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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겨냥할 우리 술, 소주 다음 타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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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겨냥할 우리 술, 소주 다음 타자는?

- 친목 모임에 어울리고 선물 모양새가 나는 중고가 술로 어필 필요 -

- 베트남 술 시장, 알코올 도수 높지 않고 새콤달콤한 술이 진입장벽 낮아 -




2020년 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베트남 술 시장은 전반 우상향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베트남 술 시장은 맥주가 큰 점유율을 차지하는 한편, 맥주를 제외한 나머지 시장 또한 꾸준히 확대 추세에 있고 이 시장은 대부분 외국 브랜드가 분할 점유하고 있다. 최근 한국 내 지역별 우리 술 브랜드(맥주 제외)가 각기 차별된 개성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바, KOTRA 호치민 무역관은 이들의 베트남 수출 가능성을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최소한의 단초를 제공하기 위해 본 글을 기획했다.

베트남 술 시장, 2022년 100억 달러 성장 기대

독일 기반의 시장 조사업체 Statista 통계에 따르면, 2013~2019년 베트남 술 시장은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력 제고 및 음주문화 활성 기류를 따라 연평균 성장률 8.35%로 안정적인 확장세를 보였다. 해당 시장 규모는 2019년 98억2500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020년 1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 예기치 않은 팬데믹 여파로 현지 술 시장 규모는 8.6% 축소돼 시장 매출이 2018년보다 못한 수준으로 퇴보했다.

Statista는 2021년 베트남 내 주류(酒類) 품목 소비가 회복되기 시작해 2022년 그 시장 규모가 1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 참고로, 영국 기반 시장 조사업체 Euromonitor 또한 2020년 위축됐던 베트남 술 시장 매출이 2022년 들어 팬데믹 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베트남 술 시장 규모 추이
(단위: 백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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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021년부터 전망치
자료: Statista

술술 자라는 베트남 술 시장, 80%는 맥주가 차지

베트남 술 시장은 맥주가 약 8할을 차지한다.(한국은 4할 가량) 호찌민시를 비롯한 베트남 남부는 연중 27~30°C에 이르는 고온을 유지하는 한편 북부도 대체로 눈이 희귀한 아열대 기후이다. 이처럼 무더운 날씨로 인한 해갈 수요가 현지인들의 맥주 소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추측된다. 더불어, 맥주의 알콜 평균 도수 및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베트남에서는 와인이나 증류주 등의 술보다 맥주 소비가 월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참고로 한 현지 언론은 과거 일부 현지 소비자들에게 맥주는 다른 주종보다 알코올 도수가 약해 건강에 덜 해롭다는 인식이 보편적이었고 이 때문에 다른 술보다 맥주 소비량이 많았다고 전하기도 했다.(자료: 띠엔퐁 일보(Tiền Phong))

2020년 베트남 술 종류별 시장 점유율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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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금액 기준
자료: Statista

베트남 맥주 시장은 각 지역별 대표 현지 기업, 하이네켄이나 사포로 등과 같은 글로벌 유명 기업들이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진행 중이다. 수제 맥주 브랜드들(주로 외국인 투자) 또한 2013~2015년 시점부터 두각을 드러냈는데, 현지 수제 맥주는 현지 밀레니얼 소비자를 중심으로 유명 식당 및 바에서 주로 유통된다.

베트남 내 주요 맥주 제조·유통 기업 일부 정리

브랜드 예시
하이네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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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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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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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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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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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이미지






