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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강남 다주택 부자들이 집을 안 팔고 증여를 통해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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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강남 다주택 부자들이 집을 안 팔고 증여를 통해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이유

지난달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증여가 전달보다 6.3배나 급증하며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증여가 전달보다 6.3배나 급증하며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에서 아파트 증여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오는 6월 다주택자 보유세·양도소득세 강화를 앞두고 이를 피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이 20일 발표한 ‘월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증여는 2019건으로 2월의 933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 812건으로 전달의 129건보다 6.3배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정부의 중과세를 통한 다주택자의 매매 유도가 또다시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주택자의 경우 오는 6월부터 3주택자 이상(조정대상지역은 2주택자)의 종부세가 기존 0.6∼3.2%에서 1.2∼6.0%로 상향 조정되고, 양도소득세도 중과세율이 20∼30%포인트로 기존 대비 10%포인트 오르게 된 것도 매각보다는 증여로 마음을 바꾸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어차피 세금을 낼 바엔 증여로 아파트 소유주의 명의를 분산하면 부분적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추후 집값 상승 때 시세차익으로 이를 벌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종부세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이유로는 최근 4‧7 재보선 이후 오세훈 시장이 민간 주도의 강남 재건축 재개발을 공약하면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급등하는 것도 꼽힌다. 게다가 현 정부와 오 시장의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급대책이 이른 시간 내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 분명해지면서 집값 추가 상승의 여지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그런 까닭에 전문가들은 모든 문제는 공급 부족에 있으며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집값 상승에 베팅하고 버티는 다주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집값이 추가로 상승하면 세금을 더 물더라도 팔지 않고 증여로 돌려 보유하는 게 더 실익이 큰 현실에서 다주택자의 매물이 나올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다. 결국, 모든 문제는 공급 부족에 있으며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집값 상승에 베팅하고 버티는 다주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러면서 강남 다주택자들의 증여 폭증은 공급확대로 집값이 안정되지 않는 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은 정부와 서울시가 머리를 맞대고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는 대책을 하루빨리 만들라는 ‘경고’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