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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린다·스콧 '기부문화', 여성 지위·사회기여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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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린다·스콧 '기부문화', 여성 지위·사회기여 높인다



스콧 맥켄지(왼쪽)와 멜린다 게이츠. 사진=GeekWire이미지 확대보기
스콧 맥켄지(왼쪽)와 멜린다 게이츠. 사진=GeekWire

멜린다 게이츠가 기업인으로 성공해 세계적인 부호 반열에 오른 남편 빌 게이츠와 이혼을 선언한 것은 개인적인 사건으로 그치지않고 부호들의 사회공헌 풍속도를 뒤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세계 1위 부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결별한 스콧 맥켄지의 경우도 이혼을 통해 얻은 막대한 부를 자선사업에 쏟아붓고 있는 것과 멜린다 게이츠의 행보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아이뉴슬리미디어에 따르면 유명 여성 부호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여성의 경제적 지위가 앞으로도 강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동시에 여성의 사회기여도 역시 괄목상대하게 커질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로 풀이되고 있다.

◇멜린다 게이츠의 향후 자선활동 행보에 쏠리는 눈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게이츠 부부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일 이혼 계획이 발표될 즈음에 빌 게이츠는 20억달러(약 2조2300억원) 이상의 주식을 멜린다 게이츠에게 위자료 명목으로 양도했다.

그러나 이게 전부가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자 빌 게이츠의 재산이 무려 1450억(약 163조 달러, 우리 돈으로 161조6500억원)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이 막대한 재산을 두사람이 어떻게 나눌지가 더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른 이유다.

아직 재산 분할 방식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베조스 부부의 이혼 사례를 능가하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비싼 위자료가 합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멜린다 게이츠가 분할 받을 재산이 얼마나 될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단순한 부자 이야기의 차원을 넘어선다.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이 유례 없는 규모의 자선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게이츠 부부가 이 재단을 통해 최근 터진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예방 백신 보급 문제를 비롯한 보건, 교육, 성평등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분야에서 자선활동을 전개하면서 쓴 돈은 500억달러(약 55조7300억원)가 넘는 수준이다.

그런데 게이츠 부부는 이혼을 선언하면서도 재단의 운영은 계속 공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혼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추가로 얻게 된 멜린다 게이츠가 마음을 먹기에 따라서는 재단의 운영 방향이 얼마든지 크게 바뀔 수도 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아이뉴슬리미디어는 “게이츠 부부의 재산이 갈라지면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을 통한 멜린다 게이츠의 자선활동 행보가 한단계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금까지는 게이츠 부부 공동명의로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이에 따른 명성과 명예도 나눠 가졌지만 앞으로는 멜린다 게이츠의 위상이 대폭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

제프 베조스와 결별한 스콧 맥켄지가 이미 선례를 보였다. 맥켄지가 이혼 뒤 자선활동에 쏟아부은 돈은 570억달러(약 6조4000억원) 규모. 전 남편 베조스를 제외하면 금액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존 부호들의 자선활동과 다른 방향 걸을 듯


아이뉴슬리미디어에 따르면 드러내지 않고 기부활동을 해온 것으로 유명한 스콧 맥켄지와 마찬가지로 멜린다 게이츠의 향후 자선활동도 기존 부호들의 자선활동과는 궤를 크게 달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류층 냄새를 풍기면서 화려한 행사를 동반해 자선활동을 해온 기존 부유층의 자선활동 양식과 다른 형태의 자선활동을 이들 신흥 여성 부호들이 선도해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글로벌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이는 두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BCG는 ‘향후 10년 여성 자산의 관리’라는 제목으로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전세계 부의 3분의 1을 여성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여성들의 자산 규모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자산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대략 5조달러(약 5570조원)씩 늘고 있다. 이는 전체적인 자산 규모의 증가 속도보다 빠른 속도다.

보고서는 “여성의 경제적 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나 여성의 사회적 기여는 상대적으로 약했던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여 이들 신흥 여성 부호들의 적극적인 자선활동이 이들 사이에 새로운 현상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인디애나대학 부설 여성기부문화연구소장 출신의 전문가인 안드레아 팩터 교수는 “스콧 맥켄지와 멜린다 게이츠가 펼치는 기부활동에 쏟아지는 대중의 관심은 앞으로도 많은 여성들에게 파급 효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