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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복병' 아마존프라임비디오, 韓 시장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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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복병' 아마존프라임비디오, 韓 시장 흔들까?

SKT, 아마존과 OTT 협력 언급…한국어 자막 지원 외 직접적 서비스 기대
넷플릭스·디즈니+ 중심 재편될 시장 '변수'…국내 기업 입지 더 좁아질 듯

아마존프라임비디오는 현재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진은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첫 화면.이미지 확대보기
아마존프라임비디오는 현재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진은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첫 화면.
그동안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의 독주와 이를 견제하기 위한 웨이브, 왓챠, 티빙의 경쟁이 중심이었다. 올 하반기 이후에는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서비스를 시작하고 HBO맥스까지 국내 진출을 가시화하면서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애플TV플러스를 중심으로 꾸려질 미국 OTT 기업에 복병 아마존프라임비디오가 등장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디즈니플러스에 대해 "디즈니가 웨이브를 경쟁자로 정의했다. 그래서 이제 협력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11번가와 아마존이 e커머스 시장에서 협력한 것을 계기로 OTT 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열려있음을 시사했다.
박 대표는 아마존과 OTT 협력을 묻는 질문에 "당연히 있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아마존과 OTT 협력에 대해 "기본적으로 OTT의 의무는 스케일을 만들어주고 K-콘텐츠가 (해외로) 나아갈 건강한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K콘텐츠와 드라마가 잘 번역돼서 상당히 많은 K-콘텐츠가 미국에 들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아마존의 OTT 서비스인 아마존프라임비디오의 국내 진출이 아닌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아마존프라임비디오와 협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아마존프라임비디오에 대한 요구도 있는 만큼 국내 서비스의 기회도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아마존의 또 다른 계열사인 트위치가 국내에서 대표적인 1인 미디어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넷플릭스에 이어 15일 기준 유료 가입자 2억명을 돌파했다. 현재 아마존프라임비디오는 대부분 콘텐츠에 대해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고 있지만 향후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한국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아마존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타사에 비해 개방적이다. 이미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오리지널 영화인 '빅 식'과 '리빙보이 인 뉴욕', '원더스트럭', '돈 워리', '뷰티풀 보이', '서스페리아', '에어로너츠' 등은 국내 극장에서 개봉했다. 또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도 오른 '사운드 오브 메탈'은 현재 웨이브와 티빙에서 서비스 중이다. 또 인기 코미디 영화인 '보랏'의 속편도 서비스하고 있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대부분 미국에서 제작됐지만 인도와 일본, 영국 등 타 국가의 오리지널 콘텐츠도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과 드라마를 기반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드라마 '아마존 라이더스', '행복한 결혼', '도쿄 걸', '도쿄 뱀파이어 호텔', '도쿄 앨리스' 등을 제작했다. 또 2020년에는 시트콤 '누군가 보고 있다'를 제작했다.

애니메이션은 2019년 '무한의 주인'을 제작했다. '무한의 주인'은 국내에도 만화책으로 출간돼 많은 팬을 확보한 작품이다. 이 밖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VOD 판권을 독점 구매해 상당수의 작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다큐멘터리로는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핫스퍼를 다룬 '올 오어 낫씽: 토트넘 핫스퍼'를 제작한 바 있다. 당시 손흥민의 말에 자막을 달지 않고 'SHOUTING'라고만 표현해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진 바 있었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아마존이 일본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존닷컴 재팬을 통해 프라임비디오가 일본에 서비스됐기 때문이다. 즉 아마존프라임비디오의 국내 서비스를 위해서는 아마존닷컴의 한국 진출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11번가와 아마존의 제휴는 프라임비디오의 한국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는 일이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11번가와 아마존프라임비디오를 한데 묶은 구독형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마존이 한국 콘텐츠를 제작할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로 아시아 시장에서 재미를 본 입장에서 아마존도 콘텐츠 수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11번가와 제휴가 한국 진출을 위한 사전작업이 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