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G5는 1인당 GDP가 3만 달러에 진입한 후 평균 6년 걸려서 4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했다. 우리는 이들 국가보다 5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고도 더 있었다. 10년 전인 2011년, 박재완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 포럼에서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2014년 1분기에 3만 달러를, 2018년에는 4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2018년에 4만 달러를 넘는다고 했으니, 한국경제연구원은 달성 시기를 10년 늦춰 전망한 셈이다. 물론 그것도 2028년이 되어봐야 알 수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높아지는 데에도 ‘장장’ 12년이나 걸렸다. 1994년 1만204달러로 1만 달러를 넘은 1인당 소득이 2만 달러를 돌파한 것은 2006년의 2만823달러였다.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가는 데 걸린 시간도 11년이었다. 그것도 한국은행이 국민계정의 통계 기준연도를 바꾸면서 1년이 앞당겨져서 11년이었다. 그리고 한경연 전망은 또 11년이 걸려야 4만 달러다.
이렇게 4만 달러도 아득한데, ‘7만 달러’, ‘5만 달러’ 얘기도 있었다.
‘7만 달러’는 2019년 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내놓은 ‘혁신적 포용국가 미래 비전’이었다. ‘남북 평화경제’를 통해 광복 100주년이 되는 2045년에 1인당 GDP가 7만 달러로 늘어난다는 비전이라고 했다.
‘5만 달러 소득론’은 노무현 정부 때에도 있었다. 2006년에 발표한 ‘비전 2030-함께 가는 희망 한국’이라는 ‘비전’이었다. 이 ‘비전’에서 2030년이 되면 1인당 소득이 4만9000달러에 달한다고 한 것이다. 1000달러만 보태면, ‘5만 달러’였다.
‘2만 달러 문턱’에서 허덕이던 당시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중에 2만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그런 적 없다”고 하기도 했던 당시였다. 그런데 ‘5만 달러’였다.
한경연의 전망이 맞아서 2028년에 4만 달러 소득이 이루어질 경우, 국민의 삶이 그만큼 나아질 수 있을 것지도 따져볼 일이다. 1인당 소득은 어디까지나 ‘평균’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양극화 현상’이 극심한 상황에서 못사는 국민이 잘사는 국민보다 훨씬 많아도 평균값을 구하면 4만 달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제법 두꺼웠던 ‘중산층’이 지금은 대단히 얇아진 상황이다. 이번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또 상당수의 국민이 중산층에서 탈락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4만 달러 소득도 공허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