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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품은 중소형 증권사, 동상이몽...시장은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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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품은 중소형 증권사, 동상이몽...시장은 시큰둥

시너지 기대, 건전성 우려 입장차이
잠재부실위험 확산시 재무건전성 흔들

중소형 증권사가 잇따라 저축은행 인수에 나서고 있다. 사진=KTB투자증권, SK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중소형 증권사가 잇따라 저축은행 인수에 나서고 있다. 사진=KTB투자증권, SK증권
중소형 증권사가 잇따라 저축은행 인수에 나서고 있다. 주요 목적은 사업다각화다. 신용평가사는 인수한 저축은행의 잠재부실위험이 현실화되면 증권사의 재무건전성도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TB투자증권, SK증권 잇따라 저축은행 인수…시너지 추구


중소형 증권사가 저축은행을 품에 안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지난달 14일 이사회에서 유진에스비홀딩스 30.0%에 해당하는 지분인수를 결의했다.

인수대상은 유진제사호헤라클레스 사모펀드(PEF)가 보유한 유진에스비홀딩스 상환전환우선주(RCPS) 1293만 주다. RCPS는 만기 때 투자금의 전액 혹은 일부를 (현금)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환권'과, 보통주의 전환을 요구할 수 있는 '전환권'이 있으며, '의결권'을 부여할 수 있는 주식을 뜻한다.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지분이 30%로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유진에스비홀딩스는 유진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취득금액은 732억 원이다. 최종매매대금은 실사결과와 매매대금 협의과정에서 차후정산되는 금액을 반영해 확정한다. 인수절차에 따라 실사를 진행한 뒤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 1972년 설립한 유진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규모 2조9842억원으로 업계 7위권 저축은행이다. 지난해 51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SK증권도 저축은행 인수에 합류했다. SK증권은 지난달 22일 엠에스(MS)상호저축은행 주식 431만9284주(93.57%)를 390억4768만 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취득금액은 SK증권의 지난해말 연결기준 자기자본 대비 6.72%에 해당한다. MS저축은행은 지난해말 기준 자본금은 461억6313만 원, 당기순이익은 5억6034만 원으로 국내 저축은행 중 자산 47위, 순이익 77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증권사 저축은행 인수는 드문 일이 아니다. 대표사례는 대신증권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2011년 중앙부산, 부산2, 도민 등 부실 저축은행 세 곳을 인수해 대신저축은행으로 출범했다. 정상화 작업을 거친 뒤 대신저축은행은 총자산 1조6000억 원 규모의 우량저축은행으로 발돋움했다.

키움증권은 2013년 삼신저축은행, 2016년 TS저축은행을 인수해 키움저축은행, 키움YES저축은행으로 영업중이다. 유안타금융그룹도 2015년 한신저축은행을 계열사로 편입한 뒤 이듬해 2월 유안타저축은행으로 상호를 바꿔 영업을 시작했다 한국금융지주도 100% 자회사인 한국저축은행을 거느리고 있다.

◇주식연계 신용대출아니라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 종합금융그룹 도약

눈에 띄는 사실은 KTB투자증권, SK증권 모두 저축은행 인수의 주요 원인을 스탁론이 아니라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스탁론은 증권사 고객에게 증권계좌나 예수금을 담보로 주식 매입자금을 빌려주는 주식연계 신용대출을 뜻한다. 증권사와 저축은행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표사업으로 꼽힌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 자산운용, 네트워크(VC), 신용정보 등 기존 편제에 저축은행이 더해져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증권 관계자는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라 마스터플랜에 따라 4-5년부터 저축은행인수를 준비했다”며 “여신처럼 증권사가 할 수 없는 업무를 저축은행이 가능해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있다”고 말했다.

이들 증권사의 저축은행 인수에 대해 시장은 기대가 아니라 우려가 앞선다. 신용평가사의 불안은 더 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K증권의 MS상호저축은행 인수에 대해 자금부담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나, 시너지효과 창출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 연구원은 "MS상호저축은행은 수도권이 아닌 대구/경북 지역에 영업기반을 보유해 그간 성장성이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며 “영업지역상의 한계, 열위한 시장지위, 저조한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을 감안하면 저축은행 인수를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시너지효과 창출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신평사의 KTB투자증권에 대한 평가도 비슷하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주력 사업인 증권사 사업에 활용가능한 자본규모는 감소하고, 사업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저축은행 등 자회사의 사업이 확대되는 것은 사업안정성 측면에서 나쁠 수 있다”며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자회사 사업 위험 확대 중 어느 영향이 크게 나타날지, 사업안정성 변화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1.9매 사진있음 2개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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