상기 상품 가격
(330ml 캔)
22,000동
(약 1,070원)
19,000동
(920원)
15,000동
(730원)
11,000동
(530원)
22,000동
(1,070원)
제조 기업
Vietnam Brewery Ltd → Heineken Vietnam Brewery Ltd (2016년 법인명 수정)
Sabeco
(Saigon Alcohol Beer and Beverage JSC)
Habeco
(Hanoi Beer Alcohol and Beverage JSC)
Sapporo Vietnam Ltd
베트남 설립연도
1991년
1875년
1890년
2010년
주: 1) 상기 언급된 기업들은 모두 베트남 내 양조 시설을 갖춤.
2) 태국 기업 Thai Beverage(태국 맥주 Chang 생산)가 Sabeco 지분 53.59% 소유
3) 국기는 본사 소재 국가 표시
4) Circle K 판매 가격 참고(고시환율 일자 2021.5.10.)
5) Beer Hanoi는 호찌민시에서 보편적으로 유통되는 상품이 아니므로 베트남 내 평균 판매가를 추산함.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취합

베트남 술 시장에서 맥주를 제외한 나머지 2할은 와인, 증류주, 사과주(cider/perry), 현지 전통 곡주가 차지한다. 다만 20%라는 숫자는 비율일 뿐 와인·증류주·사과주·곡주를 아우른 기타 주류 시장은 전반적인 술 시장 동향과 비례해 꾸준히 성장 중이다. 무엇보다 이 기타 주류 시장은 소수 브랜드가 과점하지 않고 다양한 종류·브랜드의 술들이 분할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볼 만하다.

맥주를 제외한 베트남 술 시장 규모 추이
(단위: 백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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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021년부터 전망치
자료: Statista

더욱 다양해지는 베트남 수입 술 시장


과거 베트남 소비자에게 외국 술이라 함은 프랑스산 와인이나 중고가 양주가 대표적이었으며, ‘비싼 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베트남에서 외국 술은 수입 관세가 40~55%(MFN 기준) 정도로 상대적으로 높이 적용되는데 더해, 부가가치세(10%)와 특별소비세(35~65%)까지 부과된다. 여러 세금이 중첩 부과된 수입 술은 최종 소비자 가격이 현지 생산 맥주나 전통 곡주에 비교해 수십배 높다. 더욱이, 술 유통 사업은 베트남에서 조건부 사업(conditional business)이라 제약 요건이 있고 수입 및 유통 라이선스 발급도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편이다.

(참고) 2021년 무역협정 별 베트남의 주류 품목 수입 관세율
(단위: %)
HS코드
품목 설명
MFN
VK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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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J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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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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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
기타 발효 음료(예: 사이더, 페리, 벌꿀 술, 사케), 발효 음료 혼합물, 발효 음료와 무알코올 음료를 섞은 혼합물
2206.00.10
사과주 cider or perry
55
50
65
41.2
2206.00.20
청주
55
50
0
41.2
2206.00.91
쌀로 만든 술
(약재 같은 재료 포함)
55
50
65
41.2
2206.00.99
기타
55
50
65
41.2
주: VK FTA 한국-베트남 자유무역협정, VJ EPA 일본-베트남 경제협력협정, EV FTA 유럽연합-베트남 자유무역협정
자료: 베트남 세관총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에서 유통되는 외국 술 브랜드와 주종은 가일층 다양해지는 추세이다. 몇 가지 원인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베트남 주류 음료 수입 규정이 2008년, 2012년, 2017년, 2020년 순차적으로 점진 완화됨에 따라 시장 진입 관문이 전보다 넓어졌다. (참고로 특별소비세 규정도 변화가 있었는데, 술에 부과되는 특별소비세는 현재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전보다는 낮아진 것이다.) 베트남이 한국-베트남 FTA, EU-베트남 FTA, CPTPP 등 자유무역협정을 적극 추진한 덕에, 외국 수입 술에 대한 베트남 소비자들의 접근성도 높아졌다. 마지막으로, 베트남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따라 현지 소비자 구매력이 제고된 한편, 소비자 의식 변화로 새로운 식문화 및 상품 시도가 증가했다. 일례로 Fitch Solutions에 따르면 2001년까지만 하더라도 베트남에서 유통되는 와인은 대부분 프랑스산으로 수입 와인 시장 전체 매출의 68.5%를 차지했지만, 2018년에는 24.4%로 대폭 감소했다. 현재 베트남 시장에서는 칠레,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인이 고루 유통된다. 아울러 한국 소주와 막걸리, 일본 사케와 매실주 등은 현지 한국 및 일본 식당이 늘어난만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상품이 됐다. 특히 우리 소주는 한식당 뿐만 아니라 도심 편의점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을만큼 유통이 확대되기도 했다.

