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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쇼핑몰로 향하는 美 소비자들, 소매업계 회복 기대감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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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쇼핑몰로 향하는 美 소비자들, 소매업계 회복 기대감 ‘껑충’

- 위축됐던 美 소매업계, 코로나19 백신 보급 가속과 함께 회복 기대감 상승 -

- 올해 미국 소매 매출 약 8%까지 성장 전망, 우리 수출 기업들에도 기회 될 수 있어 -

올해 초까지도 먹구름이 낀 듯했던 미국 소매업계에 최근 연일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반갑다. 지난 1년간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쇼크로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은 미국은 백신 접종 확대 노력 등 고군분투를 지속하며 이제는 경제 정상화와 팬데믹 극복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이 가속되며 소비자들은 어느 정도 바깥 활동에 대한 안정감을 회복하기 시작했고, 실내 생활이 계속되던 지난 한 해 동안 억압됐던 소비 심리 역시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최근 소매업계의 회복 기대감과 그 양상에 대해 간략히 짚어보고자 한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팬데믹, 보이기 시작한 희망

지난 1년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작년 3월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19 팬데믹 쇼크는 미국 경제 및 산업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고 필수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는 매장 폐쇄나 서비스 제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같은 각종 규제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하반기에 이르러서도 잦아드는 듯했던 팬데믹의 기세는 쉽사리 꺾이지 않았고, 위와 같은 록다운 및 제한 조치로부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소매업계, 특히 오프라인 소매업계에서는 어려움이 여전히 지속됐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팬데믹과 함께 새해가 시작됐고, 미국에서는 신속한 백신 보급 활동과 각종 경기 부양책의 실행 등 큰 노력이 계속됐다.

지속된 노력이 빛을 발한 듯이, 최근에는 백신 보급 가속과 함께 팬데믹 극복을 향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이하 CDC)에 따르면, 5월 2일 현재 미국 전체 인구의 약 32%가 2차까지의 백신 접종을 모두 마쳤고 약 44%는 최소한 1차 백신을 맞았다. 총 백신 접종 건수는 약 2억 4559만 건으로, ‘출범 후 100일 안에 백신 접종 2억 회’라는 바이든 정부의 목표 또한 달성된 것이다. 지난 1월 30만 건 이상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일일 확진 건수 역시 현재는 평균 약 5만 건 수준으로 감소했고, 일일 사망 건수 역시 1월 평균 약 3,000건대에서 현재 평균 약 500건대로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2020년 1월부터 현재까지 미국 코로나19 일일 확진 건수 변화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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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CDC 웹사이트(https://covid.cdc.gov/covid-data-tracker/#trends_dailytrendscases)

다시 쇼핑몰로 향하는 미국 소비자들


이처럼 최근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높아지며, 소비자들의 외출에 대한 자신감 역시 점차 높아지는 듯하다. The Wall Street Journal에 따르면, 최근 백신 접종을 마친 많은 미국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작년까지는 방문을 꺼렸던 아웃도어 쇼핑몰로 다시 향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외출과 소비를 간절히 원했고, 이들 중 다수는 최근 정부로부터 받은 재난지원금(Stimulus checks)과 함께 기꺼이 ‘돈을 쓸’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외출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소매업계 전문 매체 Retail Dive에서도 이와 같은 소비자들의 쇼핑몰 귀환은 지속된 실내 생활로 인해 억눌린 수요(Pent-up demand)를 충족하려는 소위 ‘복수 쇼핑(Revenge shopping)’의 일환이라 분석했다. AI 및 빅데이터 분석 전문 기관 Placer.ai의 미국 전역 52개 쇼핑몰의 월별 방문 건수(Monthly visits) 데이터를 살펴보면, 올해 3월 쇼핑몰 방문 건수는 전년 3월 대비 약 86% 증가해 매우 인상적이다. 미국 소비자들의 쇼핑몰 매장 방문은 팬데믹의 기세와 관련 규제가 절정을 달리던 작년 4월에 전년 대비 최대 95%까지 하락한 바 있다. 물론 올해 3월의 수치는 ‘정상적인’ 시기였던 팬데믹 발생 전인 2019년 3월과 비교해 아직 24%가량 낮은 수준이지만, 이는 팬데믹 발생 이래 가장 낮은 격차이기에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해석된다.

