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가 벌이는 경영권 분쟁에서 박 회장 손을 들어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는 이날 열린 제10차 회의에서 금호석화 주총과 관련해 모든 안건에서 박 회장 측에 찬성표 행사를 권고했다.
수탁위는 금호석화 실적이 좋은 점을 들어 현 경영진 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경영진이 새롭게 교체되면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에 이어 2대 주주 국민연금도 박 회장을 지지해 26일 주총에서 박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좀 더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박 회장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여러 의결권 자문사 의견이 엇갈리게 제시됐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국내 주요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모든 안건에서 박 상무 손을 들어줬다.
이밖에 미국 최대 공적연금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 세계 최대 국부펀드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이 박 상무의 안건 대부분에 찬성했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박 회장이 자녀 지분을 합쳐 14.84%, 박상무가 10%다.
2대 주주 국민연금의 지분은 8.16%이며 나머지 지분 50% 이상은 소액 주주가 갖고 있다.
박 회장과 박상무 지분율 차이가 5% 미만이고 국민연금까지 박 회장을 지지해 결국 마지막 캐스팅보트는 소액 주주들이 쥔 상황이다.
한편 금호석화는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사외이사 선임,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 등을 상정한다. 국민연금은 박철완 상무측 제안 가운데 사내이사 선임안을 제외한 고배당 제안 및 이사회 구성 등 안건은 반대했다.
박 회장 측은 사내이사 후보로 백종훈 금호석화 영업본부장(전무)을 추천했으며 박 상무 측은 본인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국민연금은 백 전무와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박 상무가 단일 기준으로 최대주주인 만큼 이사회 입성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들어맞았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