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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ESG 열풍'] SK건설, 친환경 에너지기술 선도기업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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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ESG 열풍'] SK건설, 친환경 에너지기술 선도기업 '대변신'

폐기물처리 사업 진출, 친환경 연료전지 국내생산 본격화...사명도 ‘SK에코플랜트’로 교체 ESG경영 확고
부유식 해상풍력수소재생에너지데이터센터 사업 확대 박차...녹색채권 첫 공모에 1조2천억 몰려 '성공'

전 세계적으로 환경과 사회적 가치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은 사내에 ESG 전담조직을 설치하는가 하면 친환경·사회적 사업을 위한 투자와 자금 조달을 늘리는 방법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ESG의 중요성은 국내 건설업계에도 고스란히 녹아들고 있다. 기존 주택·플랜트 등 전통적 건설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재생에너지·친환경사업 등 건설사가 주도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 발굴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또한, 현장 안전관리 강화, 협력사와 상생모델 개발 등 사회적 책임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넘어 포스트코로나의 글로벌 대변혁기를 맞아 지속성장 전략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차별화된 ESG 경영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안재현 SK건설 사장(왼쪽)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수소 및 재생에너지 융복합사업 협력 강화’ 협약식 이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SK건설이미지 확대보기
안재현 SK건설 사장(왼쪽)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수소 및 재생에너지 융복합사업 협력 강화’ 협약식 이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SK건설

ESG 경영 강화를 위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표적인 건설사는 단연 SK건설을 꼽을 수 있다.

SK건설은 지난해부터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함께 창출할 수 있는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

SK건설의 ESG 대응력은 그룹 총수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ESG 경영 강화 의지에서 비롯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최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SK그룹은 국내 재계 가운데 가장 먼저 ‘RE100(기업의 활동에 필요한 전기에너지의 100%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공급받는 글로벌 캠페인)’에 가입했다.

◇친환경사업 부문 신설, 세계최고 성능 연료전지 국산화 돌입…안재현 사장이 직접 총괄

지난해 초 SK건설은 친환경사업 부문을 신설하고 에너지기술부문을 신에너지사업부문으로 개편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신설된 친환경사업 부문은 안재현 SK건설 사장이 직접 사업부문장을 맡아 총괄하고 있다.

친환경사업 부문은 스마트그린산단사업·리사이클링사업 등으로 구성되는데 안 사장은 리사이클링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해 어팔마캐피탈로부터 EMC홀딩스를 약 1조 원에 인수했다.

EMC홀딩스는 하·폐수 처리부터 폐기물 소각·매립까지 전 환경산업을 아우르는 종합 환경플랫폼 기업으로, 전국 970개의 수처리시설과 폐기물 소각장 4곳, 매립장 1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SK건설은 리유즈(Reuse)·리사이클링(Recycling) 등의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도입해, 기술력 중심의 친환경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겠다는 포부를 제시하고 있다.

SK건설은 친환경 연료전지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글로벌 연료전지 주기기 제작업체인 미국 블룸에너지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국내 생산을 위한 '블룸SK퓨얼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지분율은 SK건설이 49%, 블룸에너지가 51%이다.

SOFC는 고효율 신재생 분산 발전설비로 기존 연료전지 대비 발전 효율이 높으며 백연과 미세먼지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로 꼽힌다.

SK건설은 SOFC 국산화를 위해 지난 2018년 블룸에너지와 SOFC 국내 독점 공급권 계약을 체결하며 연료전지 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경북 구미에 마련한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은 지난해 10월 준공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생산규모는 올해 연산 50메가와트(㎿)로 시작해 오는 2027년에는 400㎿까지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발전 실증사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말 연료전지 제작사인 미국 블룸에너지, 프로필렌 전문 생산·판매 기업인 SK어드밴스드와 함께 순수 수소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발전설비를 구축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전력 생산에 나섰다.

이번 사업은 프로필렌 생산공정의 부산물인 부생수소를 활용한 순수 수소 SOFC의 발전 성능을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며, SK어드밴스드의 울산 PDH 공장 내 부지에서 진행된다. 3사는 100㎾ 규모 연료전지 발전설비를 설치했으며, 본격적인 운전에 돌입했다. SK건설은 이번 프로젝트의 EPC(설계‧조달‧시공)와 운영을 맡았다.

또한, SK건설은 부유식 해상풍력, 수소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수소산업 활성화를 위한 ‘수소 및 재생에너지 융복합사업 협력 강화’ 업무협약(MOU)을 맺은데 이어, 포스코와 ‘부유식 해상풍력 고유부유체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 MOU를 체결했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해저면에 기초를 세우지 않고 먼 바다에 풍력발전기를 부표처럼 띄워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방식이다.

‘데이터센터 사업’도 SK건설의 신성장 포트폴리오에 새로 추가됐다.

지난달 20일 데이터센터 핵심기술 전문기업 리탈코리아, 클린룸 공조설비 제작·분석 솔루션 전문기업 원방테크와 모듈러 데이터센터 공동 사업개발을 위한 MOU를 맺고 모듈러 데이터센터(Modular Data Center) 사업개발에 나선 것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3사는 모듈러 데이터센터 개발을 위한 기본 설계, 제작, 시공 기술 개발 및 사업화 등 전 과정을 공동 수행하기로 합의했으며, 모듈러 데이터센터 사업에 경쟁력 있는 공급망(Supply Chain) 완성을 위해 협력할 방침이다.

SK어드밴스드의 울산 프로필렌(PDH) 공장 내 설치된 100㎾급 수소연료전지(SOFC) 발전설비. 사진=SK건설이미지 확대보기
SK어드밴스드의 울산 프로필렌(PDH) 공장 내 설치된 100㎾급 수소연료전지(SOFC) 발전설비. 사진=SK건설

◇‘SK에코플랜트’로 사명 변경 추진…ESG 힘 받는다

SK건설의 친환경·신에너지 사업 추진 행보는 금융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월 건설사 최초로 공모한 3년물 녹색채권 수요예측에서 1500억 원 모집에 8배 넘는 1조 2100억 원의 자금이 몰려 흥행에 성공했다.

회사는 수요예측에 따라 3000억 원 규모로 증액 발행했으며, 조달 자금을 태양광, 연료전지, 친환경 건축물 등 신규 프로젝트에 활용할 계획이다.

SK건설의 ESG경영 화룡점정(畵龍點睛)은 회사 이름을 ‘SK에코플랜트’(SK ecoplant Co.Ltd)로 바꾸는 일이다. 사명 변경을 통해 향후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K건설은 오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건설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SK에코플랜트’로 바꾸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법원에 ‘SK에코플랜트’를 포함해 ‘SK임팩트’, ‘SK서클러스’ 등 3개의 사명을 상호 가등기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이 가운데 SK건설의 사업방향과 건설사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는 ‘SK에코플랜트’가 최종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 관계자는 “ESG를 경영의 새로운 핵심 가치로 삼고 지난해부터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빠르게 추진해왔다”면서 “이번 사명 변경도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건설업과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을 함께 영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