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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수수료에 최고금리까지 인하…신용카드사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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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수수료에 최고금리까지 인하…신용카드사 '첩첩산중'

법정최고금리가 오는 7월 인하될 예정인 가운데 대출을 확대해오고 있는 신용카드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법정최고금리가 오는 7월 인하될 예정인 가운데 대출을 확대해오고 있는 신용카드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용카드사들이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7월부터 법정최고금리가 인하될 예정으로 대출을 늘려오던 카드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20% 이상의 금리로 카드론을 이용하는 고객 비중이 높은 카드사들의 우려가 깊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회사 대출과 10만 원 이상 사인 간 거래에 적용되는 최고금리를 연 24%에서 20%로 4%포인트 인하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부업법·이자제한법 시행령 개정령안이 지난달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최고금리 20%는 대출계약을 새로 체결하거나 대출을 갱신, 연장하는 계약부터 적용된다. 최고금리 인하로 카드사들은 고금리 고객들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소급적용이 시행될 경우 20% 이상 고금리 취급비중이 높은 카드사들의 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새롭게 대출을 받는 경우 외에 기존 대출 이용자들에게도 금리 인하를 소급적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약관상 이미 실행된 대출에 금리를 인하하는 근거 규정이 없으나 2018년 최고금리 인하 당시 24% 이상 금리를 적용받는 기존 대출자들의 금리를 자율적으로 24% 이하로 내렸다.

이번에도 인하된 최고금리가 소급적용될 경우 기존에 20% 이상의 금리로 대출을 받은 고객은 20% 이하의 금리를 적용받게 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20% 이상 고금리 카드론 이용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카드로 22.55%를 기록했다.
현대카드는 12.41%로 두 번째로 높았다. 이어 롯데카드 6.93%, KB국민카드 4.53%, 신한카드 1.96%였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20% 이상의 금리를 적용받는 회원이 없었다.

현금서비스의 경우 KB국민카드가 53.86%로 20% 이상 고금리 이용자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카드 52.71%, 현대카드 52.35%, 하나카드 51.86%, 롯데카드 39.86%, 우리카드 25.87% 순이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론 잔액은 35조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2%(3조 원) 증가했다. 카드론 이용액은 53조 원으로 14.9%(6조9000억 원) 늘었다.

카드사들은 카드론 이용액 증가로 카드론 수익이 1906억 원 늘면서 가맹점수수료 수익(-1336억 원)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를 방지했으나 최고금리 인하 이후에는 이마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최고금리 인하에 이어 가맹점수수료 인하도 앞두고 있는 상황으로 카드사들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가맹점수수료 재산정 논의에 본격 돌입한다. 이에 대비해 여신금융협회는 삼정KPMG를 카드 수수료 원가분석 컨설팅업체로 선정하고 계약 세부사항을 검토한 뒤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후 금융당국과 여신금융협회는 가맹점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는 이미 낮아질대로 낮아져 신용판매업에서는 적자가 나는 상황인데 대출에서도 수익을 내기가 어렵게 됐다”며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도 문제지만 20% 이상 금리로 대출을 내줄 수 없게 되면서 저신용자들은 더욱 사금융으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