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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국 마스크로 불리는 KF94 마스크, 수출 키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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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국 마스크로 불리는 KF94 마스크, 수출 키포인트는?

수입업체 인터뷰로 본 수출 시의 주의점 -

- 보건용 마스크(KF94), 패션과 기능성을 갖춘 마스크로 새로운 수요 -
- KF94 마스크 2021년에 들어 수출 증가세 -





코로나19 발생으로부터 1년, 마스크는 생활필수품이 됐고 한국에서의 마스크에 관한 수출 문의도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코로나 전부터 마스크 사업을 하던 Iris Ohyama나 UNICHARM 등 생산업체 외에 정부 지원을 받아 SHARP 등의 타 업종에서도 마스크 생산을 시작했고 수입 업체가 속속 등장하면서 마스크 부족을 겪던 2020년 상반기와 다르게 하반기부터는 아침 일찍 가서 줄을 서지 않아도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 덴탈 마스크라고 불리는 일반적인 부직포 마스크는 중국제라면 50장에 400엔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 일본 수출 관련 문의는 KF94 마스크가 중심이며 마스크에 붙이는 아로마 스티커나 스프레이와 관련된 문의도 많아지고 있어 일본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마스크 업체가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KF94 마스크 실제로 수요가 있는 걸까?


KF94 마스크란 인증은 일본 소비자는 거의 모른다고 해도 될 정도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2월에 이 KF94 마스크가 TV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자마자 바이어들의 관심도도 높아졌다. 2월 23일부터 26일까지 인텍스 오사카 전시장에서 개최된 Medical Japan 의료 전시회의 한국관에서 KF94 마스크를 손에 들고 문의하는 바이어들이 많이 보였다.

전국 방송에서 소개된 장면(2021년 2월)

자료: KOTRA 오사카 무역관 자체 자료

실제로 무역통계를 보아도 한국에서 일본으로의 수출되는 KF94(보건용: HS Code 6307.90.4020)가 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수출된 KF94 마스크(보건용)는 2021년 1월부터 3월까지 약 232만7000달러로 세계 전체 수출액의 약 10.7%를 차지한다. 특히 3월의 전 세계 수출액은 전월 대비 감소했는데도 일본으로 수출한 금액은 2배 이상 증가해 미디어의 힘이 크게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HS Code 6307.90.4020의 수출액 추이
(단위: 천 달러)


한국->일본
한국->세계 전체
2021년
2,327
21,595
1월
236
6,724
2월
665
7,719
3월
1,425
7,152
자료: K-stat

일본의 마스크 관련 HS Code는 2021년 1월부터 ① HS 6307.90-022(N95 마스크) ② HS 6307.90-023(그외 부직포 마스크) ③ HS 6307.90-029(마스크 외 부직포류 기타)로 분류되며, KF94(보건용) 마스크도 일반적으로 ②에 분류된다. 이에 따라 KF94 마스크의 정확한 수출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에서 사용되는 보건용 KF94 마스크의 HS Code를 사용해 통계를 집계했다.


2020년 마스크 시장 12.1배 증가


화분증(꽃가루 알러지)나 독감 예방으로 항상 일정량의 마스크 수요가 있었던 일본 시장이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는 일년 내내 마스크 수요를 창출했다. 처음에는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주던 검정색 마스크도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고 현재 일본 기업도 검은 마스크, 회색 마스크 등 다양한 색상의 마스크를 생산하면서 기존 '마스크=하얀색'이라는 이미지를 바꿨다. 한국 연예인이 검은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일본에 전파되며 더욱 영향을 미쳤다.

또한 값이 싼 부직포 마스크가 부족해지며 해당 마스크의 가격이 급증했다. 대체품으로 비싼 면 마스크, 우레탄 마스크가 유통되며 마스크 전체 시장 규모(판매액)를 올리는 요인이 됐다. 리서치회사인 후지경제의 조사에 의하면 2020년의 시장 규모(판매액)는 전년대비 12.1배 증가한 5020억 엔, 마스크 전체 판매수량은 전년대비 3.5배 증가한 197억 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본의 마스크 시장 규모(판매액/판매수량)

2019년
2020년(예측치)
전년대비
415억 엔
5,020억 엔
12.1배
56억 장
197억 장
3.5배
자료: 후지경제

KF94 마스크는 어디서 판매되고 있는 걸까?


