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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코로나 백신 접종률 추이따라 환율도 양극화…달러, 파운드 강세 속 엔 약세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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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코로나 백신 접종률 추이따라 환율도 양극화…달러, 파운드 강세 속 엔 약세 가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률이 각국 통화의 명암을 가르고 있다. 사진은 올해 7월 올림픽 개막식이 열릴 도쿄 스타디움.이미지 확대보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률이 각국 통화의 명암을 가르고 있다. 사진은 올해 7월 올림픽 개막식이 열릴 도쿄 스타디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률이 각국 통화의 명암을 가르고 있다. 빠른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완화의 출구전략이 의식되면서 금리가 상승, 달러 대비 통화가 상승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백신 접종이 늦어져 금융 긴축과 거리가 먼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약세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 경제 정상화로 나아가는 영국

백신 보급에 힘입은 것이 영국의 파운드화다. 대 달러 환율이 연초이래 3%에 가깝고, 작년 3월의 최저치보다는 약 20%나 상승했다. 로이터가 내놓은 데이터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현지시각 14일 현재 인구의 53.4%가 이미 최소 1차 백신 접종을 마쳤고 27.6%는 2차까지 마쳤다.

영국은 주요 7개국(G7) 중 백신 접종률이 1위로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도 높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10일, 수도 런던이 있는 잉글랜드에서 코로나 감염 확대 억제책의 완화를 다음 단계로 진행할 방침을 발표하고 음식점이나 펍 등의 옥내 영업을 17일부터 해금한다고 했다.

잉글랜드 은행(영 중앙은행)은 이번 달 6일, 주간 국채 매입 규모의 감액을 결정했다. 정책 금리를 과거 최저 수준의 0.1%로 유지하고 자산 매입량도 유지한 것으로, 금융 긴축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지만, 시장은 ‘출구’를 의식, 영국 10년 채 금리는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 재빨리 출구로 향하는 캐나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쇼크에도 안정감을 보인 것이 캐나다 달러다.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계절 조정 완료)는 종합지수가 전년 대비 4.2% 상승하며 약 12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금융시장에 동요가 퍼지는 가운데, 고위험으로 여겨지는 자원국 통화로 호주 달러나 뉴질랜드 달러는 대미 달러의 매도가 선행했지만, 캐나다 달러는 거의 보합권을 보이고 있다.

소니 파이낸셜 조사부 애널리스트 모리모토 준타로는, 선진국 안에서도 선행해 ‘테이퍼링(양적 완화 단계적 축소)’으로 향하는 캐나다는 금융정책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며 “빨리 금융정책 긴축으로 향할 것이란 기대로, 달러가 팔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 은행(중앙은행)은 4월의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 국채의 구매을 감액할 것을 결정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하는 금융완화책을, 천천히나마 개시한 최초의 중앙은행이 되었다.

이러한 달러화 강세의 배경에는 ‘포스트 코로나’ 출구가 보이는 데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높은 백신 접종률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 데이터에 따르면 14일 현재 이 나라 인구의 41.5%가 최소 1차 백신 접종을 마쳤으며 3.5%는 2차 백신을 마쳤다. 캐나다의 10년 국채금리는 3월 이후, 보합권에서의 움직이고 있지만, 레벨로서는 코로나 사태 전인 2020년 1월 이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엔은 최고로 약한 기축통화의 하나

엔화는 대 달러 환율이 연초 이후 약 6% 하락했다. ‘크로스엔’에서도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어 대영 파운드화 대비 약 3년 3개월 만에, 대캐나다 달러 대비 약 3년 4개월 만의 엔저 수준으로 가장 약한 주요 통화 중 하나가 되고 있다. 그 요인은 백신 접종 지연에 따른 경제 정상화 기대감 저하다. 로이터가 정리한 데이터에 의하면, 일본에서는, 1회차 접종을 끝낸 사람의 비율은 3%, 2회차는 1.1%에 머무르고 있어 경제계로부터도 백신 보급의 지연을 우려하는 소리가 들린다.

라쿠텐 그룹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은 13일 회견에서, 일본의 백신 보급의 현상에 대해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발언하며, 특히 수속 등이 지극히 번잡하고 복잡한 점에 관해서 “약간의 혼란이 쌓여가고 있다”라고 말해 향후 정부에 협력할 의향을 나타내 보였다. 정부는 7일 도쿄도 등에 대한 긴급사태 선언을 연장하고 지방에서 변이주를 포함한 감염이 확산되는 가운데 14일에는 홋카이도 오카야마현 히로시마현을 새롭게 긴급사태 선포 대상 지역에 추가했다.

일본은행은 국채 매입을 과거 1년에는 약간 늘렸지만, 2016년의 ‘일드 커브 컨트롤(YCC‧타겟 범위 안에 있는 특정 국고채의 금리를 조절하기 위해 쓰이는 정책)’ 도입 이후로는 감속시키고 있다. 시장에서는 ‘스텔스 테이퍼링’이 아닌가란 지적도 있지만, 경기나 물가 회복의 지연으로 금융완화의 ‘출구’는 멀다고 전망되고 있어 10년 채 금리는 제로 근방에서의 추이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 통화 연구소의 수석 연구원 하시모토 쇼지는 "세계의 경기 사이클과 엔은 반비례의 관계에 있어, 코로나 사태로부터 회복 국면인 지금은 엔저가 되기 쉬운 지위”라고 분석하고 백신이 세계적으로 보급돼 경기 회복이 순조롭다면 ‘크로스엔(엔화를 팔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통화를 사들인 것)’을 중심으로 엔화 약세 방향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