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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의식주’ 모두 무서운 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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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의식주’ 모두 무서운 서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민들은 ‘의식주’가 무섭다. 입고, 먹고, 잠자는 비용이 모두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먹고살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통계청의 ‘2020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0만 원으로 전년보다 2.3%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폭은 2006년 이후 최대라고 했고, 지출 규모는 2011년의 239만3000원 이후 9년 만에 가장 적었다고 했다. 소비가 위축된 것이다.
하지만 먹지도 않고 살아갈 재간은 있을 수 없다. ‘의식주’ 가운데 ‘식’인 ‘먹을거리’에 대한 지출은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소득 하위 20%를 의미하는 ‘1분위 가구’의 경우는 그 비용 때문에 월평균 105만8000원을 소비, 3.3% 늘리고 있었다. 식료품·비주류 음료에 23만5000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또 주거·수도·광열비로 21만1000원, 보건에도 14만3000원을 썼다고 했다. 전체 소비 가운데 식비, 주거비, 복지비로만 55.7%를 사용한 것이다.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작년 가계의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비, 임대료 등 4대 필수품목의 지출이 40.9%를 차지했다고 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42.7% 이후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 지난주 신한은행이 내놓은 ‘2021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소비는 월평균 240만 원이었다. 이 가운데 ‘식비’의 비중이 22.1%였다. 전년의 20.8%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에는 현대경제연구원이 ‘엥겔계수’를 조사하기도 했다. 지난해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과 비주류음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엥겔계수가 12.7%로 2000년의 13.3%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았다고 했다. 먹는 데에 쓰는 비용만 이랬다. 다른 비용은 상대적으로 허리띠를 조를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서민들이 먹고살기 힘들어진 이유는 쉽다. 우선 먹을거리 가격이 상당히 높아졌다.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서 각종 먹을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른 것이다.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을 정도로 가격 인상 러시가 이루어진 게 불과 2년쯤 전이다.
그 높은 가격이 계속 유지되다가 최근 또 들먹거리고 있다. 농산물 가운데 ‘파’는 자그마치 305.8%나 오르기도 했다. 쌀값도 ‘두 자릿수’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의식주’ 가운데 ‘주’는 말할 것도 없다. ‘내 집’을 벌써 포기한 서민들은 전세, 월세를 걱정하고 있다. 빚을 끌어들여서 억지로 ‘내 집’을 마련한 서민들은 그 이자 부담이 껄끄러운 상황이다. ‘주’에 들여야 하는 비용이 겁나는 것이다. 실패한 부동산정책 탓이다.

신한은행의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 소비 지출 가운데 작년 ‘월세‧관리비’ 비중은 11.3%로 전년의 10.8%보다 높아졌다고 했다.

먹고, 잠자는 비용이 올랐으면 서민들은 ‘입는 것’이라도 줄일 수밖에 없다. 먹는 것과 달리, ‘옷 한 벌’로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외출들을 자제하면서 더욱 버틸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상장기업들의 영업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2월말 결산 상장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액이 3.7%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해진 가운데 ‘섬유의복업종’의 매출액은 4.56%가 감소, 더 큰 폭으로 위축된 것이다. 통계청의 ‘2020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서도 ‘의류․신발’ 지출이 14.5% 줄었다고 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