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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이번엔 정전사고...글로벌 반도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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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이번엔 정전사고...글로벌 반도체 '비상'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에 정전사고가 발생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에 정전사고가 발생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로이터
그동안 가뭄 문제로 반도체 공급에 차질을 주지 않을까라는 무거운 질문을 받아온 TSMC가 정전사고로 일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해당 공장에서는 자동차 칩도 생산하고 있어 부품 부족을 겪고 있는 자동차 업계에 충격이 가중될 수도 있다.

◇ 사고 경위와 복구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고 경위는 아이폰 주요 조립업체인 위스트론이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해 굴착 작업을 하다가 실수로 지하에 매설된 송전 케이블을 끊으면서 발생했다. 정전은 현지 시간 오전 11시 6분에 타이난의 난케(Nan-Ke) 하위 구역에 있는 치치 건설(Qi Qi Construction Co. Ltd.)이 타이 파워 소유의 161kV 전력 케이블을 절단하면서 발생했다.

TSMC는 난케에서 14공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이 시설 전원 공급 장치에 상당한 전압 강하가 발생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정전 후 전원 공급 장치는 오후 6시 23분까지 복구되지 않았으며 TSMC는 백업 디젤 발전기로 전원을 전환했다고 한다.

14공장은 정전으로 인해 작업자에게 안전 문제가 없으며 그 결과로 사람이 대피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백업 전력선에서 전력을 공급 받고 있으며 현지 시간으로 4월 15일 오후 5시까지 수리가 완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전 이후 자동차 칩 부족이 악화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TSMC가 운영을 늘리는 데 걸리는 시간에 따라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나와 있는 제한된 정보로는 전원 공급 장치가 복구되었음을 시사하고 있지만 P7 라인의 용량 활용 수준에 대한 정보는 아직 없다.

◇ 피해 규모


이 시설에서 생산하는 칩은 주로 자동차에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반도체 공급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고는 자동차 업계에 더 큰 부담을 초래할 수도 있다.
초기 비공식 추정에 따르면 피해가 수백만 대만달러 정도의 피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한다. 나노미터 단위로 이뤄지는 반도체 공정 특성상 단기간 정전도 제품을 폐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칩 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여전히 14공장 정전 비용을 평가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부에서는 예상 피해 규모를 두고 정전으로 인해 최대 3만개의 웨이퍼가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한다.

다만 사고가 발생한 14공장 가운데서도 피해가 큰 P7 라인은 월간 생산 능력이 4만개로 추정되기 때문에 이것으로 판단하면 3만개의 웨이퍼 손실 추정치는 과장이라는 지적도 있다.

TSMC의 웨이퍼 당 수익 추정치를 사용하고 비공식 웨이퍼 손상 보고서에서 다양한 범위를 도출하면 금전적 손상을 추측할 수 있다. TSMC는 웨이퍼 당 평균 1624달러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므로 정전으로 인해 최소 1000개의 웨이퍼가 손실되거나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면 대략 16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TSMC가 이미 자동차 칩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최대 규모의 생산을 진행 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사고로 실제 피해가 발생했다면 TSMC 칩 비용이 일부 인상될 수밖에 없고 차량용 반도체 칩 수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주변 이야기


과학단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장에 있는 10개 회사에서 전력이 나갔지만 대부분 백업 전력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이번 정전으로 대피한 공장 직원은 없었고 일부 기계들은 정전 사태 동안에도 백업 시스템에 의해 생성된 전기로 계속 작동됐다고 한다.

한편 TSMC 경쟁사인 유나이티드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United Microelectronics Corp.)는 타이난에 있는 과학 단지의 생산 라인은 백업 시스템이 가동되기 때문에 정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TSMC는 4월 15일 1분기 법인 설명회에서 정전에 따른 영향 등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밝힐지는 미지수다.

TSMC는 지난달 말 북부 신주 과학단지 내 12공장에서 불이나 정전을 겪었을 때도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당시 업계는 12공장이 연구개발 및 시험 양산 공장의 성격이기 때문에 당장 눈에 보이는 손해는 없다 하더라도 완전히 재가동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한 바 있다.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로 애플, 퀄컴 등이 고객사다. 반도체 공정은 일시적 정전에도 막대한 손해를 입는다. 만약 일시적 정전에 따른 사고로 생산에 차질이 있었다면 전 세계 반도체 공급난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