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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본확충 안간힘…후순위채 발행, 지급여력비율 개선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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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본확충 안간힘…후순위채 발행, 지급여력비율 개선 총력

2023년 IFRS17 시행 선제 대응 차원

미래에셋생명을 비롯한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을 비롯한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사진=미래에셋생명
보험사들이 2023년 시행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자본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IFRS17은 보험금 부채 평가 기준을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이에 따라 보험부채의 측정과 수익, 비용 인식기준이 변경돼 재무제표 구성항목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부채가 급증하면서 지급여력(RBC)비율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미리 자본을 든든히 쌓아두려는 것이다. 금리가 오르기 전에 적용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속내도 담겼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미래에셋생명, 푸본현대생명 등은 후순위채권을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만기가 5년 이상인 후순위채는 재무지표상 100%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만큼 자본을 확충하는 주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KB손보는 지난 4일 만기 10년에 5년 콜옵션을 조건으로 2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KB손보는 지난 3월 이사회를 개최해 최대 8000억 원 규모의 국내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KB손보의 RBC 비율은 2019년 188.5%에서 지난해 175.8%로 12.7%포인트 악화됐다.

현대해상도 지난 4일 35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는 예정한 2500억 원에서 1000억 원 늘린 것이다. 현대해상이 후순위채를 발행한 것은 2017년 총 5000억 원 규모를 발행한 이후 4년 만이다. 지난해 말 현대해상의 RBC비율은 190.1%로 전년 대비 23.5%포인트 하락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12일 21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메리츠화재는 2018년 1000억 원, 2019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2500억 원, 지난해 1500억 원 등 최근 3년 간 1조 원 이상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보험사 자본확충 현황.이미지 확대보기
보험사 자본확충 현황.

미래에셋생명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인증을 받은 3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지난 3월 29일 발행 완료했다. 이번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미래에셋생명의 자본건전성은 더욱 향상될 전망이다. 후순위채 신규 발행 1000억 원당 RBC비율은 9.3%포인트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생명의 RBC비율은 지난해 말 224.7%로 전년 대비 17.6%포인트 하락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1월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4580억 원, 후순위채 1500억 원 등 총 6080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 안건을 승인했다. 푸본현대생명은 보통주 신주 9160만 주를 주당 5000원에 발행하는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오는 7월 완료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대금은 최대주주 대만 푸본생명(61.6%)과 2대 주주 현대자동차그룹(37.25%)이 지분 비율에 따라 납입한다.

만기가 5년 이상인 후순위채는 재무지표상 100%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만큼 자본을 확충하는 주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나서는 것은 재무건전성의 척도로 간주되는 RBC비율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을 말한다. 가용자본(보험사의 각종 리스크에 따른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량)을 요구자본(보험사에 내재된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의 손실금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현행 보험업법은 RBC비율이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150%를 넘도록 권고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에 대비해서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가장 큰 목적”이라면서 “금융회사이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이 담보가 돼야 그에 맞춰서 회사의 전략 등을 세울 수 있고 영업 기반을 견고하게 구축하는데도 있어서도 재무건전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무건전성 강화로 지급여력이 좋아지게 되면 믿고 맡길 수 있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얻게 될 수 있고 고객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고객 확보와 사업기반 확장 등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