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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역대 최대 자사주 매입 '용두사미' 우려…주가에 먹구름 드리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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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역대 최대 자사주 매입 '용두사미' 우려…주가에 먹구름 드리우나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사진=로이터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주가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1년간 추진해온 역대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자금 부족으로 미완에 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서다.
28일(이하 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손정의 회장이 지난해 3월 발표한 230억달러(약 26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에 따라 그동안 자사주 매입을 추진한 결과 지난달까지 200억달러(약 22조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손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소프트뱅크 주가가 대폭락하자 이같은 카드를 내놨다.

야후는 소프트뱅크의 자사주 매입 현황을 자체적으로 파악한 결과 당초 목표에서 10% 모자라는 규모인데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기업들의 주식을 포함해 소트트뱅크가 보유한 자산을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사주 매입용으로 마련해놓은 자금이 바닥을 드러내 다음달부터 자사주 매입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주가, 지난달부터 상승 랠리 꺾여

손 회장의 역대 최대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소프트뱅크 주가는 이 계획이 발표된 직후 가격 제한 폭인 18.6%까지 반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 자금 소진 우려가 직접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소프트뱅크 주가는 지난달 5.7%나 빠지는 등 최근 들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래 소프트뱅크 주가가 이런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주가 끌어올리기를 목표로 한 자사주 매입의 약발이 이미 떨어지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야후는 지난달의 소프트뱅크 주가 급락은 자사주 매입이 진행 중임에도 나타났다는 점에서, 전체 증시가 상승 국면이었음에도 나타났다는 점에서, 소프트뱅크의 1분기 실적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음에도 일어났다는 점에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소프트뱅크의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순이익이 일본 기업으로서 사상 최고 기록인 4조엔(약 41조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최근 보도했지만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막판에 차질을 빚으면서 주가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아툴 고얄 선임 애널리스트는 “손 회장이 발표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은 이제 막을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상승 압력이 사라지게 되면 공매도 움직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10% 사려면 2조6000억원 더 마련해야


소프트뱅크 측은 이같은 지적과 관련, “자사주 매입만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며 소프트뱅크의 투자사업에 대한 주주들의 평가도 주가에 반영된다”면서 추가 매입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손 회장도 나머지 10%를 사들이기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설지 여부에 대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가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실적 발표에서 추가 매입 자금 계획을 밝힐 가능성은 있다고 외신은 전망했다.

자사주 매입 자금의 소진 시점과 관련해 야후는 정확한 시점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소프트뱅크의 매입 실적을 분석해보면 추정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지난 6개월간 월평균 2000억엔(약 2조원)을 사들였고 지난 3월에만 최대 규모인 2530억엔(약 2조5000억원)을 매입한 사실을 감안하면 2580억엔(약 2조6000억원) 정도의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추산했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나머지 10%를 더 매입해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자금이 이 정도로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