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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SMIC, TSMC출신 임원에 4배 연봉·주식·아파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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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SMIC, TSMC출신 임원에 4배 연봉·주식·아파트 제공

중국 SMIC가 지난해 대만 TSMC에서 스카우트했던 임원의 연봉을 4배 이상 올려주고 그에게 340만 달러 상당의 아파트를 제공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SMIC가 지난해 대만 TSMC에서 스카우트했던 임원의 연봉을 4배 이상 올려주고 그에게 340만 달러 상당의 아파트를 제공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중국 최대의 반도체 회사인 SMIC가 지난해 대만 TSMC에서 스카우트했던 임원의 연봉을 4배 이상 올려주고 그에게 340만 달러 상당의 아파트를 제공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얼마나 아낌없이 투자하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SMIC는 대만 TSMC에서 연구개발(R&D) 부장으로 일했던 69세의 량몽송 공동대표에게 지난주 이 같은 막대한 보상금을 지급했다고 한다.
량의 지난해 총 급여는 153만 달러로 상하이 소재 SMIC 임원이 받은 최고액이다. 지난 2019년 첫 연봉 34만1000달러보다 450% 인상됐다. 여기에 량은 25만9800주의 주식도 받았다. SMIC의 주가는 현재 홍콩증시에서는 27홍콩달러, 상하이증시에서는 58위안에 거래됐다.

2020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SMIC의 연례보고서는 량에 대한 보상이 급상승한 구체적인 이유는 제시하지 않았다. 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자오 하이쥔과 함께 회사의 공동 최고경영자로 남아 있다.

이런 파격적인 대우가 량이 세계 4위의 반도체 파운드리이자 중국의 최대 희망인 SMIC에 머물도록 한 요인이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은 국내 반도체 칩 공급망 개발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기술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며 인재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다. 그런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급여 인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그가 회사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지 몇 달 만에 밝혀졌다. 량은 지난 12월 SMIC가 장상이(75) 부회장을 선임하기로 한 데 대해 "놀랍고 어리둥절하다"며 사직 의사를 표명했고 이는 당시 언론들이 주요 기사로 크게 다루었다. SMIC는 량이 사임 시도에 앞서 지난해 11월 해임됐다고 밝혔다.

장 부회장이 SMIC에서 받는 연간 보상금은 67만 달러이며, 이는 그가 2006년 TSMC에서 은퇴하기 전에 받은 금액의 약 5분의 1이다.

12월에 유출된 사직서에서, 량은 28나노미터에서 7나노미터로 프로세스 노드 개발을 완료하기 위해 2000명의 엔지니어 팀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다른 회사가 성공하는데 1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과제다. 량은 사직서에서 “SMIC에서 높은 직급이나 많은 연봉이 아니라 회사의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썼다.
1992년부터 2009년까지 TSMC에서 근무했던 량은 SMIC에 입사하기 전 삼성전자 LSI 사업부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삼성의 28나노미터 및 14나노미터 프로세스 노드 개발을 도왔다고 한다. 노드는 특정 칩 제조 프로세스를 가리키며, 고급 설계로 스마트폰, 개인용 컴퓨터 및 기타 첨단 응용 프로그램을 위한 고급 IC를 만들 수 있다.

2015년 TSMC는 삼성으로 영업비밀을 유출한 혐의로 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량은 일시적으로 공백기를 가진 후 SMIC에 입사했다.

대만은 중국의 반도체 인재 영입 공급원이 됨에 따라 대만의 저항은 거세지고 있다. 대만 당국은 지난 달 중국 본토 칩 회사에 인재를 빼돌린 혐의로 두 회사의 사무실을 급습했다. 또 헤드헌터들이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양안 관계는 최근 정치와 경제 분야 모두에서 악화됐다.

한편 중국의 칩 자립 활성화 계획을 주도하는 SMIC는 미국의 12월 미국 무역 블랙리스트에 추가됐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