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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4사, 유가 급등 따른 정제마진 상승에 휘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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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4사, 유가 급등 따른 정제마진 상승에 휘파람

국제유가 배럴당 70달러 육박
정유사 1분기 흑자전환 전망

세계 3대 유종 중 하나인 브렌트유 가격은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다.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3대 유종 중 하나인 브렌트유 가격은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다.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 부진을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올해 1분기에는 실적 호조의 성적표를 거머쥘 전망이다.

국제 유가가 최근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고 이에 따른 정제마진도 회복세에 접어 들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값이다. 쉽게 설명하면 정유 업계 수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이와 함께 지난해 글로벌 석유 업계에서 진행된 구조 조정도 국내 정유 업계에 긍정적인 요인이 됐다.

◇국제유가 배럴당 70달러 육박

국제 유가는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3대 유종 중 하나인 브렌트유는 9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다.

브렌트유는 11일에도 배럴당 69.63달러로 마감하는 등 70달러 고지를 지켰다.
한국으로 수입하는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 역시 5일 기준 가격이 배럴당 66.37달러로 전날보다 3달러 이상 급등했다.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도 개선됐다. 올 초까지만 해도 배럴당 1달러에서 맴돌던 정제마진은 2월 들어 2달러를 넘어섰다.

정제마진은 1월 첫째 주 평균 1.4달러에서 2월 넷째 주 2.8달러로 두 달 새 2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정제마진은 하루 기준으로 3달러를 넘는 날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정제마진이 반등한 것은 미국과 일본 정유 시설 가동에 차질이 생겨 글로벌 석유 제품 공급량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 지난달 미국을 강타한 한파로 미국내 주요 원유 생산지역인 텍사스주(州)에서만 하루 전체 정제 용량의 40%가 넘는 260만배럴 규모의 정유 생산이 중단됐다.

일본에서도 지난달 13일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현지 최대 정유사 에네오스의 센다이 정제 설비 등 다수 설비가 가동 중단됐다. 이번 지진으로 일본 전체 생산 능력의 30% 가까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사 1분기 흑자전환 전망


글로벌 석유 업계의 구조 조정도 국내 정유사들에 호재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석유 업계는 구조 조정에 돌입했다. 글로벌 석유 업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지난해 말 호주 최대 정제 설비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정유 시설이 잇달아 폐쇄됐다.

국내 정유4사는 해외 경쟁업체들의 정제 시설 폐쇄로 글로벌 석유 제품 공급 여력이 줄어들어 이를 기회로 삼아 치고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4사는 1분기에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영업이익 약 60억원, 에쓰오일은 1천7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룹과 함께 실적을 발표하는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흑자전환이 점쳐진다.

그러나 유가 상승으로 인한 실적 개선세가 오랫동안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자연재해로 차질을 빚었던 정유시설이 복구되면 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되고 이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가 상승과 실적 회복세는 일시적·단기적 요인"이라며 "오히려 급격한 가격 상승은 장기적 수요 회복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요와 정제마진이 안정적으로 회복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