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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TV 제조업체 거의 모두가 ‘백기투항’한 이유…한국엔 기술, 중국엔 가격에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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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TV 제조업체 거의 모두가 ‘백기투항’한 이유…한국엔 기술, 중국엔 가격에 밀려

일본 TV 제조업체가 거의 몰락한 가운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소니의 TV 매장.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TV 제조업체가 거의 몰락한 가운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소니의 TV 매장.

얼마 전 중국의 인민일보 계열 매체 일본의 신화교보망(日本新華僑報網)은 일본 TV 제조업체가 거의 모두 ‘백기 투항’ 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또 파나소닉이 저가의 소형·중형 TV의 생산을 중국 TCL에 맡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정보도 들어왔다. 일본의 가전 기업은 고품질, 고성능을 강점으로 세계 TV 시장을 석권해 왔지만, 그것은 이미 과거의 일로 일본의 TV 메이커는 생산 규모의 지속적인 축소나 사업을 철수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일본의 초박형 TV 출하량은 가전 ‘에코 포인트’ 특수가 있던 2010년에 2500만대를 넘은 것을 피크로 이 특수가 끝나면서 급속히 시장이 축소되고 있으며, 2012년 이후는 매년 420~640만대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세계시장 전체로 봐도 텔레비전의 보급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최근에는 정체 상태에 있다.

그런 가운데 한국 등의 기업들이 뛰어들면서 TV 시장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졌다. 경쟁에 수반하는 단가의 대폭적 하락으로 생산 코스트가 높아지면서 히타치 제작소가 2012년에 국내 생산을 접었고, 2018년에는 히타치 브랜드 TV의 국내 판매를 종료했다. 도시바도 같은 해 텔레비전 사업을 중국의 가전 대기업 海信集団(하이센스)에 매각했다.

현재 TV를 생산하는 일본 기업은 소니 그룹과 샤프 등 몇 곳뿐이다. 소니 그룹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에 특화하는 반면 샤프는 해외생산을 계속하면서 어떻게든 이익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술에서는 한국에 밀리고 가격에선 중국에 밀리는 현실에서 언제든 철수할 수 있는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미국의 한 조사 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출하량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TCL 등 한국과 중국 업체들이 ‘톱5’를 차지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대형 TV나 하이 엔드 TV를 통해 수익 개선을 원하고 있지만 TV 제조분야 전체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목표 실현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