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롯데렌탈 vs SK렌터카·SK이노 '배터리 서비스'로 격돌

배터리 업계 숙적인 LG에너지솔루션(LG에너지)과 SK이노베이션(SK이노)이 각각 렌터업계 1·2위 업체와 손잡고 배터리 서비스 경쟁에 뛰어든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와 SK이노는 각각 롯데렌탈, SK렌터카와 '바스(Baas, Battery as a Service)' 사업을 위한 협력에 나섰다.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벌여 온 영업비밀 침해 관련 소송전을 중단하고 '선의의 경쟁'을 선언한 LG에너지와 SK이노가 다음 전장(戰場)으로 바스를 택했다.

바스는 운송 플랫폼 서비스를 뜻하는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에서 착안한 개념이다. 배터리 수리와 대여, 재활용 등 서비스 전반을 일컫는 용어다.

LG에너지와 SK이노 모두 단순히 배터리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배터리 생애 주기 전반에 걸친 서비스까지 사업 영토를 넓힐 방침이다.

LG에너지는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서 렌터카 업계 1위 브랜드 '롯데렌터카'를 보유한 롯데렌탈과 '전기차 기반 모빌리티(이동수단)·배터리 신규 서비스 사업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LG에너지는 배터리 제조 기술력을 토대로 롯데렌탈과 함께 롯데렌터카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전기차 배터리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터리 잔량과 안전 상태를 확인하거나 수명이 점차 줄어드는 시점을 예측하는 등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전기차 사용 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김종현 LG에너지 사장은 "바스 사업은 전기차 시장 확대와 배터리의 사회적 가치 제고를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핵심 역량"이라며 "롯데렌탈과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는 같은 SK그룹 계열 렌터카 업체 SK렌터카와 손잡고 LG에너지에 맞불을 놨다.

SK이노와 SK렌터카는 '안전하게 오래 쓰는 배터리'를 기치로 SK렌터카에서 운용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실시간 사용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두 회사가 구축한 시스템은 SK렌터카의 자동차 통합 관리 솔루션 '스마트링크'를 통해 구동된다. 이를 활용하면 전기차 배터리 사용 데이터 분석과 수명 예측, 과열 등 이상 징후 감지가 가능하다.

SK이노와 SK렌터카는 이 시스템을 SK렌터카의 장기 렌탈 전기차에 시범 탑재하는 것은 물론 향후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스스로 개발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김유석 SK이노 배터리사업 마케팅본부장은 "모니터링 서비스를 통해 전기차 소비자들이 오랜 기간 좋은 품질의 배터리를 안심하고 사용하도록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또 "전기차 배터리 사용이 끝난 후 친환경적인 재사용 배터리 공급으로 이어져 성숙한 바스 생태계 구축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