KOTRA 오사카 자체 조사 결과 KF94 마스크는 대부분이 RAKUTEN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오사카에서는 일부 소매점(드럭스토어, 한류숍 등)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벌크(개별포장 없는 형태) 형태로 기업에 납품하는 수입 바이어도 있었다.

드럭스토어 상품 예


- 제품명은 한국어 발음을 영문표기한 ANSHIM ANJEON MASK(KF94)
- 5개입 598엔(소비세 10% 별도)
- 모두 일본어로 표기돼 있으며 4월 1일부터 판매 개시한 제품
- Made In Korea
- 벌크 상태로 판매되는 일반 부직포 마스크(중국제)는 30장 398엔부터, 50장은 698엔부터 판매되고 있음. 일본제는 30장 1380엔부터 판매
- 5장, 7장 입마스크(일본제, 중국제)가 400엔부터 판매되고 있음.
쇼핑몰


- 면 마스크를 다수 판매. 그 외에 아로마 스프레이, 스티커, 액세러리를 판매
- 부직포 마스크는 기본적으로 자사 PB상품만 판매. 그외 우레탄 마스크(일본메이커 제품)를 판매
인터넷 판메(RAKUTEN)
이미지 확대보기

- 인터넷 쇼핑몰인 RAKUTEN, Yahoo Shopping!, Amazon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KF94를 크게 표시하는 제품이 많음. 한국에서 수입된 제품이 많은 가운데 일본 제품, 중국 제품도 소수지만 찾아 볼 수가 있음. 다만 일본제 경우 KF94 표기가 없음.

바이어 인터뷰


가. 한국 잡화 수입상 C사


Q. 최근에 한국에서 KF94 마스크를 수입하셨는데 어떤 이유로 수입하셨는지요?
A. 당사는 한국에서 생활잡화, 의류를 중심으로 수입하며 자사 점포(소매), 인터넷 판매, 백화점 기간 한정 점포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잡지사에 한국정보를 제공할 기회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잡지사의 요청으로 수입했으며 수입된 마스크는 잡지를 구매해준 독자에게 한정판으로 한 장씩 선물할 예정이며 이번뿐만 아니라 계속 수입할 예정입니다.

Q.한국 공급사가 처음에 영문 포장지를 준비해서 보내려고 했다는데 한국 내수시장용 포장지(한글)를 선택한 이유는?
A. KF94 마스크는 아직 대형 마트나 약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마스크입니다. 한국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 사이에서는 한국 마스크로 불리며 한국을 느낄 수 있는 마스크, 특별감을 느낄 수 있는 마스크를 제공하기 위해서 한글 패키지를 선택했습니다. 영문이라면 한국 제품인지 중국 제품인지 알 수가 없어서 특별감도 줄어듭니다.


나. 화장품, 위생용품 수입상 J사


Q. 한국에서 KF94 마스크를 수입 검토하고 계시는데 수요는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일반 부직포 마스크와 달리 화장품이 묻지 않고 숨쉬기 쉽다는 소문을 듣거나 한국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 사이에서 KF94 마스크가 인기 있습니다. 그러나 수요는 아직 작은 규모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양의 마스크는 일본 기업도 중국 기업도 제조하는 곳이 많지 않아 현재로서는 한국 고유의 마스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일본이나 중국에서 많이 제조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A. 기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반 부직포 마스크도 사양이 다양하고 생산하려면 기계값만 6000만 엔에서 1억 엔 정도합니다. 한국에서 마스크 기계를 수입한 업체가 1곳이 있는 걸로 알고 있으나 지금부터 마스크를 새로 생산하자고 하는 일본 기업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 소비자한테는 한국 마스크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일본 기업이 만들어도 한국 마스크라 불릴 거라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3D 마스크를 만들어도 한국 인증인 KF94를 취득하기가 어려워 KF94 마크를 사용할 수가 없는 것도 일본에서 제조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 2월에 뉴스에서 KF94 마스크가 소개됐을 때 유통량의 80%가 인터넷 판매라고 들었습니다. 지금도 그런가요? 어디서 판매하실 계획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A. 드럭스토어에 판로가 있어서 드럭스토어를 중심으로 판매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대면으로 영업해야 하는 기업과도 상담하고 있습니다. 일반 소비자는 N95도 잘 모르니까 의료용 수준이면서 숨쉬기 쉬운 마스크라고 어필하고 있습니다.


