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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고무부족, 반도체 이어 '타이어 파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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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고무부족, 반도체 이어 '타이어 파동' 예고?

지난해 기준 전세계 주요 천연고무 소비국. 사진=ANRPC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기준 전세계 주요 천연고무 소비국. 사진=ANRPC
전세계 자동차 제조업계를 옥죄고 있는 반도체 부족 사태가 아직 해결되기 전이지만 타이어 부족 사태도 이어 닥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자동차 전문매체 카앤드라이버에 따르면 여러 가지 배경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지만 무엇보다 세계 최대 타이어 소비국인 중국에서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타이어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여기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고무나무 식수에 차질이 빚어져 향후 천연고무 수급에 타격이 예상되는데다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컨테이너선 부족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아직 타이어 품귀 현상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사안이라고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는 게 카앤드라이버의 진단이다.

◇천연고무 생산의 특성


자동차에 들어가는 타이어의 주요 원료는 고무나무에서 추출하는 천연고무. 타이어 부족 사태를 우려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천연고무 수급이 앞으로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이는 최근 들어 경기 침체에서 탈출하는 나라가 늘어나면서 천연고무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지만 더 근원적으로는 천연고무를 생산하는 과정이 매우 긴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천연고무 생산지는 동남아시아에 몰려 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천연고무 생산 현장에서도 예외없이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천연고무 생산업체들의 고무나무 식수 건수가 예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는 것.

고무나무는 천연고무추출이 가능할 정도로 성장하는데 여러 해가 걸리기 때문에 미리 식수하는 것이 중요한데 코로나 사태가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천연고무 가격 가파른 오름세


이밖에 세계에서 타이어 소비량이 가장 많은 중국에서 경기 회복세를 맞아 자동차 제조업계를 중심으로 타이어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세계적인 컨테이너선 부족 현상, 여러 나라에서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면서 트럭 및 건설용 장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 코로나로 인한 의료용 장갑 수요 폭증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아 천연고무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해 중반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하다 지난 2월 기준으로는 4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불안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싱가포르 천연고무 선물시장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3월 1파운드(0.45㎏)당 0.613달러 수준이었던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 3월 현재 1파운드당 1.082달러로 배 가까이 치솟은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반도체 수급 불안에 이은 타이어 수급 불안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자연스레 나오는 이유다.

◇미국 타이어 업계 “단기적 공급 문제는 아직 없어”


다만 미국의 경우 타이어 수급이 아직 불안한 정도까지는 아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카앤드라이버는 전했다.

독일계 글로벌 타이어업체 콘티넨탈의 대변인은 더포스트앤쿠리어와 최근 인터뷰에서 “심각한 수준의 타이어 공급 불안은 아직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타이어업체 굿이어도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해 말 다소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수급 불안에 대비한 조치를 미리 취해 현재로서는 천연고무 수급에 차질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본계 타이업체 브리지스톤의 파올로 페라리 최고경영자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타이어 생산에 아직은 차질을 겪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천연고무 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