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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의 디자인 인사이트(27)] 맥라렌(McLaren), 직감에 귀를 기울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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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의 디자인 인사이트(27)] 맥라렌(McLaren), 직감에 귀를 기울여라

1937년 뉴질랜드 태생의 브루스 레슬리 맥라렌(Bruce Leslie McLaren)은 정비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직접 경주에 참여할 정도로 자동차 레이싱에 열정이 높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1956년 뉴질랜드 그랑프리(New Zealand GRAND PRIX)에 참여하게 된다. 이후 2년만인 1958년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유럽으로 레이싱 무대를 옮긴 그는 당대 최고의 F1 레이싱 팀 쿠퍼(Cooper)로 이적 후 불과 1년만인 1959년 미국 그랑프리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머쥐며(당시 22세) 스타덤에 오른다.

기세를 몰아 직접 F1 레이싱팀인 브루스 맥라렌 모터 레이싱 팀(Bruce McLaren Motor Racing)을 63년도에 창단하고 F1 우승부터 각종 대회를 싹쓸이하며 거의 10년간 맥라렌의 독주가 이어지게 된다.
전성기 시절의 브루스 맥라렌 ⓒ 맥라렌이미지 확대보기
전성기 시절의 브루스 맥라렌 ⓒ 맥라렌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였지만 호사다마라고 할까. 1970년 불과 32세의 나이에 직접 개발한 맥라렌 M8A 레이싱 카 테스트중 충돌 사고로 요절하게 된다. 그의 타계 후 맥라렌은 모터스포츠를 통한 기술개발을 지속했고 1990년에 이르러 F1 프로토타입 모델인 고든 머레이(Gordon Murray)의 명작 맥라렌 F1을 탄생시키며 수퍼카 브랜드로 자리잡게 되었다. 당시 기준으로 최고 속도 391km/h를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로 기록되었고 이후 코닉세그(Koenigsegg)나 부가티(Bugatti)가 등장하기 전까지 이 기록은 유지되었다.

맥라렌 F1 ⓒ 맥라렌이미지 확대보기
맥라렌 F1 ⓒ 맥라렌


2004년 영국 서리(Surrey)에 맥라렌 테크놀로지 센터를 완공하며 본격적인 양산 차 생산에 돌입한 맥라렌은 페라리(Ferrari)의 458 이탈리아, F430을 타깃(Target)으로 연구에 매진하여 2011년에 이르러 MP4-12C 모델을 출시하기에 이른다.

맥라렌 MP4-12C(좌), 맥라렌 720S2 ⓒ 맥라렌이미지 확대보기
맥라렌 MP4-12C(좌), 맥라렌 720S2 ⓒ 맥라렌


맥라렌 F1의 혈통답게 버터플라이 도어를 비롯하여 길게 이어지는 센터페시아와 클러스터, 비행기 엔진을 연상시키는 덕트(Duct) 디자인까지 F1의 흔적이 남아있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근육질의 올가닉(Organic)한 형상과 공격적인 조형적 특성의 맥라렌은 새로운 브리티시 디자인의 아이콘이다.
김정한 씽크디자인연구소 대표
김정한 씽크디자인연구소 대표

그들의 수퍼카 라인업은 이후 650S를 거처 P1으로 이어졌고 675LT, 570S, 720S 등 다양한 파생 모델로 확장되었으며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레이싱에서 시작된 모터스포츠의 노하우와 F1 설계 기술의 독보적인 완성도로 빠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맥라렌의 디자인 디렉터 로버트 멜빌(Robert Melville)은 그들의 디자인 철학을 ‘경계를 허물고 미래를 창조하며 직감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요약했다.



김정한 씽크디자인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