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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명칭 논란·한지붕 두 사장 '불청객 이슈'에 국토정보공사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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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명칭 논란·한지붕 두 사장 '불청객 이슈'에 국토정보공사 '곤혹'

김정렬 사장, 중복사용 LX홀딩스에 불편한 심기 표명...해임취소 승소 최창학 사장 업무복귀에 "최소한 예우, 혼란 없어"

LX한국국토정보공사 김정렬 사장이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LX한국국토정보공사 이미지 확대보기
LX한국국토정보공사 김정렬 사장이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LX한국국토정보공사
LX한국국토정보공사가 최근 '반갑지 않은 이슈'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달갑지 않은 '불청객 이슈' 첫번째는 해임됐던 최창학 사장이 정부의 해임 처분에 반발해 제기했던 취소청구가 법원에 받아들여져 업무에 복귀하면서 '한 지붕 두 사장'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두번째 이슈는 지난 10년 이상 사용해 오던 기업 영문 CI 'LX'를 느닷없이 대기업 LG에서 분리독립한 신생지주사가 그룹 CI로 똑같이 'LX'를 선정하면서 '상호명 분쟁'이 일어난 것이다.

9일 국토정보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국토정보공사 김정렬 사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회사를 둘러싼 이슈들에 견해를 밝혔다.

먼저,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오는 5월 1일 출범 예정인 신설지주사 LX홀딩스의 'LX 명칭' 사용과 관련, 김 사장은 "LX를 검색하면 LX홀딩스와 LX한국국토정보공사가 다 나온다"면서 "(LX홀딩스가) 단순히 디자인만 가지고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상표법상으로는 허용될 수 있어도 일반상식에는 부합하지 않는 선택으로 본다"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 김정렬 사장 "LX 중복사용 일반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 강조…"국토정보공사의 허술한 상호등록이 빌미 줬다" 지적


그러나, 일각에서는 LX 명칭 중복 문제에 국토정보공사가 빌미를 제공한 부분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국토정보공사가 상표법상 단순히 알파벳 두 글자만으로 상표등록이 어려워 'LX'가 아닌 'LX한국국토정보공사'로 등록하고 사용해 온 점을 LX홀딩스에 영리하게 허점을 파고 들었다는 주장이다.

LX홀딩스는 단순히 알파벳 'LX' 글자를 디자인화해 상표로 등록했고, 이를 근거로 "LX 명칭 사용과 관련해 법적 이슈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LX 명칭 중복사용' 논란에서 국토정보공사가 공세의 입장이라면, 최창학 전 사장의 업무 복귀는 정반대로 수세의 입장에 내몰린 상태다.

6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정렬 사장은 해임취소 판결에 따른 최 전 사장의 업무 복귀에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해 최소한의 예우를 갖추고 있지만, 조직이 큰 혼란에 빠진 상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창학 사장은 국토부로부터 해임 조치에 이은 대통령의 해임처분에 반발해 서울행정법원에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월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대통령의 해임처분에 취소 판결을 내렸고, 최 사장은 현재까지 국토정보공사 서울지역본부로 출근을 강행하고 있다. 국토정보공사 임직원들은 졸지에 업무결재와 의전 등에서 '2명의 사장 중복' 문제에 직면해 있다.

정작 최 사장 해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국토부와 대통령 상대 소송을 담당하는 법무부는 법원의 해임취소판결과 국토정보공사의 '복수 CEO ' 상황에 말을 아끼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아직 재판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키지 않은 이슈들에 국토정보공사가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는 해결의 실마리를 공사가 아닌 외부 당사자들이 쥐고 있다는 점이다.

◇ 최창학 사장 해임취소청구 '승소'로 복귀…"LX 명칭 강경대응, '한지붕 두 사장' 이슈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 분석도

즉, LX 명칭 중복사용의 경우, 결국 LX홀딩스의 대응이나 법원 결정에, '2명의 CEO 모시기'도 최창학 사장의 임기 만료 같은 외적 요인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어 국토정보공사의 운신의 폭이 제한돼 있다.

반면에 LX 명칭 중복 문제에 국토정보공사가 초반 대화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에서 돌변해 '법적 대응'을 언급하며 강경 자세로 선회한 것을 두고 최창학 사장 해임 취소건과 연계시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LX 명칭 문제에 LX홀딩스를 옹호하는 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정보공사가 '한지붕 두사장'이라는 껄끄러운 내부 이슈로 쏠리는 시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LX홀딩스에 공세적 제스처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냐"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