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인텔, '파운드리 전쟁' TSMC-삼성전자 이길수 있을까?

공유
1

인텔, '파운드리 전쟁' TSMC-삼성전자 이길수 있을까?



2020년 및 2021년 업체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사진=트렌드포스이미지 확대보기
2020년 및 2021년 업체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사진=트렌드포스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에 다시 진출하겠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세계 대전의 서막이 올랐다.

세계 최대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 안분지족했던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다시 뛰어들기로 한 이유는 아시아로 기울어진 반도체 시장의 운동장을 바로 잡겠다는 것.

파운드리 시장을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장악하고 있는 현재의 구도를 더 늦기 전에 재편하지 않으면 미국의 기술 패권을 영원히 상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똑같이 현실인식을 하고 있는 조 바이든 신임 미국 대통령이 든든한 후원자로 나선 것이 인텔의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품귀 현상이 발생한 것이 미국의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 결정에 불을 당겼다.

삼성전자와 TSMC가 만든 반도체가 없으면 애플을 비롯한 미국 굴지의 제조업체들이 신제품 하나 제대로 개발할 수 없는 상황을 극복해야 하겠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인텔 자신도 지금까지는 삼성전자와 TSMC 가운데 한 곳에 위탁생산을 맡겨야 하는 처지였다.

◇인텔, 초미세 공정 성공할 수 있을까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다시 벌이겠다고 선언하면서 전세계 관련업계가 주목을 하는 대목은 초미세 공정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다. 초미세 공정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와 TSMC와 기술 격차를 과연 좁힐 수 있겠느냐의 문제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전문매체 세미컨덕터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인텔의 첫 번째 파운드리 사업 진출은 8년만에 실패로 돌아갔고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손을 뗐다. 여러 배경이 있지만 초미세공정 경쟁에서 아시아 업체들에 뒤진 것이 가장 큰 패인이었다.

세미컨덕터엔지니어링은 “인텔은 당시 10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에 도전했으나 여러 차례 차질을 빚은 끝에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면서 “10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은 삼성전자와 TSMC만 성공을 거뒀고 인텔은 반도체 기술 패권을 상실할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삼성전자·TSMC와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과 기술 격차를 해소하지 않고 파운드리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세미컨덕터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인텔은 22나노미터급 공정과 더불어 14나노미터급 공정을 추진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7나노미터급 공정에도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2023년 이전 생산은 어려울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2~3년 내 파운드시장 변화 없을 것”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업체들을 자문해온 글로벌 반도체 컨설팅기업 세미컨덕터어드바이저스의 로버트 메이어 최고경영자(CEO)는 세미컨덕터엔지니어링과 인터뷰에서 “인텔이 여러 난관 때문에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가 지적한 인텔의 가장 큰 난관은 TSMC를 추격하는 문제. 메이어 CEO는 “인텔이 TSMC를 따라잡을 수 있는 경우는 TSMC가 인텔의 추격을 허용할 정도로 큰 실책을 하는 경우와 인텔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경우인데 문제는 둘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따라서 “당장 인텔 때문에 2~3년 안에 파운드리 시장에 큰 변화가 불어닥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4~5년 내다보고 달려들어야 하는 어려운 문제인데 인텔이 과연 그 안에 추격에 성공할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세미컨덕터엔지니어링은 “TSMC의 경우 대만에서 생산시설을 계속 증설하는 한편, 미국에서도 대규모 최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을 지을 계획이고 삼성전자도 실리콘웨이퍼 제조공장을 증설 중”이라고 전했다. 인텔의 추격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