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구리·철강석·기저귀, 원자재~소비재까지 물가상승 심상찮다

공유
1

구리·철강석·기저귀, 원자재~소비재까지 물가상승 심상찮다

美·中 빠른 경기회복에 수요 폭발

호주 최대 철광석 수출업체 가운데 하나인 리오틴토가 소유한 필바라 철광석 광산 모습. 사진=리오틴토 사이트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호주 최대 철광석 수출업체 가운데 하나인 리오틴토가 소유한 필바라 철광석 광산 모습. 사진=리오틴토 사이트 캡처
구리‧철강석 등 원자재에서부터 자동차, 기저귀와 치즈 등 각종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CNN 등 외신들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각국 정부가 푼 천문학적인 돈이 원자재 시장에 흘러간 데다 미국·중국의 빠른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폭발이 겹치면서 전방위적인 물가인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목재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며 신규 주택과 기존 주택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목재 선물 가격은 지난주 1000보드피트(1보드피트는 넓이 1제곱피트에 두께 1인치)당 1600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코로나 극복에 풀린 천문학적 돈 원자재 시장 등으로 빠르게 유입


목재 선물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대유행기였던 지난해 4월 초와 비교하면 무려 7배나 오른 것이라고 CNN 방송은 전했다. 지난 5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의 5월물 목재 선물 가격은 1639달러, 7월물은 1544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미국인들은 주택 재건축과 증축에 나섰고,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교외에 새집을 갖기를 원한 사람들은 저금리 모기지를 이용해 신규 주택 건설에 나서면서 목재 품귀 현상을 부채질했다.

목재 가격 급등은 집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미주택건설업자협회(NAHB)는 목재값 급등에 따른 단독주택 평균 가격 상승분은 1년 전과 비교해 거의 3만6000달러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구리와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부터 고공행진하던 철광석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t당 200달러를 돌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 철광석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t당 201.88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200달러를 돌파했다. 칭다오항은 전 세계에서 철광석 물동량이 많은 대표적인 항구로, 지난 3월 철광석 값은 t당 150달러대였다. 한 달 만에 30%가 넘게 오른 것이다.

대표적인 경기 민감소재인 구리도 고공행진 중이다. 7일 기준 런던금속거래소에서 3개월물 구리 가격은 t당 1만361달러에 거래됐다. 이 또한 역대 최고치이다.

세계 1위 구리 생산국인 칠레가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국제 유가(브랜트유 기준)는 7일 기준 68.28달러에서 거래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9달러까지 떨어졌던 작년 4월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상승했다.

국제 밀 가격 기준인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밀 선물 가격도 지난달 2013년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

철광석 가격은 t당 200달러 돌파…구리는 t당 1만361달러 역대 최고


미국소맥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국제 밀 가격 기준인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의 밀 선물가격은 부셸(BU·곡물량을 세는 단위) 당 7.42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2013년 2월(7.12달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대두 선물 가격은 지난 7일 부셸당 16.2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월 9일 13.54달러와 비교하면 약 20% 올랐다.

원자재가격 급등은 소비재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운송비 인상 등을 이유로 미국의 주요 소비재 기업들이 잇따라 소비자 가격 인상에 나섰다.

프록터앤드갬블(P&G)과 킴블리클라크는 기저귀와 생리대 등 생필품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기용품과 성인용 기저귀, 여성용품 등의 가격이 오는 9월부터 한 자릿수대 중후반의 퍼센티지로 상승한다.

호멜 푸드는 지난 2월 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칠면조 제품 가격 인상을 공표했고, JM 스머커는 최근 피넛버터 가격을 올리면서 애완동물 사료 가격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반도체칩 부족과 원자재 가격 인상을 내세워 자동차 가격을 인상했다. 또한 전자제품과 가전제품업체들도 이같은 이유로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전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경기회복에 따른 일시적인 물가상승으로 판단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말 기자회견에서 "경제활동이 재개됨에 따라 일회성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지속적인 인플레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다"면서 "사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하는 것이 연준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자신감이 전방위적인 물가상승에 다소 퇴색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게 현재의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