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된 대형 컨테이너선의 일부 컨테이너를 내려 이초작업을 하라는 지시가 내려져 통행재개는 더욱 시간이 소요될 우려가 높아졌다. 게다가 일부 유조선 등은 항로를 변경하는 상황이어서 글로벌 물류혼란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이집트운하청은 27일 이집트 수에즈운하에서 좌초해 통행중단을 일으킨 대형 컨테이너선의 이초작업에 대해 “특정 시점을 정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해 통행재개 전망이 서지 않는 상황을 지적했다
이초작업에는 밀물이 가장 높은 대조의 시기에 해당하는 주말에 만조로 수위가 상승하는 점을 이용해 좌초된 에버기븐호를 예인선으로 움직이려고 하고 있다. 운하청은 뱃머리 주변의 토사 2만입방미터 가까이를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해 지난 26일에 90% 완료했다고 밝혔다.
수에즈운하청의 오사마 라비 청장은 “에버그린의 키가 움직였다”면서 이초작업에 진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좌초의 원인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문제와 인위적 실수의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운하청은 당초 모래폭풍이 원인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한편 좌초된 에버기븐호가 수에즈운하를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대기하고 있는 선박은 321척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중 적어도 10척에는 가축이 실려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초작업에 대해서 좌초된 ‘에버기븐’호를 소유한 쇼에이기센(正栄汽船) 고위관계자는 “대형예인선 도착이 다소 늦어져 예인선 투입이 28일 밤(현지시간) 늦게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받은 전 세계 공급망에 더 큰 타격을 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동에서 유럽으로 가는 석유와 가스 수송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주변을 도는 우회 항로를 택하는 선박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해운사인 메디터레이니언 쉬핑 컴퍼니는 미국 LNG(액화천연가스)회사 체니어 에너지와 쉘의 LNG운반선 2척을 포함해 이미 적어도 11척의 선박 경로를 희망봉 근처로 돌렸다고 밝혔다.
희망봉 우회 경로는 항해 일정을 수주 늘리고, 하루 연료비로는 2만6000달러(2900만 원) 이상이 든다.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교역량의 12%를 처리했으며, 지난해 1만9000척, 하루 평균 51.5척의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