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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공허한 4만 달러 소득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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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공허한 4만 달러 소득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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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오는 2028년이 되어야 4만 달러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한국경제연구원 전망이다. 2017년 3만 달러를 달성했는데, 11년 걸려야 4만 달러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과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G5는 1인당 GDP가 3만 달러에 진입한 후 평균 6년 걸려서 4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했다. 우리는 이들 국가보다 5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4만 달러 소득론’은 벌써부터 있었다. 과거 이명박 정부의 ‘747 공약’과 박근혜 정부의 ‘474 비전’이었다.

그러고도 더 있었다. 10년 전인 2011년, 박재완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 포럼에서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2014년 1분기에 3만 달러를, 2018년에는 4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2018년에 4만 달러를 넘는다고 했으니, 한국경제연구원은 달성 시기를 10년 늦춰 전망한 셈이다. 물론 그것도 2028년이 되어봐야 알 수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높아지는 데에도 ‘장장’ 12년이나 걸렸다. 1994년 1만204달러로 1만 달러를 넘은 1인당 소득이 2만 달러를 돌파한 것은 2006년의 2만823달러였다.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가는 데 걸린 시간도 11년이었다. 그것도 한국은행이 국민계정의 통계 기준연도를 바꾸면서 1년이 앞당겨져서 11년이었다. 그리고 한경연 전망은 또 11년이 걸려야 4만 달러다.

이렇게 4만 달러도 아득한데, ‘7만 달러’, ‘5만 달러’ 얘기도 있었다.

‘7만 달러’는 2019년 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내놓은 ‘혁신적 포용국가 미래 비전’이었다. ‘남북 평화경제’를 통해 광복 100주년이 되는 2045년에 1인당 GDP가 7만 달러로 늘어난다는 비전이라고 했다.
이 ‘7만 달러 비전’은 당시 자유한국당이 두 달 전 ‘5만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민부론’을 발표한 뒤에 나온 것이다. 정책기획위는 두 달 만에 민부론에 ‘2만 달러’를 보태고 있었다.

‘5만 달러 소득론’은 노무현 정부 때에도 있었다. 2006년에 발표한 ‘비전 2030-함께 가는 희망 한국’이라는 ‘비전’이었다. 이 ‘비전’에서 2030년이 되면 1인당 소득이 4만9000달러에 달한다고 한 것이다. 1000달러만 보태면, ‘5만 달러’였다.

‘2만 달러 문턱’에서 허덕이던 당시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중에 2만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그런 적 없다”고 하기도 했던 당시였다. 그런데 ‘5만 달러’였다.

한경연의 전망이 맞아서 2028년에 4만 달러 소득이 이루어질 경우, 국민의 삶이 그만큼 나아질 수 있을 것지도 따져볼 일이다. 1인당 소득은 어디까지나 ‘평균’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양극화 현상’이 극심한 상황에서 못사는 국민이 잘사는 국민보다 훨씬 많아도 평균값을 구하면 4만 달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제법 두꺼웠던 ‘중산층’이 지금은 대단히 얇아진 상황이다. 이번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또 상당수의 국민이 중산층에서 탈락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4만 달러 소득도 공허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