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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전기차·배터리 '맞수' 만났다...폭스바겐, 전기차 1등 향해 '풀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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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전기차·배터리 '맞수' 만났다...폭스바겐, 전기차 1등 향해 '풀가속

폭스바겐, MEB로 현대차와 '정면 승부'
5년간 e-모빌리티 등 460억 유로 투자
2030년 배터리 공장 6곳 유럽에 구축
'K-배터리' 의존도 낮추고 자체 생산 추진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그룹 회장이 15일(현지시간) 열린 기술 전략 발표회 '파워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16일(현지시간) 연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폭스바겐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그룹 회장이 15일(현지시간) 열린 기술 전략 발표회 '파워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16일(현지시간) 연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폭스바겐그룹
독일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그룹(이하 폭스바겐)이 전기차 분야에 향후 5년간 60조 원을 투자하고 글로벌 미래차 시장 최정상에 오른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 테슬라는 물론 2025년 5위 권 진입을 노리는 현대자동차와 정면 승부를 예고한 가운데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까지 내놨다.
폭스바겐의 출사표에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완성차와 배터리 3사 등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폭스바겐은 16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연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플랫폼 전략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배터리와 충전 인프라, 모빌리티 서비스 등 네 가지 분야를 중점으로 미래차 시장을 거머쥔다는 계획이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그룹 회장은 "산하 브랜드 강점을 한데 모아 기술 수준을 더욱 빠르게 끌어올리고 그 혜택을 많은 이들이 누리게 할 것"이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디스 회장은 특히 '규모의 경제'를 언급하며 대규모 투자를 통한 생산량 확대와 원가 절감을 앞세웠다. 가격을 낮추고 누구나 전기차를 이용하도록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얘기다.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MEB)이 맡는다. 폭스바겐은 오는 2022년까지 MEB 기반 전기차 27종을 출시한다. 2025년에는 모든 브랜드와 세그먼트(차량 체급)에 적용 가능한 '확장형 플랫폼(SSP)'를 개발한다.

전기차 소프트웨어는 자체 조달한다. 최근 개발이 완료된 'VW.OS' 운영체제를 단계적으로 모든 브랜드와 차량에 적용하고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 비율을 현재 10%에서 60%로 높인다.
배터리 역시 자립 계획에 포함됐다. 폭스바겐은 '통합형 셀'이라고 부르는 각형 배터리를 2023년부터 도입해 2030년 전체 차량 80%까지 장착 비율을 높인다. 이를 위해 총 240GWh(기가와트시) 규모 초대형 공장(기가팩토리) 6곳을 유럽에 세운다.

폭스바겐그룹은 각형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면 배터리 비용을 절반 수준까지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제조 원가 중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이다. 산술적으로 배터리 제조 비용만 절반으로 낮춰도 전기차 가격을 10~20%가량 인하할 수 있다.

로드맵 실현을 위해 폭스바겐이 5년간 쏟아붓는 금액은 460억 유로(약 62조 원)에 이른다. 이는 현대차가 지난해 말 발표한 투자 금액 60조 원과 맞먹는다.

현대차와 폭스바겐은 각각 'E-GMP '와 'MEB'를 앞세워 전기차 플랫폼 전쟁을 시작한 상황이다.

또한 폭스바겐의 각형 배터리 전환 선언은 국내 기업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력 제품 파우치형 배터리를 폭스바겐 전기차 'ID.4'에 공급 중이고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내 생산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앞으로는 폭스바겐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공급받는 배터리 물량이 현저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내 업체들이 전기차용 배터리 최대 고객 폭스바겐을 놓치면서 그만큼 영향력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