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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스팩 회계 처리 바꿔야...개인투자자 스팩 거래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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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스팩 회계 처리 바꿔야...개인투자자 스팩 거래 급감"

13일 미국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스팩의 콜옵션(Warrant·사전에 정해진 가격이 보통주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을 회계상 지분 상품, 즉 자본으로 일괄 분류하는 것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사진 = 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13일 미국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스팩의 콜옵션(Warrant·사전에 정해진 가격이 보통주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을 회계상 지분 상품, 즉 자본으로 일괄 분류하는 것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사진 = 로이터
한동안 월가에서 뜨겁게 달아올랐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열풍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고 야후 파이낸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팩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3월에 거의 109건의 스팩 신규 거래가 이루어진 후 4월에는 10건의 스팩 상장건이 중단됐다.
미 증권당국이 스팩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내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는 것이다.

스팩은 이른바 '백지수표 회사'라고도 불린다. 실제 사업이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다.

사실상 껍데기 회사를 증시에 상장시켜서 먼저 자금을 조달하고, 비상장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식이다. 이후 스팩은 그대로 사라지고 피인수 회사가 상장회사로 존속하는 역합병이 이뤄진다.

스팩은 상장 후 24개월 이내에 M&A를 해야 하고, 기한 내 M&A에 실패하면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는 방식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M&A에 실패하더라도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으니 큰 부담이 없고, 기업들 입장에서도 전통 기업공개(IPO) 방식에 비해 상장 준비 시간을 빠르게 줄여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식시장이 전례없이 활황을 보이는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기업들과, 풍부한 유동성 속에서 투자처를 찾아 해매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맞아 떨어지면서 스팩 시장은 그야말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스팩시장이 점차 뜨거워지자 미 증권당국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앞서 지난 13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성명을 통해 "통상 스팩 대차대조표에서 자본으로 분류하는 워런트(신주인수권)를 특정 상황에서는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규제 당국은 최근 올해에만 1000억 달러가 넘는 기금을 모집한 300개가 넘는 스팩사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이들에 대한 회계 규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단속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스팩 거래 흐름 또한 감소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스팩 거래 구매는 연초 주간 1억 2000만 달러 순매수에서 4월에 한 자릿수로 크게 둔화되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들은 "4월의 스팩 거래 데이터는 개앤투자자들이 전통기업 투자로 돌아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저가 투기성 증권보다 기성 기업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NBC의 스팩 거래 지수(SPAC Post Deal Index)는 2021년 상승분을 반납해 20일 종가 기준 20% 이상 하락했다.

회계자문그룹 RSM의 파트너 앤서니 데칸디도(Anthony DeCandido)는 "스팩 거래는 현재 중단된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스팩 상장을 시도한 회사들은 매 분기마다 워런트(신주인수권)를 평가하고 가치를 매기기 위해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다. 이들 그룹 중 상당수는 내부에서 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