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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구현모 KT 대표, 올해 '디지코' 성과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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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구현모 KT 대표, 올해 '디지코' 성과 내나

지난해 '탈통신' 주력…AI·클라우드 기반 DX 성과
계열사 간 시너지 숙제…경영 리스크도 탈피해야

올해 1월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온라인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말하고 있다. 사진=KT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1월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온라인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말하고 있다. 사진=KT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취임 1년째 접어든 가운데 그동안 ‘텔코(Telco)’에서 ‘디지코(Digico)’로 전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강화해 그동안 악화된 여론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도 이어갔다.

그러나 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한 오너리스크가 남아있고 코로나19 상황 속 뚜렷한 성과를 거둔 경쟁사 대비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 B2B 역량 확대…AI·빅데이터·클라우드로 DX 돕는다


KT는 이미 지난해부터 ‘디지코’ 전환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구현모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ABC 역량을 강화해 미래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창규 전 대표도 2019년 "혁신 기술을 통해 새로운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시대를 선도하는 것은 대한민국 통신 134년 역사를 주도하고 있는 KT의 역할이자 사명"이라며 "그동안 단단하게 다져온 기술과 경쟁력을 디딤돌로 삼아 KT그룹은 AI 기업으로 완전히 트랜스포메이션 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KT는 지난해 B2B 브랜드인 'KT 엔터프라이즈'를 론칭하고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KT 엔터프라이즈는 AI콜센터와 페이퍼리스,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이 호실적을 거두면서 AI·DX 사업부문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

또 AI와 클라우드 연구를 위해 타 기업, 기관과 협업하고 있다. 지난해 구성된 'AI 원팀'은 현대중공업그룹과 LG전자, LG유플러스, KAIST, 한국투자증권, 동원그룹,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이 합류했다.

'AI 원팀'은 올해 초 첫 연구성과로 ▲딥러닝 음성합성(P-TTS) ▲E2E 음성인식 ▲무빙 픽처(Moving Picture) ▲AI 기반 로봇 고장 진단 기술 등을 소개했다.

지난해 하반기 구성한 '클라우드 원팀'은 서울대, KAIST, 포항공대, 서울과학기술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주분원, 벤처기업협회,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한글과컴퓨터, 케이뱅크, 나무기술, 소만사, 펜타시큐리티시스템, 솔트룩스, 틸론, 제노솔루션, 새하컴즈, 아롬정보기술, 티맥스에이앤씨 등이 참여하고 있다.

KT는 개방형 생태계 유지를 위해 참여기관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이에 걸맞는 토종 클라우드 서비스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구현모 대표는 2019년 말 대표이사로 내정된 직후 첫 결과물로 OTT 플랫폼 시즌(Seezn)을 출시했다.

시즌은 올레tv 모바일을 개편한 OTT 서비스로 기존 콘텐츠를 유지하고 있다. 또 무료 콘텐츠를 다수 선보이고 라이브커머스 콘텐츠도 선보이면서 웨이브, 티빙, 왓챠 등 OTT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국내 OTT 중 유일하게 미드폼 콘텐츠 '큰엄마의 미친봉고'와 '더블패티'를 제작해 극장 개봉까지 진행하면서 OTT 업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KT 주주총회 당시 구현모 대표 모습. 사진=KT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3월 KT 주주총회 당시 구현모 대표 모습. 사진=KT

◇ 금융·부동산 계열사 부진…시너지 극대화 시도

KT는 이 같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일부 계열사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18조6000억원, 영업이익이 1조3000억원 등 전년 대비 각 5.0%, 21.8% 성장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3조4176억원, 영업이익 886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8.4%, 영업이익은 29.1% 증가했다.

반면 KT는 매출 23조9167억원, 영업이익 1조18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1% 증가하는데 그쳤다.

KT는 무선사업에서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금융계열사인 BC카드와 부동산 계열사인 KT에스테이트 등 대면 사업이 발목을 잡았다.

KT는 올해 초 최남철 전 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사장을 KT에스테이트 대표이사로, 최원석 에프앤자산평가 대표를 BC카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를 통해 KT의 주력사업인 ICT와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한편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KT는 지난해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KTH와 KT엠하우스를 합병하고 KT파워텔을 매각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6월 구현모 KT 대표(오른쪽)와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이 전략적 투자 협약식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6월 구현모 KT 대표(오른쪽)와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이 전략적 투자 협약식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

◇ '경영 리스크' 악재…기업 이미지 회복 관건


구현모 대표이사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가 지연되는 것은 불안요소다. 경찰은 2019년 1월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한 KT의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황창규 전 대표와 구현모 대표 등 전·현직 임원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밖에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부정채용과 관련해서도 대외 신뢰도가 훼손된 상태다. 앞서 김 전 의원은 부정채용과 관련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지난해 11월 2심에서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정규직 채용이라는 뇌물을 건넨 이석채 전 KT 회장은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의원은 2심 판결에 대해 즉시 상고하겠다고 밝혀 부정채용 시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또 현 대표와 무관한 일이더라도 ‘부정채용’이 주는 대외 이미지 훼손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KT는 지난해 4월에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상설기구화 해 준법경영을 강화했다. 또 최고준법감시책임자(CCO)를 새로 만들어 김희관 전 법무연수원장을 선임했다. 신임 법무실장은 안상돈 전 서울북부지검장을 임명했다.

KT는 올해 탈통신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끌어올려 '디지코'의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정관 개정을 통해 사업목적에 디지털 물류와 바이오를 추가한다.

또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을 새 사내이사로 내정해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과 3인 사장 체제를 꾸린다. 지난해까지 2인 사장단으로 운영한 KT는 올해부터 3인 공동경영 체제로 전환해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온실가스 절감 ▲에너지 선순환 ▲환경규제 대응을 경영목표로 세우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확대한다. KT는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활용해 차별화 된 ESG 경영을 펼친다는 계획과 함께 올해가 본격적인 ESG 경영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