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SK의 베트남 투자 확대, 中·美 편향 탈피 '현명한 선택'

공유
0

SK의 베트남 투자 확대, 中·美 편향 탈피 '현명한 선택'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4차 산업 혁명의 주력군으로 사업을 재편성하는 데 성공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SK그룹이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해 중국과 미국 편향에서 벗어나려는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는 것이 재계의 진단이다. 베트남은 인도네시아와 함께 동남아에서 넘버 1위 시장을 위해 달리는 유망한 투자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 SK, 베트남 O2O(online to offline 결합)시장에 투자


베트남 경제는 코로나 전염병으로 인한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9% 성장했으며, 국제 통화기금(IMF)은 올해 6.5% 더 확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트남은 수출 제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9650만 인구 가운데 중산층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 10년 동안 베트남에서 소매업 분야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O2O 소매 전략은 코로나 이후 전 세계적으로 고객 경험을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제품을 사고 서비스를 받고 저녁을 먹기 위해 실제 매장에 가야했지만 이제는 디지털화와 관련하여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은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웹 사이트, 모바일 앱을 통해 온라인 쇼핑으로 해결할 수 있다.

최근 베트남의 소매 시장은 O2O 전략으로 소매업이 변화함에 따라 급격히 변화고 있다. 이제 소비자는 언제 어디서든지 검색할 수 있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을 수 있다.

닐슨(Nielsen)의 시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쇼핑객은 점차적으로 전통시장에서 구매 습관을 줄이고 편의점이나 미니 마트를 더 자주 선택하고 있다. 동 보고서는 최근 몇 년 동안 편의점과 미니 슈퍼마켓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베트남 소매 채널의 쇼핑 수요는 현재 소비자 지출의 20~25%에 불과하다. 필리핀은 33%, 태국은 34%, 중국은 51%, 말레이시아는 60%, 싱가포르는 90%를 보이고 있어 소매 채널을 개발할 여지가 매우 크다. 이에 SK 그룹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베트남 최대 소매 체인에 투자를 결정했다.

SK 대변인은 지난 4월 6일 빈커머스 지분 16.3%를 4억1000만 달러를 지불하고 획득했다고 밝혔다. SK는 빈커머스 지배 지분은 물론 SK와 3년간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베트남의 재벌 마산그룹으로부터도 주식을 매입했다. SK그룹은 2018년부터 마산 지분 9.5%를 보유하고 있다.

빈커머스는 베트남 소매 시장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2300개의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오프라인 상태다. SK는 빈커머스 지분을 확보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며, 향후 빈커머스가 알리바마나 아마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비즈니스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산 그룹은 금융 서비스 및 광업 분야의 다른 계열사와 함께 식음료 산업에서 베트남 최대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그룹은 2019년 12월 빈그룹으로부터 제휴사의 지분 83.7%인 빈커머스를 인수했다. 마산 그룹은 빈커머스의 리테일 부문 강점과 시너지를 창출해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마산그룹에 인수된 후 빈커머스 매출은 2019년 11억 달러에서 30% 증가한 2020년 14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올 해 빈커머스 매출은 1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매출 증가는 편의점 및 슈퍼마켓을 통한 베트남 소매 시장의 연간 25% 성장에 의해 가능할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SK 동남아투자 박원철 ​​대표는 빈커머스에 투자한 이유에 대해 “유통 개발 전략을 통해 향후 5년간 63개 주와 도시에서 소매업 현대화를 이끌어 O2O 사업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포석”이라고 밝히고 있다.
박원철 SK동남아투자법인 대표(오른쪽)와 권혜조 부사장(왼쪽)이 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대니 레(Danny Le) 마산그룹 CEO(가운데)와 화상으로 빈커머스 투자 계약을 체결한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이미지 확대보기
박원철 SK동남아투자법인 대표(오른쪽)와 권혜조 부사장(왼쪽)이 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대니 레(Danny Le) 마산그룹 CEO(가운데)와 화상으로 빈커머스 투자 계약을 체결한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


◇ SK그룹 사업 재편과도 부합하는 투자라는 평가


현재 SK그룹은 사업 재편을 추진 중에 있다. SK텔레콤은 본업(통신)을 담당하는 T1에 통신 핵심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SK텔링크 등 통신 자회사들을 붙이고, T2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래 먹거리 ICT 뉴비즈(신사업) 자회사인 11번가(커머스), ADT캡스(융합보안), 티맵모빌리티(모빌리티), 원스토어 등을 지배하는 형태다.

여기서 주목할 부문이 미래 먹거리 ICT 뉴비즈(신사업)다. SK는 이미 2016년부터 O2O 중국시장 진출을 시작했으며 아마존과도 제휴를 한 상태이고 이제 베트남으로도 진출하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SK그룹이 추진하는 빈커머스가 알리바마나 아마존 같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 채널을 통합하는 다중 비즈니스로 성장할 지 주목하고 있다.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향후 동남아시아 전체로 사업 모델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도약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SK그룹의 베트남 투자 현황


SK그룹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영역 확대를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한 ‘신남방정책’에 크게 호응했다. 2017년 11월 대통령이 신남방정책 의지를 밝힌 이후 2018년 SK 동남아 투자 부문을 설립하고 6억5500만 명에 달하는 동남아 시장에서 투자기회를 본격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인구 고령화로 인해 장기적인 소비 성장 둔화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베트남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시장 중 하나라는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투자를 늘려 왔다.

SK그룹은 현재 베트남 최대 기업 빈그룹 지분 6.1%를 소유하고 있으며 자회사 SK에너지는 페트로 베트남 오일 지분 5.23%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SK 그룹은 베트남 제약사 이멕스팜 지분 24.9%도 인수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