베트남, 맥주 외 술 시장동향

1) 현지 밀레니얼이 모이는 인기 펍, 사과주(cider)와 향/맛 첨가 맥주 필수 구비

Statista에 따르면, 베트남에 술 시장에서 맥주 다음으로 시장 점유율이 큰 주종은 사과주(cider/perry)·곡주(rice wine)이다. 해당 통계는 2개 주종(사과주·곡주)이 함께 묶여 산출됐으므로, 사과주 단독 통계만 들여다볼 수 없다. Euromonitor 통계는 사과주를 따로 구분했는데, 이에 따르면 베트남 전체 술 시장에서 사과주의 점유율은 약 5%로 추산된다. 점유율은 작은 수준이지만 2016~2019년 매출액이 연평균 34.2%씩 대폭 성장했다.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베트남에서 사과주(cider)는 현지 시장에서 이름조차 생소한, 존재감이 미약한 주종이었다. 2015년 11월 하이네켄 베트남(Heineken Vietnam Brewery Ltd)이 자사 사과주 브랜드 스트롱보우(Strongbow)를 론칭하며 수요를 발굴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베트남 사과주 시장을 대표하는 주요 브랜드로 성장했다. 참고로 Euromonitor는 베트남 내 사과주 관련 통계를 2016년부터 집계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이전 사과주 시장 매출이 미미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현지 소매유통점 빈마트(VinMart)에 진열된 스트롱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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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021.5.11. 호찌민시 1군 지점 방문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베트남 소매유통시장에서 스트롱보우는 맥주와 비슷한 가격에 판매돼, 맥주 대체제를 찾는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맥주와 비슷한 탄산감, 단맛과 과일향 등이 가미돼 알코올 음료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 소비자들에게도 호평을 이끌었다. 한편, 스트롱보우 외에도 베트남 내 소규모 양조 사업자들이 현지에서 사과주를 생산해 유통하기도 한다. 이 상품들은 보통 외국계 식당에서 판매되며, 평균 가격은 맥주의 3~5배 가량이다.

베트남에서 생산·판매되는 사과주(cider) 및 과일향 맥주 일부
브랜드
상품 예시
정보
(사과주/사이더)



Bazan Brewing


- 기업명: Red Soil Craft Beer Ltd(독일인이 베트남에서 설립)
- 정식 cider 양조 사업 시작 시점: 2015년
- 중부 고원 닥락성(Đắk Lắk Province)에서 자란 현지 대추사과(táo mèo), 히비스커스 등을 이용해 cider 제조
- 82,000동(약 4,000원)/330ml
- (히비스커스 사이더) 알코올 도수 5.6%
- 홈페이지: bazanbrewing.com
(사과주/사이더)



Saigon Cider


- 기업명: Saigon Cider JSC(영국인이 베트남에서 설립)
- 설립연도: 2013년 (현지 설립 cider 양조 업체 중에서도 오래된 축에 속함.)
- 베트남, 캄보디아, 프랑스에 걸쳐 약 200개 소매유통처에서 판매됨.
- 맛 종류: 사과, 사과·생강, 사과·고추
- 2019년 Asia Beer Championship 수상 경력
- 약 85,000동(4,140원)/330ml
- (오리지널 애플 사이더) 4.9%
- 홈페이지: saigoncider.com
(맥주/과일향 첨가)



Pasteur Street Bre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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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명: Pasteur Street Brewing Company (미국인 설립)
- 설립연도: 2015년
- IPA 전문 양조 업체
- 2016년 World Beer Cup 수상 경력
- 자스민, 자몽, 패션프루트, 용과 맥주 등 생산
- 약 69,000동(3,300원)/330ml
- 용과 맥주(Dragon Fruit Gose) 알코올 도수 4.3%
- 홈페이지: pasteurstreet.com
(맥주/과일향 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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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 떼떼

