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퀄컴은 모바일 칩셋의 최대 공급업체지만 자체 생산시설이 없어 파운드리 업체에 칩 생산을 의존하고 있다. 퀄컴이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 급격하게 가까워져 거래가 집중되면서 삼성전자의 TSMC 추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샘모바일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칩 시장에 공급 부족 파동이 일어난 것은 반도체 칩의 생산 부족 때문만은 아니다. 반도체 칩 생산을 위한 포장 기판과 웨이퍼 공급도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와중에 TSMC는 규모의 경제 이점을 앞세워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TSMC는 퀄컴에 대해 전례 없는 특혜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TSMC와 퀄컴의 관계 강화가 큰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고 보고 있다. TSMC는 생산 능력에 부담이 있음에도 퀄컴용 고급 5G 칩을 우선 생산하기로 했다. TSMC가 어떤 칩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TSMC가 퀄컴으로 칩 생산을 확대했다는 것 자체가 양사의 밀월 관계를 상징하며 삼성으로서는 큰 위협이 된다.
가장 큰 우려는 퀄컴이 스냅드래곤 차세대 버전 등 최첨단 주력 칩셋을 TSMC에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내년 새 주력 칩셋을 TSMC가 가져간다면 삼성의 TSMC 추격은 더욱 어려워진다.
반도체 부족 사태로 삼성전자는 이미 갤럭시 노트21을 취소해야 했다. 삼성 스마트폰 주력 제품은 엑시노스와 퀄컴 칩셋 분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퀄컴의 칩 공급 부족으로 2022년 제품 라인업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