Q. 드럭스토어에 납품하신다는데 일본어 표기가 되어 있지 않아도 되나요?
A. 전국 유통망을 가진 드럭스토어는 일본어로 표기된 제품을 선호합니다. 절대 안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영문이라도 일본어로 표기된 스티커를 부착하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손소독제도 그렇고 한국에서 수입된 위생용품 중에 드럭스토어에서 판매된 제품은 다 일본어로 표기돼 있고 한국어 표기가 된 제품은 본 적이 없습니다. 영문 표기가 되는 이유는 KF94 마스크는 일본 경쟁사가 없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Q. KF94 마스크는 한국에서 의약부외품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의약부외품으로 판매할 수도 있는지요?
A. 할 수는 있지만 할 의미가 없습니다. KF94라는 인증이 일본에 없기 때문에 일반 마스크로 판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N95와 같은 성능을 가진 제품이고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설명해도 소비자는 가격이 우선이니까요. 일반 부직포 마스크에 없는 부가가치를 어필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혹시 수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요?
A. 소비자가 좋다고 생각해도 소매업체 입장으로서는 재고 리스크나 정말 팔릴 것인지에 대한 검토를 계속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치는 일이 있다는 점이 어렵습니다. 비즈니스니까 어쩔 수 없지만 한국 공급사에 이것저것 물어보고 어느 정도 수입 준비가 돼도 소매점 측에서 오케이를 하지 않는 이상 수입을 하지 못합니다. 이 점이 답답하고 한국 공급사도 답답할 거라 생각합니다.


Q. 한국 기업에 원하는 점이나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한국에 KF94 마스크를 제조하는 기업은 많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2개사와 상담했는데 거래 조건은 비슷했습니다. 샘플도 받았는데 품질도 비슷했습니다. 주문 수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일본어로 바꾼 제품을 요구하기보다는 기존의 패키지에서 선택할 예정입니다. 단가 면에서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마스크를 구매한 소비자한테 아로마 스티커를 선물하는 등 한국 내 경쟁사와 차별화된 조건을 제안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수출 시의 주의사항


오스트리아 등 국가에 따라 N95 마스크와 동등한 마스크 성능을 가진 제품으로 KF94 마스크를 인정하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아직 N95외에는 부직포 마스크에 속하는 제품으로 유통돼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보건용 마스크, 의약부외품으로 유통돼 있어도 일본에서는 일반 부직포 마스크로 수입 판매돼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의약부외품으로 수출을 희망할 경우에 수출절차가 복잡해지고 비용, 시간적 투자가 필요하게 돼 현실적인 비즈니스를 생각하면 일본의 유통 상황에 맞게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로 부직포 마스크(HS code 6307.90.023)는 WTO 관세율이 4.7%이며, 일본 바이어가 수입 시 CIF 가격에 소비세 10%가 부과된다.

시사점

감염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곧 긴급사태선언이 발령된다. 음식점의 휴업 요청, 교육기관에서의 온라인 교육 전환 등을 요청하는 긴급사태 선언은 올해로 2번째, 2020년 4월 이후 3번째에 해당하는 것으로 현재 일본 내 코로나 상황은 심각하다. KF94 마스크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나 외출 자제를 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향후 긴급사태 선포가 얼마나 영향이 있는지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시장에는 마스크 외에 숨을 쉴 수 있게 아로마 스프레이/스티커도 많이 보이게 되었다. 다만, 이 제품들은 가격경쟁이 될 수밖에 없는 제품들이다.

KF94 마스크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으나 성능이 떨어지는 중국제 3D 마스크가 싸게 판매되고 있어 가격 경쟁력보다는 KF94 마스크에 대한 차별점을 제대로 소비자에게 어필할 것이 중요하다. 판로 개척에 있어서는 한국시장과 다른 시야로 접근해야 하며 일본 한류 팬들의 동향도 파악하는 것이 수출의 키 포인트가 될 거라 생각된다.


자료 : K-stat, 후지경제, Rakuten 홈페이지, KOTRA 오사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