- 기업명: Tê Tê Brewing Company (스페인인, 미국인, 몰타인 공동 설립)
- 설립연도: 2015년
- 레몬, 오렌지, 시나몬, 향신료 등을 활용해 맥주 양조
- (Tê Tê Mellow Red) 80,000동(3,900원)/330ml
- 평균 알코올 도수 5.2~5.8%
- 홈페이지: tetebeer.com
주: 환율 고시일자 2021.5.10.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취합

2) 와인, 베트남에서 판매 가격대 낮아질 예정

Fitch Solutions는 최근 베트남인의 연간 평균 와인 소비량은 0.2리터(인당)에 불과하며, 이는 와인의 평균 가격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접근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1인당 와인 소비량은 높지 않아도 9700만에 육박한 풍부한 인구 덕에 베트남은 태국과 말레이시아를 이어 아세안에서 3번째로 와인 소비량이 높은 국가로 추정된다. (태국 1억330만 리터, 말레이시아 2670만 리터, 베트남 1530만 리터)

베트남의 와인 소비량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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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Fitch Solutions의 2020년 9월 Asia Pacific Food and Drink 리포트

베트남 내 와인, 샴페인, 양주 소비 시장은 낙관적으로 전망된다. 한 가지 성장 호재는 2020년 8월 발효한 유럽연합(이하 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EV FTA*)이다.) 한국이 EU와 FTA를 발효한 후 관세 혜택을 받은 EU산 와인이 우리 시장에 증가했던 것처럼, EV FTA 효과로 베트남에서도 더 다양한 EU산 와인이 유통될 것으로 예측된다. EV FTA 협약 내용에 따르면 EU에서 베트남으로 수입되는 와인, 증류주(위스키, 브랜디, 진, 보드카 등)는 협정 발효 7년 후, 맥주는 10년 후 관세율이 철폐된다. (참고 자료: 베트남 무역산업부 산하 EV FTA 정보 웹페이지) 또한 와인을 비롯한 외국 주종의 접근성이 증대하는 동시에, 베트남의 경제 성장에 따른 소비 시장 성장으로 구매력이 증대해 해당 시장의 규모는 점진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주*: EU-베트남 FTA 발효 코앞, 진출기업 준비 사항은? (클릭 시 해당 페이지 이동)

3) 현시점 베트남에서 한국 술은 소주와 막걸리에 편중

베트남에서 주로 유통되는 우리 술은 소주와 막걸리다. 두 주종을 비교하자면 소주의 유통 비중이 더 높고 막걸리의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베트남에서 소주와 막걸리 모두 현지 마트, 한식당 등에서 유통되고 있으며 특히 소주는 편의점, 현지 식당에서 판매될 만큼 유통이 확대됐다. 그 외 복분자주와 일부 브랜드 술이 한인 마트 및 한식당에서 한정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맥주는 현지 브랜드 및 글로벌 기업의 시장 점유율과 인지도가 높아 우리 맥주 기업이 경쟁하기에 많은 시간과 투자 노력이 필요한 시장이다.


현지 주요 편의점 Circle K에서 판매되는 한국 소주,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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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021.5.11. 호찌민시 1군 지점 방문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베트남에서 소주의 인지도를 구축한 일등 공신은 한국 드라마이다. 드라마에 노출된 문화적 요소가 베트남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데 더해, 현지 소비자들이 한식과 한국 문화에 전보다 익숙해져 베트남 내 소주 소비가 증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소주 자체가 베트남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맛은 아니다. 현지 소비자가 주로 찾는 편의점 및 현지 식당에서는 자두, 복숭아, 청사과 등 과일 향미가 첨가된 소주가 구비돼있다.


