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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영화제 휩쓸고 있는 ‘미나리’ 국내외 대호평 속 ‘기생충’ 이어 올해도 오스카 주인공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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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영화제 휩쓸고 있는 ‘미나리’ 국내외 대호평 속 ‘기생충’ 이어 올해도 오스카 주인공 될까?

세계영화제를 휩쓸며 올해 아카데미상 유력 후보로 떠오른 영화 '미나리'의 한 장면. 이미지 확대보기
세계영화제를 휩쓸며 올해 아카데미상 유력 후보로 떠오른 영화 '미나리'의 한 장면.

아카데미상의 전초전 격인 제78회 골든 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영화 ‘미나리’가 한국에서 개봉됐다. 영화팬이라면 이미 알다시피 ‘기생충’에 이어 아카데미상에서 파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세계 언론들이 주목하고 있는 작품이다.

■ 한국계 감독에 브래드 피트가 제작

감독을 맡은 것은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할리우드 실사판을 다루는 정이삭, 제작은 브래드 피트가 인솔하는 ‘플랜 B’, 북미에서의 배급은 ‘문라이트’ 등으로 오스카 단골이 된 영화사 ‘A24’로 화제성도 더할 나위 없다.

미국 국적의 감독이 연출하고 미국 영화사에서 제작한 ‘미나리’인데, 대사의 약 80%가 한국어로 되어 있다. 한국계 이민 2세 감독의 반 자전적 이야기로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로 이민 온 한인 가족의 삶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제목 ‘미나리’는 채소 미나리를 뜻하는 한국어다. 감독의 할머니가 미국으로 건너올 때 미나리 씨를 가져와 심었는데,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이 아직 어린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은 극 중에서도 그려졌다. 늠름하게 땅에 뿌리를 내리고 두 번째 제철이 가장 맛이 있다는 채소를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살아가는 한국인 가족의 모습을 미나리에 비유했을 것이다.

■ 영상 불법배포도 있었던 한국의 반응

하지만 ‘미나리’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놀랍다. 매체들이 연일 해외 영화제 수상의 쾌거를 보도하고 있고, 국내 개봉 한 달 전에는 네티즌들의 본편 영상 불법 배포가 극성을 부려 국내 배급사들이 골머리를 앓을 정도였다. 극장 개봉 첫날인 3일에는 4만731명을 기록하며 흥행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미나리’를 보기 위해 전국 극장을 찾은 관객이 하루 전과 비교해 3만 명 이상 늘었다는 점에서 한국 언론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의 쾌조의 출발로 평가하고 있다.

관객들의 반응도 호평이다. 네이버 리뷰란에는 “끝난 뒤 완만한 여운이 남는다” 메시지는 둘째 치고 “시각 청각적으로 훌륭하다” “담백한 연출이라 따뜻하다”며 ‘기생충’과 비교하는 기내용도 있었지만, “전혀 다른 스탠스의 영화” “이건 됐다”라는 감상문이 올라와 있다. 스토리, 연출, OST, 영상미, 연기를 평가하는 그래프에서는 연기에 대한 평가가 가장 높게 매겨졌다.

■ 비평가들의 절찬을 받는 출연 배우들

미국 드라마 ‘워킹 데드’ 시리즈의 글렌 역과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의 ‘버닝’ 극장판으로 알려진 스티븐 연(아버지 제이콥 역),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청춘시대’에 출연한 한국 여배우 한예리(어머니 모니카 역), 역시 한국의 원로 대배우 윤여정(할머니 순자 역)의 주연 캐스팅도 신선하다.

특히 한예리와 윤여정 두 사람은 이번 할리우드 도전이 일단 대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예리는 아시아태평양 엔터테인먼트연합에서 주최하는 ‘2021 골드리스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윤여정은 미국 내 각 비평가협회와 영화 관련 단체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3월 5일 현재 27관왕을 기록 중이다. 두 사람 모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자신도 ‘매그니피센트 7’ 등 다수의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던 이병헌도 한국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함께 출연한 윤여정을 응원하고 있다. 이병헌은 2016년의 제88회 아카데미상에서 외국어영화상의 시상자를 맡았는데, 이러한 기대가 ‘미나리’에도 모인다.

그 작품성과 가능성을 인정받아 제36회 선댄스영화제를 시작으로 모든 영화제를 휩쓸고 있는 ‘미나리’는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포함해 77관왕에 오른 지금 그 기세로 아카데미상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도 온 나라가 들끓는 파란이 일어날까. 우선은 현지시각 15일 발표되는 부분별 후보작과 후보 배우 명단을 즐겁게 기다리고 싶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