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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조카의 난' 금호석화 박찬구 회장 손 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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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조카의 난' 금호석화 박찬구 회장 손 들어줘

"회사 안정되는 쪽으로 의결권 행사"...소액주주가 캐스팅 보트 거머줘
박철완 상무 사내이사 선임은 찬성키로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사진=금호석화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사진=금호석화


국민연금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가 벌이는 경영권 분쟁에서 박 회장 손을 들어줬다.
금호석화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으로 일명 ‘조카의 난’을 겪은 박 회장이 26일 금호석화 주주총회에서 박 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는 이날 열린 제10차 회의에서 금호석화 주총과 관련해 모든 안건에서 박 회장 측에 찬성표 행사를 권고했다.

수탁위는 금호석화 실적이 좋은 점을 들어 현 경영진 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경영진이 새롭게 교체되면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에 이어 2대 주주 국민연금도 박 회장을 지지해 26일 주총에서 박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좀 더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박 회장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여러 의결권 자문사 의견이 엇갈리게 제시됐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를 보여주듯 세계 2위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배당,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선임, 박 상무 사내이사 선임 등 안건에 대해 박 상무 편을 들었다. 글래스루이스는 사외이사에 대해 사측 후보에 좀 더 많은 찬성표를 던졌다.

국내 주요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모든 안건에서 박 상무 손을 들어줬다.

이밖에 미국 최대 공적연금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 세계 최대 국부펀드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이 박 상무의 안건 대부분에 찬성했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박 회장이 자녀 지분을 합쳐 14.84%, 박상무가 10%다.

2대 주주 국민연금의 지분은 8.16%이며 나머지 지분 50% 이상은 소액 주주가 갖고 있다.

박 회장과 박상무 지분율 차이가 5% 미만이고 국민연금까지 박 회장을 지지해 결국 마지막 캐스팅보트는 소액 주주들이 쥔 상황이다.

한편 금호석화는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사외이사 선임,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 등을 상정한다. 국민연금은 박철완 상무측 제안 가운데 사내이사 선임안을 제외한 고배당 제안 및 이사회 구성 등 안건은 반대했다.

박 회장 측은 사내이사 후보로 백종훈 금호석화 영업본부장(전무)을 추천했으며 박 상무 측은 본인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국민연금은 백 전무와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박 상무가 단일 기준으로 최대주주인 만큼 이사회 입성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들어맞았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