현지 술 유통업자 인터뷰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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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인터뷰 일자 2021.5.6.
2) 인터뷰 응답자의 개인 의견임을 유의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시사점


현재 베트남 맥주 시장은 레드오션이므로, 베트남 진출을 고려하는 우리 술 사업자에게는 맥주를 제외한 나머지 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베트남에서 술은 10병 중 8병이 식당이나 바 등 온트레이드(on-trade) 채널에서 유통되는 한편, 맥주를 제외한 외국 술의 판매 가격이 통상 중고가에 형성된 사실을 고려해 진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자료: Euromonitor) 마트를 포함한 오프트레이드(off-trade) 채널에서 유통되는 외국 술은 맥주처럼 개인이 일상에서 많은 양을 소비하기보단 주로 친목 모임이나 선물용으로 소비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우리 술 관련 사업자가 베트남 시장 진출 시 우선 고려할 만한 상품은 ① 건강한 인상의 술 또는 ② (일반 맥주 외)알코올이 강하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술 등이다.

①의 경우, 베트남에서 한국은 인삼의 종주국*이라는 인식이 자리잡혀 있으므로 인삼주 및 관련 술 상품이 포함될 수 있다. 또는 효능과 천연 재료를 강조한 문구로 지역별 특산품 양조 술을 소개할 수 있다. ①에 속하는 술 상품은 베트남에서 현지 명절(구정 등)과 같은 특수 시즌을 노린 선물 상품, 남성 소비자를 타깃한 선물 상품으로써 효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참고로 베트남에서는 비즈니스 파트너 선물 혹은 명절 선물*로 외국 중고가 와인, 양주 등을 준비하기도 한다. 덧붙여, ① 관련 술을 취급하는 우리 기업은 베트남 시장에서 ‘와인과 차별되는 포지셔닝’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 한국 외 다른 외국에서 수입되는 술(와인 등)과 소비되는 목적, 주요 소비자 그룹, 유통처가 중첩될 가능성이 높은데 유럽연합-베트남 FTA로 인해 추후 베트남에서 유통되는 EU산 와인 및 양주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될 것이기 때문이다.

②의 경우, 가격 정책 수립 시 베트남에서 유통되고 있는 우리 소주 또는 사과주(cider)의 가격대를 대조해볼 수 있다. 최근 베트남 내 술 소비 그룹이 남성에 편중됐던 과거에서 벗어나 여성 및 나이대가 더 어린 청년층으로 확대되고 있는 사실을 고려해 이들의 관심을 유도할 요소를 찾아야 한다. 앞서 현지 술 유통업자 인터뷰에서 요약된 것과 같이,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은 동시에 술에 익숙하지 않은 이도 큰 거부감이 없을 만한 주류가 한 가지 예시가 될 수 있다.
주*: (참고) 2020년 베트남 설날 선물 트렌드

한편, 베트남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우리 술 관련 기업 및 개인 사업자는 소주의 사례를 검토해 볼만하다. 한국 소주는 베트남 대중에게 보편적인 맛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시장에서 우리 술 가운데 인지도 및 유통 비중이 가장 크다. 현지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되는 맛이 아니었음에도, 왜 소주는 베트남에서 유통이 확대될 수 있었을까? 우리 소주 기업들은 자사 상품이 한류 드라마·영화로 조명을 받은 것에 멈추지 않고 미래에도 이를 실제 수요로 지속 성장시킬 수 있는 ‘현지의 입맛’을 찾아 노를 저었다. 베트남에서 우리 교민들이 주로 찾는 한인 마트나 한식당에는 일반 소주의 판매 비중이 높지만, 현지 소비자들이 주요 고객인 현지 소매유통채널 및 식당에서는 일반 소주보다 과일향이 첨가된 소주의 비중이 두드러진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현지에서 보편적으로 재배되는 작물이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희소한) 복숭아, 자두, 딸기, 청포도와 같은 과일향과 맛을 첨가해 상품의 차별성을 구축하고 현지 소비자의 흥미를 유도했다.


자료: Statista, Euromonitor, BMI Research, 현지 바이어 인터뷰, 현지언론 및 KOTRA 호치민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