2020년 1월~2021년 3월 미국 월별 쇼핑몰 방문 건수(전년 동월 대비 변화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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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Placer.ai(https://www.placer.ai/blog/mall-index-march-2021-update/)

백신 접종이 늘어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점차 완화되면서, 온라인이 아닌 실제 쇼핑몰에 방문해 상품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직접 쇼핑(In-person shopping)’의 움직임이 생각보다 많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포착되고 있다. 미국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Waze의 데이터에 따르면, 목적지를 오프라인 쇼핑몰로 설정한 내비게이션 사용 건수가 작년 팬데믹 초기와 비교해 약 29% 증가했다. 또한 약 30%의 소비자는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늘릴 계획이며, 46%의 소비자들은 구매하기 전에 상품을 실제로 확인하거나 입어보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어 소비자들의 ‘쇼핑몰 귀환’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소매업계가 특히 유념할 사항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억눌린 소비 욕구’나 ‘복수 쇼핑’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소매업계에서는 어떤 부분에 주목해야 할까? Retail Dive에서는 현재 소매업계가 특히 주시하고 집중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하고 있다.

우선, 소매업계는 ‘패션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이어진 실내 생활 끝에 오랜만에 외출하기 시작한 소비자들이 옷이나 액세서리 등 패션 아이템에 관심을 두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재택근무나 가정학습 시에 즐겨 입던 파자마나 편한 라운지웨어에서 벗어나 이제는 새로운 봄·여름 시즌의 외출을 준비하는 것이다. Retail Dive에 따르면 최근 소매업계 내의 의류(Apparel) 분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5% 껑충 뛴 가운데, 신용평가사 S&P는 최근 이러한 의류 분야 매출이 두드러지게 성장한 대표 백화점 체인 Macy’s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Negative)’에서 ‘긍정적(Positive)’ 단계로 상향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소비에서도 ‘윤리 의식’이나 ‘지속 가능성’ 등을 중시하고 고려하는 트렌드가 두드러지므로, 소매업계에서는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회적 소수자층이 운영하는(Minority-owned) 소규모 기업이나 브랜드를 지지하고, 해당 지역의 로컬 브랜드나 판매자의 상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 움직임이 활발하다. 따라서 소매업계에서도 적극적으로 이러한 로컬 판매자나 소규모 브랜드와 연계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고 이를 추구하는 브랜드임을 표현하는 것 또한 놓쳐서는 안 되겠다.

한편, 아직 코로나19 팬데믹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소비자들은 쇼핑 시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소매업계에서는 손 소독제를 넉넉히 배치하고 여러 사람의 손이 닿는 곳을 수시로 청결히 하며 이전보다 매장 내 입장 인원수를 줄이는 등의 안전 조치를 유지해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팬데믹 중 급격히 증가한 예약 방문, 온라인 주문 후 매장 픽업, 커브사이드 픽업 등의 방식을 지속적으로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시사점


소매업계와 오프라인 쇼핑몰의 회복세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분명한 현상으로,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필자 역시 지난 주말 방문한 아웃도어 쇼핑몰이 인파로 가득 찬 모습을 확실히 체감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회복세는 아직 불안정해 보인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다수의 매장이 한데 밀집해 있는 쇼핑센터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억눌린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와 쇼핑 수요가 어느 정도 해소된 뒤에는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작년 한 해 팬데믹이라는 어려움으로 최악의 상황을 경험한 전반적인 소매업계에서는 여전히 기대감이 크다. 전미소매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에서도 올 한 해 동안 소매 매출이 6.5%에서 8.2%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17년 내 가장 높은 상승세다. 이와 같은 미국의 소비자 수요 성장은 업계의 다양한 우리 수출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소매업계로부터의 제품 수요 역시 활발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긴 팬데믹 터널을 통과한 지금의 시기를 미국 시장 진출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로 삼기를 기대해본다.


자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The Wall Street Journal, Placer.ai, Retail Dive, National Retail Federation(NRF),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