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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유하는 영화(10)] 남존여비: 남자의 존재 이유는 여자의 비위를 맞추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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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유하는 영화(10)] 남존여비: 남자의 존재 이유는 여자의 비위를 맞추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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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예년에 비해 다소 빨리 만개했다. 계절 순환에 의해 벚꽃도 다시 피고 진다. 하지만 올해 우리가 본 벚꽃은 작년의 그 벚꽃이 아니다. 같은 나무 같은 자리에서 피어도 같은 벚꽃은 아닌 것이다.

벚꽃을 지켜보면 그냥 다시 피는 것이 아니라 무더운 여름 그리고 낙엽의 희생과 혹독한 겨울을 거쳐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어쩌면 인간의 사랑도 벚꽃이 새로운 가지에 꽃을 피우기 위해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듯이 서로 아끼고 부대끼고 해야 하는 건 아닐까.
혹자는 벚꽃 아래에 서서 지나간 사랑을 생각하는 아픔까지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

이미 떨어진 벚꽃을 보며 지나간 사랑의 기억이라고 이름 짓는 것도 슬프다. 그것도 모자라 데이트 폭력이나 치정으로 인한 범죄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헌터의 철학'이란 영화가 벚꽃 아래서 촬영 중이다. 얼핏 제목을 들으면 에로틱 코미디 같지만 시나리오만 보고 배급사 투자를 이끈 것을 보면 뭔가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여심사냥꾼은 어떤 경우에도 여자 탓을 하는 대신에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하면 늘 실연당하는 하숙집 후배에게 옆방 선배는 용기를 내 원하는 여자에게 말을 건네는 법을 알려준다.

첫째 상대를 잘 선택하라. 잘 웃고 미간이 넓은 여자는 착해서 잘 거절하지 못한다.

둘째 급하게 걷는 여자를 피하라. 그녀는 서둘러 집이나 회사에 가거나 남친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셋째 헌팅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여자에게 말을 거는 것은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소심한 나를 이기려는 것이지 상대가 목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여자가 거부의 몸짓을 보이더라도, 이미 표현했다는 자체가 성공이며 나의 성장이다.

그러니 당신을 거절하는 그녀에게 원망보다 감사하다고 인사해야 한다. 그리고 집에 와서 표정이나 복장을 반성하고 몸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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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찬 감독은 영화를 위한 사자성어를 만들었다. '남존여비'. 기존에는 남자를 높이고 여자를 낮추는 사자성어였지만 김 감독에 의해 남자의 존재 이유는 여자의 비위를 맞추는 데 있다며 전혀 다른 의미의 사자성어로 바뀌었다. 여성 폭력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이 격언은 술자리에서 만난 김흥도 감독으로부터 들었다고 저작권 침해 안 되게 해달라고 웃으며 당부했다. 역시 코믹 코드에 맞는 감독이다.

그리고 전 세계에 남존여비라는 남녀평등 사상을 알려야 되겠는데, 어떻게 하면 영어로 그 의미를 살려낼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영어 타이틀을 공모하려고 한다고 덧붙인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