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조 설비를 구축하는 데는 수년이 걸리고 수십억 달러가 소요된다. 더 어려운 점은, 제조 전문성이 경쟁업체보다 떨어질 경우 상품 경쟁력이 형편없이 저하돼 경제성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인텔의 전 CEO 크레이그 배럿도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인간이 만든 가장 복잡한 장치라고 불렀다.
칩을 제조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이 소요되며 거대한 공장, 클린룸, 수백만 달러 규모의 기계, 화학물질, 레이저 등이 포함된다. 최종 목표는 평범한 모래에서 추출한 실리콘 웨이퍼를 가공, 전화 컴퓨터 자동차 세탁기 등 전자 회로의 기초를 형성하는 트랜지스터 수십억 개가 연결된 스위치 네트워크로 바꾸는 것이다. 그것도 손톱만한 칩 속에 말이다.
개별 트랜지스터는 바이러스보다 몇 배 더 작다. 한 개의 먼지만으로도 엄청난 혼란과 수백만 달러의 노력이 낭비될 수 있다. 그래서 반도체 업계는 클린룸을 사용한다.
그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공기는 끊임없이 여과되고 극소수의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다. 칩 생산 라인에 한두 명 이상의 작업자가 나타나는 것은 잘못된 신호일 수 있다. 반도체 설계와 개발 뒤에 숨겨진 진짜 천재들은 공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한다.
칩은 100겹이나 되는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들은 퇴적되고 부분적으로 제거되어 모든 작은 트랜지스터를 연결하는 복잡한 3차원 구조를 형성한다. 이 층의 상둥수는 단지 한 개의 원자 두께일 뿐이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램 리서치, 도쿄 일렉트론 등 반도체 제조장비 회사들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온도, 압력, 전기장과 자기장 등 많은 변수들을 놓고 씨름한다.
공정에서 가장 어려운 장비는 ASM이 만드는 리소그래피다. 이 장비는 초미세 레이저를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 위에 패턴을 만든다. 이 패턴들이 결국 트랜지스터가 된다. 이것은 모두 마이크론 단위에서 일어나며 우주에서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극단적인 자외선을 이용한다.
반도체는 거대한 설비와 투자, 설비 이상의 기술개발, 이들을 가능하게 하는 전문인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제품이다. 지금의 구조적인 칩 부족현상이 상당기간 해소될 수 없는 이유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