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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백신 맞은 20대 공무원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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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백신 맞은 20대 공무원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진단

강원도 내 백신 접종 이상 반응 신고 577건 중 30세 미만은 13명

AZ 백신 접종.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AZ 백신 접종. 사진=연합뉴스
20대 9급 공무원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고서 골수 이식이 필요한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강원도와 정선군 보건당국에 따르면 정선군 보건소에 근무하는 A(29)씨는 지난 4일 오후 2시 정선군 보건소에서 AZ 백신을 맞았다.
2019년 10월 보건소에 입사한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격리 및 자가격리자 이송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 당일 밤 치아가 떨릴 정도의 오한을 느낀 A씨는 해열제를 먹고 잠이 든 뒤 이튿날에는 접종받은 왼쪽 팔 부위에 근육통을 호소했다.

이어 사흘째인 7일 저녁에는 메스꺼움과 심한 구토가 동반됐고, 나흘째인 8일 좁쌀 크기의 붉은 반점까지 왼팔과 얼굴 곳곳에 생겼다.

접종 후 7일간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 같은 증세는 다소 완화됐으나, 백신 이상 증세를 떨쳐낼 수 없었던 A씨는 같은 달 22일 지역의 한 병원에서 '재생불량성 빈혈로 보이니 큰 병원으로 가라'는 말을 들었다.

결국 A씨는 이튿날 또 다른 병원에서 시행한 검사 결과 '특발성 무형성 빈혈'(후천성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진단을 받았다.

9급 공무원 채용 검사 당시 건강했던 A씨는 백신 접종과의 관련성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결국 A씨의 증상은 지난 17일 지역의 진단 병원을 통해 정선군 보건소에 보고됐고, 강원도 보건당국도 역학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A씨는 그사이 혈소판 수치가 '4000'까지 떨어져 지난 18일 서울의 대형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후 항생제 및 호중구(호중성 백혈구) 촉진제 등 약물 투여와 수혈을 여러 번 이어간 A씨에게 더 큰 충격은 골수 이식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위해 백신을 접종한 A씨는 보건소에서 근무한 지 불과 17개월 뒤 골수 이식을 받아야 하는 기구한 처지에 놓인 셈이다.

A씨의 한 동료는 "코로나19 관련 수송 업무가 늘 피로의 연속이었는데, 몸 상태가 이렇게까지 안 좋을 줄은 미처 몰랐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2월 말 백신 접종 시작 이후 도내에서는 전날까지 577건의 이상 반응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3세 미만은 13명이다.

백신 접종 이상 반응 신고 건 중 사망자는 4명(AZ 3명·화이자 1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정부는 접종 후 '희귀 혈전증' 발생 가능성 등을 이유로 지난 12일부터 AZ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에서 30세 미만을 제외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