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전세계 해운업계, 이중고에 골머리

공유
1

전세계 해운업계, 이중고에 골머리

선복량 부족과 하역 작업 지체로 선사 발목 잡혀...고운임 2년 지속될 듯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전세계 대부분 항구에서 지체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전세계 대부분 항구에서 지체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전 세계 해운업계가 선복량(배에 싣는 화물 총량)과 컨테이터 박스 하역 작업 지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따라 해운업계 고운임 추세는 앞으로 최소 2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운 컨설팅 전문업체 드류리(Drewry)는 화주들이 적어도 2년 간 고운임과 선박 공급 부족을 감수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올해 평균 운임도 지난해에 비해 23%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13일 전망했다.

컨테이너선 운임지수를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2641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3100 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 점도 드류리 예측을 뒷받침한다.

◇ 선사 컨테이너선 수요는 급증...선박 건조 속도 못 따라가


실제로 선복량 부족에 따른 전세계 선사들의 컨테이너선 발주는 지난해 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세계 선사들의 컨테이너선 누계 발주량은 지난해 1~4월 59만CGT(8척)에 불과했으나 올해 1~4월에 636만CGT(108척)으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10배 이상 급증했다.

다만 이 같은 발주량 급증이 선사들의 선복량 공급 부족을 당장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일반적으로 컨테이너선 설계에 1년, 건조에 1년 등 총 2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컨테이너선을 주로 운용하는 선사들이 다른 선박을 활용해 컨테이너 박스를 운송할 수도 없다. 원유운반선,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은 관련 화물만을 운송할 수 있는 형태로 건조됐고 임의적으로 컨테이너선박스를 싣고 운송할 경우 운항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선사도 이 같은 선복량 부족 사태에 빠르게 대처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다만 전세계 선사 가운데 유일하게 국적선사 HMM(옛 현대상선)이 2018년 대우조선해양(7척)·삼성중공업(5척)에 2만4000TEU 급 컨테이너선 12척, 한국조선해양에 1만6000TEU 급 컨테이너선 8척을 발주해 선복량 부족 사태를 최소화했다.

HMM은 지난해 4월부터 2만4000TEU 급 12척 인수, 올 3월부터 1만6000TEU 급 8척을 차례대로 인수하고 있어 이를 토대로 눈부신 실적호조를 일궈냈다.

◇전세계 해운업계는 여전히 코로나19 여파 겪는 중

전세계 항구에서 컨테이너박스 하역 지체도 현재진행형이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유럽의 대표 항구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악천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선박 대기 시간이 77시간으로 늘어났다고 12일 보도했다. 이는 77시간을 기다려야 비로소 하역 작업에 돌입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벨기에 앤트워프 항구에서는 32시간 동안 컨테이너선이 대기해야 하며 대다수 부분의 선사들이 장시간 대기에 따른 할증료를 내고 있어 화주들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소비재 물동량 증가와 코로나19에 따른 하역 지체는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州) 롱비치와 로스엔젤레스 항구에서는 항구에 도착한 선박의 85%가 최소 8일간 대기해야 하역작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