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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정상회담서 중국 군사위협 대비 일본 중거리 미사일 배치 및 개발 지원 논의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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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정상회담서 중국 군사위협 대비 일본 중거리 미사일 배치 및 개발 지원 논의될 듯

사진은 201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서 처음으로 공개된 극초음속 활공 미사일 ‘DF-17’의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201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서 처음으로 공개된 극초음속 활공 미사일 ‘DF-17’의 모습.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방미에 의한 16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중국의 팽창에 대한 미‧일 공동의 방위 태세 강화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주변에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미국 의회는 초당적으로 중국의 압도적 물량의 미사일에 맞설 중거리 미사일의 개발과 배치를 일본에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의 인도태평양지역 영향력 확대 차단

미국 측의 일본에 대한 이런 기대는 지난 4월 8일 미 의회 상원에 제출된 ‘2021년 전략적 경쟁법안’에 명시됐다. 법안을 제출한 사람은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인 로버트 메넨데스 의원(민주당)과 이 위원회의 공화당 중진 짐 리쉬 의원(공화당)이다. 두 사람에 의한 공동 제출이지만, 주도한 것은 민주당의 메넨데스 의원이기 때문에, 같은 민주당의 바이든 정권의 의향도 광범위하게 포함된 것으로 여겨진다.

모두 280쪽이 넘는 이 법안의 1차 초안에서도 중국을 미국의 중장기 최대 경쟁상대로 규정하고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일본, 인도 같은 동맹국 및 우방 등과 연대해 중국의 무법적인 팽창과 활동을 억제하기 위한 포괄적 정책을 채택할 것을 미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방위협력 파트너로 일본을 첫손에 꼽으며 일본의 장거리 정밀타격무기와 탄약 및 방공미사일 방어 개발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말하는 장거리 정밀타격무기란 지금까지 일본이 보유해온 단거리 미사일보다 사거리가 긴 중거리 미사일(국제적으로는 사거리 3000~5500km로 알려져 있음)을 의미하며 그 주체는 지상 배치 탄도미사일이라고 의회 소식통은 설명했다.

■ 이번 정상회담 공식의제 채택 가능성 배제 못해

중국은 일본 주변 서태평양 지역에 1000기가 넘는 지상 배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해 일본 전역은 물론 괌의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두고 있다. 한편, 미군의 동급 탄도미사일의 지상 배치는 제로에 가까운 상태이다. 이 불균형은 동‧서 냉전 시대 미국이 소련과의 중거리 핵전력 제한협정(INF)에 따라 이 급의 지상 배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전폐하면서 생겨난 이후 그대로 유지돼 왔다.

미국의 트럼프 전 행정부는 소련을 계승한 러시아의 위반행위와 중국의 중거리 미사일 위협 증대를 이유로 INF 전폐조약을 파기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동아시아 서태평양에서의 중거리 미사일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정책들이 검토돼 동맹국인 일본에 미군의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안과 일본에 중거리 미사일의 개발과 배치를 촉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게 됐다.

바이든 정부도 같은 방침을 답습하고 있어 미군 당국은 바이든 행정부에도 일본의 중거리 미사일 개발과 배치를 권장해 왔다. 이번 의회에서 ‘2021년 전략적 경쟁법안’은 이런 배경을 토대로 미국 의회에서 민주 공화 양당의 공통 의향으로 미국이 일본의 중거리 미사일 개발과 배치를 지원할 것을 명기한 것이다.

모테기 도시미츠(茂木敏充) 외상 등에 의하면, 현시점에서는 바이든 정권이 일본 정부에 공식적으로 그 의향을 전한 것은 아직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워싱턴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바이든 행정부 측이 비공식적으로라도 ‘일본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제의해 의제가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