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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위기 근원은 TSMC·애플의 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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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위기 근원은 TSMC·애플의 기술력"

해외 투자자들 날카로운 지적..."의구심 해소해야 주가 반등"

국민기업 삼성이 대만 TSMC와의 치열한 경쟁에 노출되면서 초기술격차에 대한 부담이 늘어가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국민기업 삼성이 대만 TSMC와의 치열한 경쟁에 노출되면서 초기술격차에 대한 부담이 늘어가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삼성전자는 국민 10명 가운데 1명이 주식을 보유한 국민기업이다. 독보적인 코스피 시총 1위 기업이다. 2021년 5월 12일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자들도 삼성전자의 주식의 54.31%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 향방을 결정하는 결정적 변수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주식 추가 투자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외투자가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부 해외투자 전문가들은 현재 삼성전자 경쟁력에 대해 많은 강점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우려가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어 주목된다.
해외 투자가들이 갖는 의구심을 해소해야만 주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

◇대만 TSMC의 강력한 도발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삼성 경영진은 첨단 프로세스 경쟁력에 강한 확신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김기남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 총회에서 TSMC와 기술 격차에 대해 대형 고객을 확보했고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9일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1분기에 16% 감소한 30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매출은 8% 증가한 19조1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만에 처음으로 이익 하락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TSMC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일부 빼앗아가면서 발생한 측면이 있다.

외국 투자가들은 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의심하지 않지만 CPU와 통신 칩의 계약 생산을 처리하는 삼성의 비메모리 사업에서 경쟁력 하락을 지적한다.

몇몇 업체에서는 삼성전자가 5nm를 사용하는 최첨단 칩의 수율을 높이는 데 차질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있다. 5nm 대량 생산 관련 TSMC와 분명한 시차가 있으며 기술 격차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회로 폭이 얇을수록 처리 성능이 높아지고 소비 전력이 낮아진다. 이것은 또한 전자 장치의 소형화에 도움이 된다. 이에 삼성전자, 인텔, TSMC 등 세계 3대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최첨단 반도체 칩 생산을 위해 ASML이 제작 판매하는 EUV 장비 구매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구매 대수를 늘리고 있지만, TSMC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구매 대수가 바로 최첨단 반도체 칩 생산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의 측도로 작용한다.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은 코로나 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로 날아가 ASML에서 독점 공급하는 EUV 장비 구매에 나섰다.

ASML은 지난 해 전 세계적으로 약 100대의 EUV 장비를 선적했다고 밝혔다.

TSMC는 EUV 장비 구매와 관련 2019년 16대, 2020년 18대를 구매했고 2021년 28대, 2022년에는 31대를 구매할 예정이다. 총 93대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2019년 5대, 2020년 8대를 구매했고, 2021년 9대, 2022년에 14대를 구매할 계획이다. 총 36대다. 39% 수준이다. TSMC가 확실히 구매 대수에서 앞선다.

비메모리사업을 위주로 하는 TSMC와 메모리사업을 주로 하는 삼성전자에 EUV 장비 기술 활용 측면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최첨단 7nm이하 공정에 꼭 필요한 EUV 장비 구입 면에서 삼성전자는 경쟁업체인 TSMC에 훨씬 뒤처지고 있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첨단 반도체에서 TSMC에 대해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 가공 장치와 같은 최첨단 제품의 대량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계약 제조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다.

최첨단 제품에서 일부 경쟁력 상실은 반도체 메모리, 스마트폰 등 다른 핵심 품목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계약 제조업에 필요한 투자 규모도 삼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TSMC는 반도체 부족에 대한 대응으로 향후 3년 동안 2023년까지 자본 지출에 1000억 달러를 할당 할 계획을 밝혔다.

삼성은 2021년에 약 4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지만 대부분 메모리 분야에 투자될 것으로 알려져 있고 투자 규모 역시 TSMC에 뒤진다.

대만 리서치 회사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TSMC는 2021년 1분기 동안 계약 제조의 56%를 차지하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 포인트 증가하여 지배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점유율은 2년 전보다 8포인트 상승한 반면 2위 삼성은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 1포인트 하락했다.

애플 등 미국 주요 고객은 거의 모든 주문을 TSMC에 아웃소싱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라도 할당량을 삼성전자가 되찾으려면 장애물이 너무 높다는 것이 해외 투자가들의 시선이다.

또한 해외 투자가들은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에서도 삼성전자의 부담 요인을 찾고 있다.

TSMC는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손을 잡고 베이징에 맞서 단결하고 있는데 반해 삼성전자의 경우 한국 정부가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방향 외교를 함에 따라 반도체 공급망에서 자칫 삼성전자가 고립될 위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애플의 자체 부품 생산 확대 움직임


삼성전자와 스마트 폰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애플은 모든 CPU 생산을 TSMC에 아웃소싱 하고 있다. TSMC와 삼성전자의 기술 격차는 스마트 폰 성능에서 애플과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이 주력 사업의 선순환 바탕이 되고 있는 첨단 반도체 기술 경쟁에서 TSMC에 뒤처질 경우 전 사업 분야에서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스마트 폰과 메모리 칩은 삼성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계약으로 제조되는 비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의 7%에 불과하지만 삼성 전자 자체 스마트 폰의 성능은 자사 CPU와 이미지 센서에 달려있다. 삼성전자 스마트 폰과 경쟁관계에 있는 애플 폰의 성능이 날로 개선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또 다른 문제는 애플이 삼성전자 기술사용을 줄이고 자체 부품을 더 많이 생산하려 한다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2019년 인텔의 모뎀 사업부를 인수한 후 각고의 노력으로 M1 맥(Mac) 개발 등에 큰 진전을 이룬 점을 거론하면서 2023년부터 삼성전자에 지급하는 배당금이 줄어들 수 있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자, 해외 투자 전문가들의 의구심 불식 시켜야


삼성전자는 강하다. 하지만 경쟁상대가 너무 많다. 이를 극복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이들의 각종 주장에 투자를 결정한다.

TSMC와 기술 경쟁격차를 줄이고 투자 면에서도 단순히 투자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실질적 투자가 중요하며 이를 통해 아낀 돈이 배당으로 주주에게 돌아가고 있음을 잘 설명해야 한다.

해외 전문가들의 지적을 단순히 노이즈로 치부하지 말고 사실과 의도와 잘 판별해서 시장에 형성되는 의구심을 잘 해소해 실력으로 다시 강한 경쟁력을 보여줄 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