 목적은, 생물의 시스템을 인간이 만드는 테크놀로지의 시스템에 통합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혹은 그 반대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의 한계를 넓히는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이어 “이 테크놀로지는 인상적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10억 년 이상 진화의 산물인 생물의 시스템에 비하면, 이렇다 할 것도 없다. 인간의 뇌는 기존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정보처리장치이며 전구보다 더 적은 에너지만 사용한다. 단 1g의 DNA만 있으면 215페타바이트(2억1,500만 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이처럼 생물학을 테크놀로지 시스템에 융합시키는 것에 큰 가능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마오즈 박사 역시 “생물 시스템은 전자 시스템보다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적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니어처(소형)이기 때문에 매우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 전자산업 개발비용 크게 줄일 수도

마오즈 박사는 “생물 부품을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커지면서 점점 고도화되는 전자산업 개발을 계속할 필요성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모기 같은 벌레가 풍부하게 공급되고 그 사용이 강한 윤리적 반대의견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생물 신체 부품의 최상의 공급원이 될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면서 “로봇 공학 분야에서, 훨씬 귀찮고 비용이 드는 개발을 장황하게 할(불필요하게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논문의 상세한 기록은 사독 저널 ‘Sensors’를 통해 발표됐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