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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보건 전문가가 말하는 코로나 백신 접종률 세계 1위 ‘속도전’ 비결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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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보건 전문가가 말하는 코로나 백신 접종률 세계 1위 ‘속도전’ 비결은 무엇?

사진은 지난해 12월 19일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지난해 12월 19일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인구당 백신 접종률이 세계 1위인 이스라엘의 코로나 백신 대책 전문가이자 자국 내 최대 보건기구 ‘클라릿(Clalit)’의 수석 연구위원인 란 발리커(Ran Balicer)가 현지시각 24일 일본 기자클럽 주최 온라인 원격강연에서 이 나라 백신 접종 현황과 효과를 밝혔다.

이날 발리커 위원은 이스라엘의 현재 감염상황에 대해 “락 다운이라고 하는 고강도 대책을 해도, 몇 차례 감염의 파도가 올 것을 당초부터 예측했다. 지금은 3차 물결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지만, 영국의 변이주 감염자가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부터 노인 우선으로 시작된 백신 접종은 16세 이상 전 주민으로 대상이 확대돼 국민의 60%가 접종했고 50%가 2회 접종했다. 특히 50세 이상은 80%가 2차 접종을 받았으며, 노인은 백신으로 보호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 사용된 백신은 한국에서도 접종이 시작된 미국 최대 제약사인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 기업 비온텍이 개발한 백신이다.

‘클라릿’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발병 예방효과에 대해 “접종 완료와 미접종의 60만 명씩의 집단을 비교해 접종이 끝난 집단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발병이 94% 적었다. 중증화 사례도 92%나 감소했다. 이 같은 효과는 70세 이상 고령자를 포함 연령에 관계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60세 이상과 의료인, 다음에는 50세 이상, 40세 이상 카테고리별로 접종이 이어졌다. 지금은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접종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하고 백신의 효과가 크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Q=이스라엘의 접종 속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이유는?

-이스라엘은 다른 국가에 비해 국토가 좁고 지리적으로 인구가 밀집해 백신 배송 체인도 효율적으로 이뤄졌다.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이 백신 클리닉을 각지에 연 것이다. 큰 병원이나 광장에 텐트를 치는 등 수백 개의 클리닉을 1주일 만에 전국에 개설했다. 또 접종자 관리는 20년 전 디지털화된 전자 진료기록카드를 통해 이뤄졌으며, 누가 접종했는지와 2차 접종 날짜 안내도 1차 접종을 받는 시점에 결정하도록 했다. 디지털화의 진전이 효율적 백신 접종에 큰 도움이 됐다.

Q=백신의 효과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투명성 확보가 가장 중요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투명한 메시지로 숨김없이 국민에게 알렸다. 부작용에 대해서는 접종을 시작한 지 몇 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보충 연구해 나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부작용 위험과 코로나 감염 위험을 비교하면 분명히 접종이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접종에 이해를 구했다.

Q=백신 접종 거부자 설득은 어떻게 했나?

-백신을 맞고 싶지 않다는 사람은 늘 있기 마련이라 제대로 된 플랜을 만들어 국민이 알기 쉽게 정보를 제공했다. 또 전국적인 캠페인을 벌여 유명인사들이 모범을 보이는 행태를 보였다.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서 접종하고 국무총리와 유명 의사들도 앞장섰다. 나도 접종 첫날 카메라 앞에서 백신의 효과는 있다고 호소했다. 이런 효과가 있어 락 다운을 해제할 수 있었고 현재 이스라엘은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고 있다.

Q=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의 일상 생활 차이는?

-또, 백신을 접종한 사람에게는 ‘그린 배지’를 붙였다. 스마트폰으로 접종을 받은 것을 증명하는 마크를 수신해 두면, 레스토랑 안에서 식사를 할 수 있고, 콘서트나 문화 이벤트 등에도 참가할 수 있다. 반면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은 식당 밖에서만 식사할 수 있는 등 접종을 받은 사람과 맞지 않은 사람은 다른 규칙이 적용된다. 그러면 경제를 안심하고 재개할 수 있고 접종을 늘리는 인센티브도 된다.

Q=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을 조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보건부 백신 조달 담당은 아니지만 내가 알기로는 작년 12월 이전에 백신 제조업체와 사전 구입 계약을 맺고 있었다. 한층 더 감염이 확대될 경우 화이자나 다른 메이커와 우선적으로 공급 받는 계약을 하고 있었다. 그 대신 감염에 관한 데이터는 세계에서 공유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즉 이스라엘이 백신 접종의 ‘테스트 베드’가 됨으로써 소중한 백신을 보다 빨리 조달할 수 있었다.

Q=과연 집단면역이 생겨나고 있는가?

-집단면역은 장벽이 높다. 오늘 현재 1명의 감염자에서 몇 명으로 확산되는 지를 보여주는 실효 재생산 수는 0.59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아직 집단면역과는 거리가 먼 상태지만 인구의 50%는 백신으로 보호되고 역학적으로도 장벽이 돼 있어 간접보호의 형태는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