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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일 언론, 반도체‧스마트폰 2위로 전락 ‘삼성제국 붕괴’ 전망 과연 그 저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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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일 언론, 반도체‧스마트폰 2위로 전락 ‘삼성제국 붕괴’ 전망 과연 그 저의는?

일본 언론이 반도체는 TSMC, 스마트폰은 애플에 밀리는 것을 두고 ‘삼성제국의 붕괴’를 예측하고 나섰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언론이 반도체는 TSMC, 스마트폰은 애플에 밀리는 것을 두고 ‘삼성제국의 붕괴’를 예측하고 나섰다.

2020년 10월 사망한 삼성 이건희 회장의 26조 원의 유산 분할이 마무리되면서 12조 원의 상속세 납부가 지난달 28일로 결정됐다. 상속분할 내용을 보면 장남이자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창업가 그룹 지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은, 핵심이 되는 반도체·스마트폰 부문 모두 고전을 강요당하고 있다.

■ 이건희 회장 유산 상속 순조롭게 마무리

이번에는 삼성전자에 대해 두 가지 주제로 접근하고 싶다. 하나는 사망한 회장의 유산 상속에 대해서, 다른 하나는 삼성전자가 현재 처하고 있는 현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산 상속은 잘돼 삼성 일가의 지배체제가 강화됐다.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그럼 세부 내용을 살펴보자.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 지분 10.44% 보유했다. 12조 원 이상의 상속세는 유족끼리 분담하게 됐다. 2020년 10월 사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은 보유한 주식만 약 19조 원 상당으로 이를 4명의 유가족이 나누게 됐다.

유산을 받을 4명은 다음과 같다. 부인 홍라희 씨, 장남 이 부회장, 장녀 이부진 씨, 차녀 이서현 씨가 그들이다. 원래는 유언이 없으면 법정상속대로 나누는 것이 통례이지만, 아무래도 삼성생명 주식만큼은 유족들끼리 논의한 뒤 결정한 것 같다는 후문이다.

우선 아내 홍라희 씨는 상속받지 않는다. 대신 장남인 이 부회장이 절반인 2,075만 9,591주. 부진 씨가 6분의 2인 1,383만9,726주, 서현 씨는 6분의 1인 691만9,863주를 각각 상속받게 됐다. 법정상속대로라면 아내 홍라희 씨는 9분의 3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 그걸 하지 않았다. 장남인 이 부회장에게 한꺼번에 건네면 삼성생명의 지배구조가 강화된다는 것이다.

■ 창업가 가문의 그룹 지배력은 유지했지만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 지분 10.44%를 보유하게 됐고, 부진은 씨는 6.92%, 서현 씨는 3.46%로 나타났다. 3명이 약 21%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정도 있으면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을 막는 데는 충분할 것이다. 삼성그룹이 외국계 기업에 지배되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쉽게 인수되는 위험한 구조는 아니다.

12조 원 이상의 상속세는 유족끼리 분담할 것으로 보인다.4 명이 분담하면 1인당 3조 원 정도로 한국 정부는 기뻐하고 있을 것이다. 이 정도 상속세를 내고도 이 부회장은 계속 수감 된 상태다. 전직 대통령 지인에게 준 뇌물공여죄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논란이 됐던 사면은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갈등을 빚을 것으로 전망됐던 유산 상속이 비교적 원만히 해결돼 세상은 맥이 빠진 형국이다.

■ 반도체는 대만 TSMC에 점유율‧투자 모두 뒤져

지금부터는 삼성전자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현재 삼성전자의 최대 돈벌이는 두 가지다. 하나는 ‘반도체’ 두 번째는 ‘스마트폰’ 사업이다. 이를 순서대로 살펴보면 우선 2021년 13월 반도체 사업은 매출액 19조100억 원, 영업이익 3조3,700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나 줄었다.

이에 대해서는 반도체 생산이 미국의 한파 영향으로 1개월 이상 조업이 중단된 적도 있다. 그러나 요인은 이뿐만이 아니라고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대만의 TSMC가 독주하는 상태에서 삼성전자는 더이상 쉽게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로이터에 의하면, TSMC의 올해 1분기 결산은 순이익이 1,397억 대만 달러(49억3,000만 달러)로 19.4% 증가했다고 한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6% 감소했는데도 TSMC는 20% 증가했다. 누가 더 강한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반도체 설비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역시 삼성전자는 뒤처져 있다.

TSMC는 올해 초 280억 달러(약 30조 원)의 투자계획을 밝혔으며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약 112조 5,500억 원)의 추가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 원(약 1182억 달러))의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투자금액만 압도적인 차이가 나는 셈이다. 1년에 30조 원씩 투자하는 TSMC의 우위가 분명하다.

삼성전자가 아무리 거대한 기업이라 다른 사업으로 이익을 내도 TSMC는 반도체 하나로 사업을 하는 까닭에 따라잡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같은 대장장이라도 칼도 만들고 칼집도 만드는 식이다. 반면 TSMC는 같은 대장간이라도 칼만 만드는 장인 같은 것이다. 그런 까닭에 반도체에서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할 수 있다. 이처럼 삼성이 반도체 1위를 노리기에도 TSMC가 독주하고 있어 힘들다.

■ 스마트폰 점유율 1위에도 매출 애플에 뒤져

그렇다면, 2번째의 벌이가 되는 ‘스마트폰’ 사업은 어떨까. 이 분야에는, 미 애플이 존재한다. 미 애플은 스마트폰 사업에서 최대 경쟁자이자 디스플레이 유기 EL의 공급처이기도 하다. 그리고, 영업이익률에서는 애플의 발밑에도 미치지 못한다.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은 확실히 애플보다 높은 점유율을 차지해 1위가 되었지만 매출에서 현저한 차이가 나고 있다.

올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매출액은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테크놀로지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1,130억 달러로 이 중 애플의 매출액은 42%다. 반면 삼성전자의 매출은 17.5%다.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는 박리다매를 하는 삼성전자에 비해 애플은 가격을 내리지 않고도 팔릴 수 있는 명품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 최고를 지향하는 사업이 사라진 어두운 현실

반도체에서는 TSMC, 스마트폰에서는 미 애플이라고 하는 거대한 괴물 기업이 세계 톱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둘 다 장점이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어중간하다. 투자를 해도 어느 한쪽에 집중 투자를 할 수 없다. 이래서는 머지않아 치고 올라오는 중국 세력에게 밀릴 게 뻔하다. 실제로 중국의 BOE는 OLED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따라잡고 있다.

이런 위기에도 이 부회장은 감옥에 있어 중요한 의사결정도 못 내리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삼성전자의 현실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다. 게다가 미·중 갈등이 첨예화되면서 삼성전자도 중국 업체에 반도체 공급을 언제까지 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있어 앞날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앞으로도 반도체나 스마트폰에서 2위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결국, 톱이 되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미래를 예측하게 한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