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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체, 반도체부족에 하이테크기능 포기 구식모델 출시 등 고육지책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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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체, 반도체부족에 하이테크기능 포기 구식모델 출시 등 고육지책 나서

닛산·르노, 수익성높은 차종에만 하이테크기능 탑재…푸조·GM, 구식기기 내장

GM의 픽업트럭 '쉐보레 실버라도' 사진=GM제공이미지 확대보기
GM의 픽업트럭 '쉐보레 실버라도' 사진=GM제공
글로벌 자동차제조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칩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부 차종에 하이테크기능의 부품탑재를 포기하고 구식의 자동차모델을 출시하는 등 자동차 생산가동을 위해 고육지책에 나서고 있다고 야후 파이낸스 등 외신들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칩 부족에 처음 직면했던 지난해 말에는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공장가동을 정지했다. 하지만 올해 5월 들어서도 반도체부족 상황이 더 악화하자 생산을 적어도 어느 정도 유지하는 선에서 공장을 가동하려는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봉착했다.
닛산자동차는 반도체 부족으로 평소라면 탑재하는 내비게이션시스템을 수천대 차량에 탑재하지 않기로 했다. 세계 네 번째 규모의 스텔란티스의 픽업트럭 ‘램1500’에는 사각지대를 모니터링하는 ‘인텔리젠트’ 백미러가 표준장비에서 제외됐다.

프랑스 르노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르카나’에 대형 디지털 스크린을 탑재하는 것을 중단한 것도 반도체를 절약하기 위한 조치다.

훨씬 스마트한 전기자동차(EV)로의 이행을 가속화시키려는 자동차업계로서는 이번 반도체 부족 위기가 과거에는 전례가 없는 시련이다. 수십년동안 자동차제조업체가 최첨단 기능의 확대‧개선에 착실하게 대응해왔지만 현재는 판매회복을 우선하기 위해 적어도 일시적으로 이같은 대응을 후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은 자동차업계가 직면한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일본 혼다와 독일의 BMW, 미국 포드는 지난주 반도체 부족에 동반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요한 부품의 공급을 확보할 수 없는 것은 단기적으로 큰 마이너스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기술에 정통한 인터넷기업과 가전업체와의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래전망도 어둡게 만든다.

투자자문회사 샌포드 C 번스타인에서 반도체업계를 담당하는 스테이시 라스곤은 “상황은 분명 개선되기 전에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생산능력을 회복시키는 데에는 오랜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제조업체의 대책중 하나는 르노와 닛산처럼 부족한 부품을 보다 수익성이 높고 더 많이 팔리는 인기차종에 할당하는 것이다.
또한 생산하는 차량에 하이테크기능을 탑재하는 기업도 나온다. 프랑스 푸조는 해치백 ‘308’의 속도계를 구입이 어려운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디지털판이 아니라 구식의 아날로그판으로 대체했다. 미국 GM의 픽업트럭 ‘쉐보레 실버라도’의 일부에는 특정의 연로관리모듈이 탑재되지 않는다.

차량용반도체 대기업 네덜란드의 NXP 세미콘덕트의 커트 시바즈 최고경영자(CEO)는 EV에의 이행은 예상 이상의 속도로 진행하고 있으며 그것이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위탁생산업체 대만 TSMC의 마크 류(劉徳音) 회장은 ”위기는 종식까지 먼 길“이라며 ”자동차용 반도체부족은 2022년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