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800명 중 한 명만 내집마련 기회” 박 터지는 수도권 청약시장

공유
0

“800명 중 한 명만 내집마련 기회” 박 터지는 수도권 청약시장

‘동탄 디에트르’ 역대 청약경쟁률 경신…809대 1
청약당첨 가점평균도 고공행진…10점 이상 올라

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내부 모습. 사진=김하수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내부 모습. 사진=김하수 기자
정부의 강력한 분양가 통제로 시세보다 크게 저렴한 ‘로또 분양’이 쏟아지면서 서울 등 수도권 청약시장의 과열이 심화되고 있다. 분양만 하면 수십대 1,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방건설이 경기 동탄2신도시에서 공급한 ‘동탄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지난 11일 1순위 청약 마감결과 302가구 모집에 24만4343명이 몰리며 전 평형 마감됐다.
이 단지의 평균 경쟁률은 809.1대 1로, 종전 최고 기록인 지난 2015년 대구 수성구 ‘힐스테이트 황금동’이 기록한 경쟁률(622.2대 1)을 뛰어 넘었다. 추첨 물량이 일부 배정된 전용 102㎡A형의 경우 71가구 모집에 10만7508명이 신청해 15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곳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린 이유로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를 꼽았다.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367만 원으로 전용면적 84㎡A형 분양가가 5억 원을 밑돈다. 인근 '동탄역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전용 86㎡가 지난 2월 14억7500만 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당첨 시 최대 10억 원 가량의 시세 차익을 보는 셈이다.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더샵 양평리버포레’도 일반분양 233가구 모집에 6704명이 몰려 평균 2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양평 지역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분양 관계자는 “희소성 높은 수도권 비규제지역인데다 단지가 KTX·경의중앙선 양평역 도보권에 위치해 서울로 이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도권에서 청약 열풍이 여전히 거세게 불고 있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를 꼽는다. 기존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분양 아파트 가격은 정부의 통제로 '로또 분양' 인식이 커지면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약 시장이 과열 양상으로 흐르면서 평균 아파트 청약 당첨 가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공 행진 중이다.
부동산114와 직방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7년 서울의 최저 당첨 가점 평균은 45.5점에서 올해 64.9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는 36.3점에서 42.9점으로, 인천은 33.1점에서 46.8점으로 하한선이 올라갔다.

이는 가점이 낮은 30·40대들은 수도권 아파트 청약 당첨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청약 과열현상으로 가점 경쟁력에서 밀린 젊은층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재고주택 시장으로 유입되며 최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매수)’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새 아파트 선호와 주택공급 부족 우려감, 분양가 통제에 따른 시세차익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청약시장의 과열이 심화했다”며 “청약 가점이 낮고 특별공급에서 배제되는 무주택자를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