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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값 인상하나…작황 악화에 운송비용까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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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값 인상하나…작황 악화에 운송비용까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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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글로벌이코노믹
한국은 글로벌 10위권 안에 드는 커피 애호 국가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많지만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시는 애호가들이 많다. 누구나 모닝커피 내지는 점심 식사 후 간단한 입가심으로 커피를 즐긴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커피 작황이 나빠진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운송비용까지 늘어나 미국 등에서 커피값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도 영향을 받아 커피값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의 커피 수입 규모, 세계 6위

2020년 한국의 커피 수입은 8억5061만 달러, 18만6428t으로 세계 6위 규모다. 한국은 유럽, 미국, 일본에 이어 커피 소비 대국이자 7조 원대 규모의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해 집콕에 재택근무 증가 등으로 커피 소비도 덩달아 늘어났다.

현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20세 이상 인구의 국내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간 약 353잔으로, 세계 인구 연간 1인당 소비량 132잔의 약 2.7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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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커피가격 상승 전망

글로벌 커피 원두 가격이 오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세계 최대 커피 생산지인 브라질이 가뭄으로 원두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주요 커피 수입 국가는 베트남이 1위이고 다음이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 순이다. 한국이 수입을 가장 많이 하는 베트남과 브라질 모두 가뭄 등으로 인해 커피 작황이 좋지 않다.

브라질 현지에서는 강우량이 기록적으로 떨어져 예년 평균을 훨씬 밑돌고 있기 때문에 2022년까지 커피 원두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무역상들은 브라질 지역 가뭄으로 아라비카 커피 생산량이 33%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커피 2위 생산 국가인 베트남도 폭우 피해로 커피 작황이 좋지 못하다. 작황은 좋지 않은데 코로나19 회복 이후 커피 소비가 늘어나고 있어 원두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2020년 12월 커피 수입 가격이 78.43달러였는데 2021년 2월에는 80.80달러로 올랐다.

브라질 최대 규모 커피 생산 협동조합인 쿡수페(Cooxupe)에 따르면 지난 11월 출하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이 크게 올랐다. 커피 바이어들은 커피 1파운드 선물 가격이 현재 1.23달러 수준에서 조만간 1.4~1.5달러로 22%가량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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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수송 컨테이너 비용 등 운임도 급상승


운송 컨테이너 부족 현상 등으로 해상 운임 비용이 치솟는 것도 커피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해상 운임 비용은 지난해 여름 치솟기 시작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에서 LA나 롱비치 등 서부 항만으로 들어오는 운임비는 컨테이너당(40피트 기준) 평균 470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월보다 4배 이상 오른 값이다.

물류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문제가 속출하고 있는데 물동량 증가에 따른 컨테이너 부족뿐 아니라 코로나로 인한 인력난과 운송장비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컨테이너 부족으로 원자재의 글로벌 공급망이 뒤엉키면서 일부 원자재는 가격 상승세에 있다. 특히 선박의 정박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높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관계자들은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운송비용 급등이 아직 소비자의 체감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물가가 많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운송비 인상으로 인한 식품가격 상승은 예정된 수순으로 지금까지는 제조나 수입업체 그리고 마켓들이 수익을 줄이는 식으로 추가 비용 부분을 부담했지만 이제는 반영할 수밖에 없는 단계로 수입품들은 상반기 기본 10% 정도 인상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커피 가격 인상 불가피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커피 원두 가격 인상으로 커피 제품 소비자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다만, 커피 관련 기업들은 “커피가 기호품이기에 가격 인상에 조심스러워 하면서 사전에 구입한 재고 원두와 선물 물량을 미리 확보한 만큼 당장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말한다.

국내 1위 커피 생산 기업인 동서식품에 따르면 “사전에 확보한 물량이 충분한 만큼 당분간은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기업 입장에서 정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지만 다른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는데 커피 가격만 예외일 수 없다고 말한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커피 원두 가격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디야, 할리스커피 등 국내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현재로선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며, 스타벅스도 해외 주요 커피 산지에서 계약 재배 방식으로 원두를 확보하기 때문에 커피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커피 가격을 당장 올릴 입장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운송비 인상이 장기화될 경우 커피 가격 인상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커피 가격에서 원두 가격이 차지하는 부분은 그리 크지 않아서 바로 소비자 가격이 오르지는 않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출입 제한이 지속된 데다 매출이 저하되고 임대료 부담은 여전하기 때문에 다른 물가가 올라가면 함께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가격 인상에 가장 민감한 곳은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들이다.

수입상이나 국내 유통사들을 통해 생두(볶지 않은 원두)나 원두를 구입하는 카페들은 원두 가격 변화에 상당히 예민할 수밖에 없다. 로스터리 카페를 운영하는 한 경영주는 “가격을 책정할 때 원가율을 따지는 상황에서 원두 가격 인상은 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원두 가격 변화에 따라 커피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